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12월 17일 11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17일 11시 42분 KST

'식당의 발견' (7) 충청회초장(욕지고등어회) : 고등어는 회로 먹는 게 더 맛있다

타이드스퀘어 : 식당의 발견

전국 팔도의 착한 식당을 소개하는 《식당의 발견》 시리즈 그 두 번째 편(사진 한상무, 글 원성윤)이다. 제주도의 식당을 소개한 전편에 이어 통영, 진주, 남해, 사천의 식당을 찾았다. 굵직굵직한 관광도시에 밀려, 평범한 시, 군으로 치부되곤 했지만 하나 하나가 전통과 역사가 깃든 유서 깊은 지역이다. 조선 해군의 중심 도시이자, 충무공의 넋이 깃든 통영. 경남 행정의 중심지이자 교육, 교통의 요지인 진주. 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남해. 그리고 우리에게 삼천포로 더 잘 알려진 사천까지. 『식당의 발견: 통영, 진주, 남해, 사천 편』에서는 해당 지역의 대표 식자재를 다루는 식당들을 소개한다. 책 '식당의 발견'에 소개된 17곳의 식당 가운데 8곳을 선정,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연재한다.

142

유일하다는 것은 남들이 도전하지 않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찬사다. ‘욕지고등어회’는 통영 시내에서 유일하게 고등어회 취급하는 가게다. 고등어를 양식하는 욕지도와 연화도에도 가게들이 있지만 섬이 아닌 육지에서 하는 집은 유일하다. 그동안 시내에서 고등어회 전문 가게가 몇몇 생겼지만,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욕지고등어회’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깨뜨렸다. 바로 최경섭 사장의 형부 천봉율 사장이 연화도에서 직접 고등어회를 양식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연화도에서 그날 팔 분량만큼의 고등어를 배편으로 보내준다. 한 마리 1만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고등어회를 팔 수 있는 이유다. 천 사장은 처제 최 사장에게 말했다.

“이걸로 돈 안 벌어도 된다. 우리 고등어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널리 알려지는 걸로 충분하다.”

고등어회를 먹어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비린내는 없고, 고소함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2013년에 고등어 횟집을 차리고 ‘고등어회는 비린내가 심하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가게 앞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한점씩 먹어보기를 권했다.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비린내는 없고, 고소함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통영에서 고등어 양식이 성공한 것은 2008년 무렵이었다. 자연산 고등어는 성질이 사납다. 수족관에 넣자마자 죽는다. 이 때문에 양식을 통해 보급할 필요성이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양식고등어 개발에 성공하면서 고등어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천봉률 사장이 고등어회에 뛰어든 건 일본 바이어와의 대화에서였다. “처음에 방어를 키워서 수출하다 어려워졌어요. 그러다 일본 바이어가 고등어 잡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가격이 억수로 비싸게 부르는 걸 보고 ‘아, 내가 이걸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 사장은 1년에 20~30만 마리의 고등어를 양식한다. 7월~11월 우리나라 근해에 서식하다 태평양으로 내려가는 고등어를 잡아 양식한다. 고등어가 민감하다. 사계절에 수족관 온도는 15도로 맞추고 수질도 계속 관리해줘야 한다. 최 사장은 횟집 초기엔 관리소홀로 하루에 180마리의 고등어를 그대로 죽이기도 했다. 수족관에 하루 이상 보관된 고등어는 손님들에게 내놓지 않는다.

학원 선생님이었던 최경섭 사장

124

최경섭 사장은 원래 학원 선생님이었다. 타자, 주산, 웅변 등 1990년대 아이들이 배움 직할 만할 것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천직은 아니었다. 매일 같이 회의감에 쌓였다. ‘왜 나는 아이들을 가르쳐야만 하는 걸까?’ 재미가 없었다. 아이들과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주변 사람들과 달리 그저 하루하루 자신이 애들과 같아져만 가는 자신이 싫었다.

시장에서 장사라는 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니, 업신여겼다. ‘나는 저렇게 힘들게 돈 버는 분들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스쳐 지나갔던 시장의 삶이 내 것이 되리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막상 나와보니 참 좋았다. 시장에서 생활하고 이야기하는 모든 게 좋고 재밌었다. 힘들지 않았다. 나는 회를 참 못 떳는데도 회를 뜨고, 생선을 써는 일이 즐거웠다.” ‘천직’을 찾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장 사람들은 생각보다 인정이 많았다. 타지 출신에 말투도 다른 그를 따뜻하게 대했다. 힘든 일은 내일처럼 위해줬다. 시장은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다이어트한 고등어회

142

이 집 고등어회는 다이어트를 한다. 식당으로 출하되기 전 2주간 먹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고등어의 기름기는 쫙 빠지고 단백질만 남아 고등어의 고소함이 확 살아난다. 회를 뜨고 손님께 내는 과정도 중요하다. 먼저 회를 뜨기 전 고등어를 얼음물에 담근다. 이후 도마에 놓고 포를 뜬 이후 다시 한번 얼음물에 헹군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육질이 훨씬 쫀득쫀득해져요.” 또 이 과정에서 고등어의 얉은 점막을 제거해야 한다. 간혹 이 껍질이 제거되지 않으면 배탈이 나곤한다. 이렇게 나온 회를 바로 먹어야 한다. “살아서 있어도 다 같은 회가 아니에요. 회를 떠보면 색깔이 변해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을 빨갛게 변해요. 그런 걸 팔면 안돼요.”

접시 아래엔 얼음을 넣은 그릇을 받쳐서 최대한 고등어회가 신선할 수 있도록 유지한다. 정성스럽게 뜬 회에 김, 다시마와 싸서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 된다. 간장, 식초, 마늘, 양파, 고추가루, 매실액기스, 레몬 등이 들어간 특제소스와 먹어면 고등어의 단맛이 더욱 살아난다. 비린내가 나고 시커멓던 서울의 고등어회와는 다르다, 정말 달랐다.

충청회초장(욕지고등어회)

  • 메뉴 : 고등어회 1마리당 15,000원(초장값 별도, 1인당 3,000원)

  • 주소 : 경남 통영시 중앙시장1길 35

  • 전화번호 : 055-644-6862

142

책 '식당의 발견'(통영, 진주, 남해, 사천의 맛)은 전국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