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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1일 13시 2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4월 11일 16시 56분 KST

옷장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사진, 영상)

[매거진 esc] 덜어내고 정리하기

정리 컨설턴트 유지선 대표와 함께 정리한 esc 독자 양윤정씨네 옷장 이야기

“정리의 첫 단계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꺼내놓는 겁니다. 옷장과 서랍에 들어 있는 모든 물건을 꺼낼 거예요. 그중에 버릴 것과 기부할 것을 골라 각각 이 비닐봉지에 넣어주시면, 나머지는 가족별·계절별로 분류해 제자리를 잡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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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선 대표가 서재 붙박이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서울 창전동 양윤정(34)씨의 안방에 얇은 이불이 한 장 깔렸다. 정리 컨설턴트인 유지선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가 붙박이장과 그 옆 서랍장에서 옷과 소품을 그 위로 죄다 꺼내놓으며 양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양씨는 옷들을 골라냈고, 유 대표와 함께 온 정리 컨설턴트 현정미 매니저는 이불 위에 구획을 나눠 바지, 긴팔 윗옷, 스타킹, 여름옷, 실내복 등을 각각 쌓기 시작했다.

양씨와 남편, 4살과 생후 7개월 된 두 아들이 사는 방 4칸짜리 이 아파트엔 방마다 붙박이장이 하나씩 설치돼 있는데, 안방엔 양씨, 서재와 문간방엔 남편, 아이 방엔 아이들의 옷가지를 넣어두고 지냈다.

얼핏 보기엔 잘 정리돼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양씨가 “찾는 게 일”이고 “옷을 찾으려 할 때마다 스트레스”라고 할 정도로 뒤죽박죽인 채였다. 지금은 그나마 육아휴직 중이라 낫지만, 내년 1월 복직해 출근을 시작하면 일상을 어떻게 꾸릴지 막막했다.

“복직을 앞두고 여러가지로 심란한데, 집안을 이렇게 두고 출근했다간 더 복잡해질 것 같았어요. 옷장부터 정리하고 새롭게 단장하면 마음이 좀 홀가분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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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컨설턴트 유지선 대표(왼쪽)와 현정미 매니저가 서랍장의 모든 물건을 꺼내 분류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mh@hani.co.kr

집안 상황을 파악한 유 대표는 가족별로 옷을 나눠 수납하는 이 집의 기본 원칙은 유지하되, 좀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절별 분류’라는 기준을 하나 추가했다.

남편 옷을 서재 한곳으로 모으고, 문간방엔 네 가족이 지금 입지 않는 여름옷을 보관하자는 것이다. 유 대표는 “별도의 옷방이 있거나 옷장이 큰 집이라면 굳이 철을 나눠 넣어둘 필요가 없지만, 이 집은 붙박이장인데도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지금 입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을 따로 두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옷장 안에 있던 옷들은 금세 방바닥 위 ‘옷동산’으로 변했다. 옷이 몇 벌 없는 것 같고, 그나마 입을 옷은 더 없는 것 같은데 꺼내놓고 보니 지나치게 많다. 유 대표가 말한다.

“물건을 둘 수 있는 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내가 가진 게 얼마나 많은지 모르니 쌓이고 쌓여서 정리가 안 되고, 정리가 안 된다고 수납상자 같은 걸 사들이니 물건은 더 늘어나 정리를 못 하는 악순환이 생겨요. 평균적으로 여성은 180여벌, 남성은 120여벌의 옷을 갖고 있는데 실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60~70벌이면 충분합니다.”

현 매니저도 거든다.

“물건이 없으면 어지를 수가 없어요. 방문했던 곳 중 어떤 집은 한 사람 팬티만 100장이 넘는 곳도 있었어요. 물건에 심하게 집착하거나, 쇼핑 중독인 거죠.”

