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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0일 10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10일 10시 15분 KST

트럼프 지지자들이 무슬림을 혐오하는 방법(동영상)

AP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의 유세장에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쫓겨났다.

미국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트럼프의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항공사 승무원인 로즈 하미드(56)는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록 힐에서 열린 트럼프의 유세 현장에서 연단 뒤쪽 좌석에 앉아 있다가 트럼프가 유세를 시작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화로운 이슬람 신자의 실제 모습을 알려주고자 했을 뿐"

히잡을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던 무슬림 여성이 트럼프 유세장에서 쫓겨났습니다

Posted by YTN on 2016년 1월 9일 토요일

트럼프는 당시 시리아 난민이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됐다고 발언하던 중이었다.

청중이 트럼프의 이름을 연호하는 사이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서 있던 하미드와 그의 옆에 있던 마티 로젠블러스라는 남성이 경찰의 호위를 받고 유세장을 강제로 떠나게 됐다.

트럼프 선거 캠프 측으로부터 만일에 있을 시위에 대한 지침을 전달받은 록 힐 경찰 측은 히잡을 쓴 하미드를 시위자로 지목하고 유세장에서 그를 내쫓기로 한 것이다.

청중들은 경찰의 호위 속에 현장을 떠나던 하미드와 로젠블러스를 향해 '당장 나가라'라고 외쳤고, 한 남성은 "당신은 폭탄을 지니고 있다"고 소리치기도 했다고 하미드는 CNN 방송에 전했다.

그는 "추악한 반응이 금세 쏟아져 나와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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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드 뿐만 아니라 홀로코스트 때 희생된 유대인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한 3명도 함께 쫓겨났다.

트럼프는 유세 중 벌어진 소란을 두고 "우리를 향한 믿을 수 없는 증오가 있다"면서 "그들의 증오이지 우리의 증오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마치 무슬림과 유대인이 자신과 미국인을 미워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슬람 신자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또 생소한 이디시어(Yiddish·중앙-동유럽권의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서 성적인 막말을 퍼부었다가 유대인들의 비판과 조롱을 함께 받기도 했다.

하미드는 유세장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유세를 망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서 무슬림을 잘 모르거나 접촉해 본 경험이 없는 트럼프들의 지지자들에게 평화로운 이슬람 신자의 실제 모습을 알려주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세장에서 얘기를 나눈 청중들은 하미드와 악수를 하고 그에게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강제로 유세 현장을 떠날 때 어떤 이들은 '미안하다'는 뜻을 건네기도 했다고 하미드는 소개했다.

니하드 아와드 CAIR 사무총장은 "유세장에서 무슬림 여성을 아무 이유 없이 몰아낸 장면은 미국 무슬림과 종교적인 다양성과 시민의 참여라는 미국의 전통을 가치 있게 여긴 많은 사람에게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의 메시지를 던진다"면서 "트럼프는 공개로 사과하고, 무슬림을 미국 국민이자 정치 참여자로서 환영한다는 논평을 분명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