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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3일 11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13일 11시 06분 KST

중고나라 사기의 최후: 징역 1년 6개월

중고나라

아버지의 폭력에 내몰려 어머니, 동생과 집을 나와 생활비를 벌려고 인터넷 물품거래 사기를 벌인 20대 여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남들과 같은 삶을 살아보고 싶어 범행에 손을 댔지만 무려 6천만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죄가 너무 무거워 실형을 면치 못했다.

13일 서울동부지법 등에 따르면 A(29·여)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A씨가 학교를 졸업해서도 그와 여동생, 어머니를 향한 아버지의 주먹질은 계속됐다. 견디다 못한 세 모녀는 2013년 초 대책 없이 집을 나와 서울의 모텔 방을 전전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경제력이 없었고 여동생은 대학생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씨가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도 적자에 허덕이다 폐업하며 제2금융권에서 빌린 거액의 빚만 남았다.

A씨와 동생의 아르바이트만으로는 탈출구가 없어 보였다. A씨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찾았고, 그의 선택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판다고 속이고 돈을 가로채는 '중고나라 사기'였다.

2013년 11월 21일 중고나라에 '제모기를 판다'는 글을 올리자 몇 시간도 안 돼 25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카카오톡으로 피해자에게 "저녁 늦게 물건을 보내드리겠다"고 한 뒤 아이디를 차단했다.

처음이 어려웠을 뿐이었다. 한 번 '돈맛'을 보자 그의 범행은 대담해지기만 했다.

자신과 동생 명의의 통장으로 돈을 받던 A씨는 경찰의 추적을 받겠다는 생각에 대포통장을 쓰기 시작했다. 범행이 계속되면서 어느덧 대포통장은 13개로 불어났다.

내침 김에 '신종 수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A씨는 작년 8월 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나서 중고나라에 피부관리용품을 판다는 글을 올리고 돈은 게스트하우스 계좌로 보내라고 했다.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면 A씨는 곧바로 게스트하우스에 연락해 예약을 취소하고 '예약금'은 동생 계좌로 받았다. A씨가 이 수법으로 가로챈 돈은 11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결국 A씨는 올 7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때까지 A씨는 197차례에 걸친 중고나라 사기로 6천1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 법원 형사 4단독 이상윤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변호인은 A씨가 사기행각으로 벌어들인 돈은 유흥비가 아니라 세 모녀의 생활비와 동생의 학비로 쓰였다고 항변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범행을 이어가면서도 빚을 탕감받으려고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등 정상적인 삶을 향한 의지를 이어갔다고 한다.

그의 동생은 "언니가 가장 역할을 하다 이렇게 됐다. 선처해 달라"고 탄원했으나 실형을 피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죄를 저지른 뒤였다.

이 판사는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생활고로 인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편취한 금액이 6천만원을 넘는 등 인터넷 상거래 질서에 대한 일반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을 뿐 아니라 제3자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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