이런 문제 때문에 혼자 정리를 못 하고 정리 컨설턴트의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10자짜리 옷장과 화장대를 정리하는 덴 30만원, 4인 가족이 사는 30평대 집 전체를 정리하는 덴 120만~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버리지 못해 ‘잡동사니’ 속에 파묻혀 살다 못해 전문가의 손길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양씨의 옷장엔 대학 다닐 때 입던 치마에 목 늘어나고 누리끼리해진 티셔츠가 한가득이었다. 오래돼 입지 않는 옷을 버리지 않고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게 문제였던 셈이다.

남편의 옷장에선 군 시절 입던 ‘깔깔이’까지 나왔다. 유 대표의 조언에 따라 △최근 1년 동안 안 입었고, 앞으로도 안 입을 것 같은 옷 △이염이 심한 옷 △보풀이 심해 손질조차 할 수 없는 옷 등을 버리는 봉투에 넣었다.

여름옷을 문간방으로 옮긴 뒤, 걸 옷은 걸고 갤 옷은 개기 시작했다. 양씨는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난 옷을 세탁소에서 씌워준 비닐째로 옷장에 걸어두고 있었다. 유 대표가 손끝 맵지만 품 넓은 큰언니처럼 또 한번 조언했다.

“이렇게 두면 드라이클리닝에 쓰인 약품 냄새가 옷에 남고, 습기가 찰 수도 있어요. 세탁소에서 가져오면 바로 비닐을 벗겨 베란다에 하루 정도 두고 통풍을 시킨 뒤 옷장에 넣는 게 좋습니다.”

폭이 넓은 옷걸이를 쓰면 옷을 많이 걸 수 없고, 얇은 세탁소 옷걸이를 쓰면 어깨가 툭 튀어나온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개당 300~500원가량에 판매하는 ‘논슬립 행거’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 없이 옷을 보관할 수 있는데, 벨벳보다는 플라스틱 소재가 낫다는 귀띔도 해줬다.

옷을 걸 땐 짙은 색에서 옅은 색 순서로, 긴 옷에서 짧은 옷 순서로 걸고, 옷장 전체의 70~80%만 채워야 찾아 입기도, 보관하기도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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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씨네 안방 서랍장을 정리하기 전.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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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씨네 안방 서랍장을 정리한 후.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다음은 옷을 갤 차례. 약간의 ‘요령’을 터득하면 같은 양의 옷도 더 많이 보관할 수 있고, 옷 모양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기본은 접힌 모양이 사각형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윗옷은 세로로 반을 접지 말고, 개고 난 뒤 목 부분 전체가 보이도록 개는 게 좋고, 후드티는 갠 몸통 부분을 모자 속으로 집어넣으면 깔끔하다.

청바지는 엉덩이 쪽의 튀어나온 부분을 접어넣으면 손쉽게 갤 수 있다. 양말은 발 모양대로 펴고 짝을 맞춘 뒤 3등분으로 접고, 발가락 부분을 발목 쪽에 쏙 집어넣으면 된다. 이렇게 갠 옷가지를 종류별로 서랍장과 바구니에 나눠 담았다. 바구니는 버려지는 공간 없이 옷장 구석구석 활용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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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된 양씨네 안방 붙박이장.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4시간이 훌쩍 흘렀다. 버리거나 기부할 옷, 쓰레기가 50ℓ짜리 비닐 5개를 꽉 채웠다. 철 다른 옷, 안 입는 옷이 뒤엉켜 있던 붙박이장 속 서랍에 청바지와 티셔츠, 속옷이 옷가게 판매대에서처럼 ‘각’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을 본 양씨의 남편이 “허…. 나한테 이런 티셔츠가 이렇게 많았어?” 하고 놀랐다.

유 대표가 말했다.

“물건을 소중히 여긴다는 건 오래 갖고 있는다는 게 아니라, 갖고 있는 걸 잘 쓰는 거예요. 물건에 휘둘리지 마세요. 샀다면, 산 만큼 버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