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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3일 10시 1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13일 10시 26분 KST

"대통령이 어떻게 더 해야 하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가이드

"물론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깨서 답을 안 하시겠지만.. 제가 질문을 수십개 받았으니까 저도 한 개 정도는 질문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뭐 답을 하실 의무는 없으시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그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 이런 거를 여러분께 한 번 (웃음) 질문을 드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 담화 발표 후 기자회견 도중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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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조금 더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가 국회까지 찾아가서 법안 통과 꼭 해달라고 누누히 설명을 하고, 또 야당 대표 전부 청와대에 초치(청)해서 또 그거를 여러 차례 그 설명을 하고 그랬는데도 지금까지도 그 통과를 시켜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 이제는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국민이 직접 나서주실 수밖에 없다, 아까도 말씀을 잠깐 드렸지만.

그리고 이 담화나 또는 그동안 쭉 이렇게 강조해왔던 이 법안들은 이게 여야 문제도 아니도 이념 문제도 아니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그 일자리를 늘리는 말하자면 그 민생 법안입니다. 그런데 이게 이런 중요한 그 법안들이 지금 직권상정으로 밖에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하고 이렇게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숨) 국회의장께서도... 다 뭐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좀 판단을... 그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을 내려주실 걸로 그렇게 그 생각을 합니다."


여러 맥락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아래와 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 했는데도 통과가 안 되고 있으니 이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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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통령이 더 이상 뭘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는 박근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다.

이건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경제살리기 법안'이나 '노동개혁 법안'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조언했던 내용이다.

대통령은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는 국회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때로는 반대가 야당의 존재 이유일 수도 있다. 대통령의 뜻대로만 하고 싶으면 '삼권(三權)분립'의 헌법 정신부터 손보는 게 옳다. 그렇지 않다면 야당을 청와대로 불러 밥을 함께 먹는 게 현명하다. 못 마시는 술을 마시는 시늉이라도 해주면 더욱 좋다.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 2015년 12월11일)

언제 닥칠지 모를 경제위기에 대비하려면 노동개혁과 경제 관련 쟁점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발언에 공감하지만 대통령의 설득 리더십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국무회의는 지시만 있고 소통이 결여된 어전(御前)회의라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왜 못하는가. (동아일보 사설 2015년 12월17일)


참고로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당을 빼고 야당과 단독으로 만난 건 딱 한 번이다. 취임 초기인 2013년 4월12일, 문희상 당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것. 오늘(13일)을 기준으로 무려 1007일 전의 일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쟁점법안'에 대해 "정부가 바라보는 쟁점법안에 대한 관점이나 야당과 국민이 보는 관점이 차이가 있다"며 합의 통과를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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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to 박근혜

하지만 요즘 박 대통령에게는 의회주의자로서의 과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시급한 법안처리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기회만 있으면 국회를 질타한다.

(중략)

...내가 옳으니 무조건 따라 오라는 식으로 윽박질러서는 야당이 물러설 리 없다. 국민들 상대로 총선 심판론을 호소해 의원들을 압박하는 것도 별 효과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한국일보 이계성 칼럼 2015년 12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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