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12월 12일 12시 34분 KST

어린이의 눈으로 본 예멘 전쟁: "엄마가 내 앞에서 불타는 걸 봤어요"

yemen

예멘에서 9개월 동안 벌어진 전쟁으로 어린이 수백 명이 죽었고, 계속되는 폭력으로 팔다리가 잘리거나 깊은 트라우마를 입은 아이들의 수는 훨씬 더 많다.

3월에 분쟁이 시작된 이래, 매일 최소 3명의 어린이가 죽는다고 국제 자선 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이 지난 주에 밝혔다.

올해 예멘 후티 반군과 동맹들이 정부를 장악하자, 사우디 아라비아가 이끄는 걸프 국가 연합은 예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다시 집권시키려고 공격을 시작했다. U.N.은 3월 이후 공습과 무장 충돌로 5,700명 이상이 숨졌으며, 그 중 어린이가 6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2015년 2사반기의 어린이 사망과 부상의 거의 75%는 연합군의 공습에 의한 것이었다고 레일라 제루구이 U.N. 분쟁지역 어린이 문제 특사가 밝혔다.

yemen children

만연한 죽음이 예멘 전역의 동심을 파괴하고 있다. 빈곤 국가 예멘은 문화 유산이 풍부하고 정치적으로 복잡한 곳이다.

“미사일이 우리 집을 맞혔을 때 나는 정원에서 놀고 있었어요 … 엄마가 내 앞에서 불타는 걸 봤어요. 난 이제 집도 가족도 없어요 … 전쟁이 싫고 비행기가 미워요.” 7세 라자가 세이브 더 칠드런에 한 말이다.

예멘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이 분쟁 중 트라우마를 주는 사건에 노출되었다고 세이브 더 칠드런 보고서는 전한다. 아이들이 악몽에 시달리고, 큰 소리를 무서워하고, 비행기 소리가 들리면 운다고 세이브 더 칠드런에 말한 부모들이 많다.

예멘의 도시 타이즈의 아이들은 모두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하나 둘 셋 공습’이라는 놀이를 시작했다고 국경 없는 의사회의 비상 사태 담당자 칼리네 클라이어가 지난 달에 가디언에 썼다.

공습 중이 아닐 때에도 아이들은 길거리에 있는 폭발하지 않은 무기들 때문에 위험에 처해 있다. 예멘에는 예전 분쟁 때 남은 지뢰와 폭발물 잔해가 원래 많이 있었고, 지금의 분쟁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고 세이브 더 칠드런은 전한다.

yemen

인권 단체들은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이 클러스터 폭탄을 사용한다고 한다. 산탄형 폭탄인 클러스터 폭탄은 터지지 않은 소형 폭탄을 대량 뿌리기 때문에 민간인을 위협해서, 국제법 상 금지된 폭탄이다.

“길에서 놀고 있었는데 친구가 땅에 떨어진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주워서 놀고 있었는데 그게 불을 쐈어요. 사람들이 와서 우릴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친구 세 명이 죽었어요. 나랑 제일 친한 친구도 죽었어요.” 10세 모함메드가 세이브 더 칠드런에 한 말이다.

예멘 지뢰 행동 센터는 세이브 더 칠드런의 파트너로, 예멘의 가족들이 폭발하지 않은 무기를 알아보고 피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이 센터에 의하면 3월말부터 6월초까지 지뢰에 의해 최소 어린이 4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한다.

한편 다친 아이들이 치료 받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전쟁 발발 후 직원, 연료, 보급품 부족으로 문을 닫은 병원이 600곳이 넘으며, 최소 69곳 이상의 의료 시설이 전쟁에 의해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파괴되었다고 WHO가 전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이 기록한 한 사건을 보면, 수도 사나의 주요 소아과 병원 부근이 9월에 공습 당해, 치료 중이던 어린이 상당수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공습 후 호흡기가 꺼져 죽은 유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폭발물로 인해 다친 아이들은 아주 복합적인 부상을 입고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 ‘몸이 작고 더 섬세하며 아직 자라는 중’이기 때문이다.

“다친 아이들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시설들이 폭발물로 피해를 입거나 파괴된다는 건 참 씁쓸한 아이러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예멘 지부장 에드워드 산티아고가 성명에서 말했다.

yemen

아이들은 영양실조와 질병에 특히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예멘의 인도주의적 상황은 전쟁 전에도 좋지 않았는데, 시장, 농업, 어업이 분쟁 때문에 중단되어 더욱 악화되었다. U.N.은 예멘에서 영양실조의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180만 명에 달한다고 말한다.

학교 수천 곳이 휴교해야 했고, 수백 곳이 전쟁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 일부 학교 건물은 집을 잃은 가족들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고 있다.

예멘 군부와 후티 반군, 부족 군벌, 알 카에다 등 무수한 무장 집단들이 예전부터 해온 소년병 징집을 막으려는 국제적 노력도 지연되고 있다.

민간인 피해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사우디 아라비아는 U.N. 인권이사회가 예멘 전쟁 전면에 걸친 인권 침해를 조사하려는 것을 막았다. 미국과 영국은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에 군사와 정보 지원을 하는 것을 옹호해왔다.

“국제 사회가 예멘 분쟁에서 인명이 희생되는 것을 드러내놓고 규탄하기를 꺼리는 것은 외교 관계와 무기 판매가 예멘 어린이들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상을 준다.” 산티아고가 성명에서 말했다.

U.N.은 양측의 평화 협정을 주재하려 노력했고, 12월 7일에 하디는 그의 군대와 동맹들은 12월 15일부터 일주일간 공격을 중단하고 평화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알 카에다와 IS의 예멘 지부는 예멘의 혼란을 틈 타 공격을 늘려, 이 취약한 국가에 전쟁의 상흔이 오래 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키웠다.

“무기를 보면, 특히 하늘에서 비행기 소리가 들리면 너무나 무서워요. 이 전쟁은 내 나라의 아름다운 것들을 전부 다 죽이고 있어요.” 13세 와히다가 세이브 더 칠드런에 말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Yemen's War Through A Child's Eyes: 'I Saw My Mum Burning In Front Of M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