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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9일 06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09일 06시 05분 KST

사병들이 '게임'에 빠질까 봐 국방부가 단행한 조치

한겨레

‘하루 종일 게임 채널만 틀어놓고 있다’ vs ‘60만 성인 장병의 채널 선택권을 빼앗는 ‘꼰대적’ 발상이다’

국방부가 군 생활관의 텔레비전에서 이(e)스포츠와 게임 전문 채널을 시청할 수 없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사병들이 게임 방송을 보면서 게임에 빠질 수 있어서 차단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게임 업계는 “60만 성인 장병들의 채널 선택권을 빼앗는 우매한 처사”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8일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국방부는 이달 1일부터 군 생활관에 비치된 텔레비전에서 이스포츠·게임 전문 채널을 제외시켰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이 하루 종일 게임 채널만 틀어놓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와 게임 채널 송출이 안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군 생활관의 텔레비전에 인터넷텔레비전(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지유플러스(LGU+)에 게임 채널을 빼도록 했는데, 5월에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티(KT)에도 삭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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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이런 조처에 게임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임원은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전 모습을 시청하는 것을 보는 것까지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젊은 장병들은 게임에 익숙해, 휴식시간에 게임채널을 보는 게 오히려 근무와 훈련 중 쌓인 긴장과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방부 설명대로라면, 야한 차림의 걸그룹이 출연하는 음악채널과 바깥 음식이 생각나게 하는 먹방채널 등도 차단 대상이 된다”고 반박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면서 국제이(e)스포츠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성명을 내어 “국방부의 이스포츠·게임 채널 송출 금지는 우매한 일이다. 젊음을 희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장병을 마음대로 통제해도 되는 대상으로 여기는 국방부의 ‘갑질’ 마인드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방부 처사는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는 창조경제에도 어긋난다. 게임은 한국 콘텐츠 수출의 55%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이자 미래 먹거리며, 창조경제의 가장 모범적인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차단하는 국방부 처사는 구시대적이자 꼰대적 발상으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