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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04일 09시 21분 KST

사우디-이란, 중동의 거대한 앙숙

Iranian demonstrators chant slogans during a protest against the execution of Sheikh Nimr al-Nimr, shown in posters, a prominent opposition Shiite cleric in Saudi Arabia, in front of the Saudi Embassy, in Tehran, Sunday, Jan. 3, 2016. Saudi Arabia announced the execution of al-Nimr on Saturday along with 46 others. Al-Nimr was a central figure in protests by Saudi Arabia's Shiite minority until his arrest in 2012, and his execution drew condemnation from Shiites across the region. (AP Photo/Vahi
ASSOCIATED PRESS
Iranian demonstrators chant slogans during a protest against the execution of Sheikh Nimr al-Nimr, shown in posters, a prominent opposition Shiite cleric in Saudi Arabia, in front of the Saudi Embassy, in Tehran, Sunday, Jan. 3, 2016. Saudi Arabia announced the execution of al-Nimr on Saturday along with 46 others. Al-Nimr was a central figure in protests by Saudi Arabia's Shiite minority until his arrest in 2012, and his execution drew condemnation from Shiites across the region. (AP Photo/Vahi

3일(현지시간) 외교관계 단절에 이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오랫동안 반목해온 이슬람교 두 종파의 본산이며 역사적으로 굵직한 외교사건 때마다 대립해온 중동의 대표적인 앙숙이다.

두 국가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였다.

이란의 국가 체제가 왕정에서 신정일치의 이슬람 국가로 전환된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사우디에 비판적이었으나 당시 칼리드 사우디 국왕은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단교 선언 이전에도 양국은 국교를 끊을 만큼 극단적인 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다. 1988년부터 약 3년 동안이다.

결정적 사건은 1987년 7월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에서 일어난 순례객과 사우디 경찰의 충돌 끝에 이란인 275명을 포함한 400여 명의 순례자가 사망한 일이다.

그 당시는 앞서 1980년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우디가 수니파인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지원하면서 양국 간 감정이 격해질 대로 격해진 시기였다.

순례자 집단 사망에 테헤란의 시위대는 사우디 대사관을 점거했으며 사우디 외교관 한 명이 대사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당시 사인을 둘러싼 양국의 말이 엇갈려 갈등을 더 키웠다.

결국 1988년 4월 단교한 양국은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데 대해 이란이 이라크를 비판하면서 사우디의 편에 선 것을 계기로 1991년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1999년 이란 대통령으로는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으로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고 2007년에는 사우디 압둘라 국왕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한 뒤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관계가 개선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양국은 이슬람 양대 종파의 맹주로서 중동 지역에서 힘겨루기를 지속했다.

예멘과 시리아에서 각각 자국과 노선을 함께하는 상대를 지원해 내전을 부추긴 데서도 서로 대립하고 견제하는 양국 관계를 잘 엿볼 수 있다.

예멘에서 이란의 동맹인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니파 정부를 공격하자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내전을 키웠다.

시리아에서도 이란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수니파 반군들의 편에 서 있다.

사우디는 이란의 핵 문제에도 시시각각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해 중순 이란이 서방과 역사적인 핵협상을 타결할 때 사우디는 타결 이후 서방의 대이란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의 운신 폭이 넓어질 것을 우려해 협상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세를 떨치고 있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중동의 힘 있는 국가들이 종파를 넘어서 하나로 뭉치기를 바라는 시각이 크지만, 양국 관계는 단교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아 협력은 요원해졌다.

saudi 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