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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0일 11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20일 11시 13분 KST

美 금리 인상에 '13개 국가'도 줄줄이 인상했다

ASSOCIATED PRESS
Federal Reserve Chair Janet Yellen speak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Washington, Wednesday, Dec. 16, 2015, following an announcement that the Federal Reserve raised its key interest rate by quarter-point, heralding higher lending rates in an economy much sturdier than the one the Fed helped rescue in 2008. (AP Photo/Susan Walsh)

글로벌 경제가 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직후 9개국이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앞서 한 달 사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4개 나라를 포함할 경우 최근 금리를 인상한 나라는 13개국에 달한다.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2개국은 금리를 내렸고, 6개국은 금리를 동결했다.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은 하루하루 급등락하는 등 요동을 치고 있다.

20일 글로벌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직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9개 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걸프지역 4개 국가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다음 날인 1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들 국가는 자국 통화가 달러화에 고정돼 있어 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 자국 금리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끌어올렸다.

홍콩 역시 17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높였다. 홍콩달러도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남미 국가 중에서는 17일 멕시코가 페소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 나라 기준금리는 3.25%로 0.25% 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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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경우 이는 이미 18개월 동안 신저점을 경신한 페소화의 무질서한 절하에 추가적인 압박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칠레 중앙은행도 17일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0.25% 포인트 올렸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18일 기준금리를 5.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럽 동부의 소비에트 연방국 중 하나였던 조지아도 16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7.5%에서 8.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아니지만, 터키 중앙은행은 17일 달러화 표시 법정준비금의 금리를 0.24%에서 0.49%로 올렸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열리는 터키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앞서 가나(11월16일), 남아프리카공화국(11월19일), 페루(12월10일), 모잠비크(12월14일) 등이 한 달 사이 금리를 올렸다.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금리를 내린 나라도 있다.

대만은 예상과 달리 금리를 인하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17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625%로 0.125%포인트 낮췄다. 대만의 금리 인하는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베트남은 민간은행들의 달러화 예금 금리를 0.25%에서 0%로 내렸다. 달러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인도네시아가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7.5%로 동결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자국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내년 1월 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통해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필리핀도 하루짜리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4%, 6%로 동결했다.

노르웨이는 정책금리를 0.75%로 동결했으나 내년 상반기에 내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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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중앙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 하루 전에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우크라이나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됨에 따라 17일 기준금리 22%를 그대로 유지했다.

외화 부족에 시달려 세계은행으로부터 30억 달러를 공급받은 이집트는 애초 17일로 예정됐던 금리 결정을 오는 24일로 미뤘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좀 더 확인하기 위해서다.

체코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날에 미국의 회의 결과에 앞서 금리를 동결했다.

각국의 행보가 이렇게 엇갈리면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당장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불확실성 제거로 미국 금리 인상 직후 급등했던 글로벌 증시는 다음날 곧바로 급락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 16일 1.45% 급등했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일 곧바로 1.50% 급락했다. 이후 18일에도 2% 가까이 하락해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를 반영했다.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미국증시에 일제히 동조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불확실성 제거에 급등했던 글로벌 증시는 다음날 미국의 주가 하락에 일제히 떨어졌다.

달러화도 금리 인상에 급등세를 보이며 환호하는 듯했으나 다시 반락하는 등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는 17일 0.85% 오른 99.151까지 상승했다가 다음날 0.50% 하락한 98.655까지 낮아졌다.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34.73달러까지 떨어져 2009년 2월18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 약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금리 인상 불확실성 이슈는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는 점진적이겠지만, 지표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표가 좋으면 금리 인상속도는 빨라지고, 경기가 나쁘면 금리인상 속도는 늦어진다.

이는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시사한다.

정용택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의 제거라기보다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작"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은행의 스티브 바로우 주요20개국(G20) 전략 담당 부장은 "연준이 가까운 미래에 (추가로) 금리를 올린다면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는 상당히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