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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9일 05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09일 05시 48분 KST

31년 만에 처음으로 18명이 터너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영국 리버풀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쇠락해 가는 공공 주택 단지를 가꾸고 살려낸 젊은이들이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 미술상을 차지했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해 터너상 수상자로 18명의 20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모인 '어셈블'(Assemble)이 선정됐다.

개인이 아닌 단체가 터너상을 수상한 것은 31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들의 대표작은 리버풀의 오래된 공공 주택 단지 개조 프로젝트인 '그랜비 포 스트리츠'(Granby Four Streets)다.

1900년대 노동자들의 주거지로 지어진 공공 주택 단지가 있는 그랜비 포 스트리츠는 1981년 폭동 이후 지방 정부가 재건축을 위해 집들을 사들이면서 주민들이 떠난 이후 황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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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비 포 스트리츠 프로젝트

어셈블은 마을을 지키려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낡은 집을 수리하고, 빈집에 실내 정원을 만들고, 동네 시장을 만들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들은 또 주민들을 작업장에 고용해 훈련하고, 톱밥으로 만든 손잡이, 돌로 만든 책 버팀 등 건축 폐기물과 공사 잔해로 만든 수제품들을 판매해 다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도 한다.

심사위원들은 "젠트리피케이션(도시의 고급 주택화로 원주민이 떠나는 현상)과는 반대의 지점에서 재건, 도시 계획, 개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라며 "예술과 디자인, 건축에서 공동 작업이라는 오랜 전통에 의지해 공동체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대안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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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드하우스

버려진 주유소를 극장으로 개조한 '시네롤륨', 제당소 건물을 예술가들의 공공 작업장으로 바꾼 '야드하우스', 우범 지역인 고속도로 다리 밑을 문화 공간으로 꾸민 '폴리 포 어 플라이오버'(Folly for a Flyover)도 이들의 대표작이다.

어셈블의 멤버인 조지프 할리건(27)은 "자신을 예술가로 선언한 사람만이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며 "누구나 예술적인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하며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상금을 어떻게 쓸지 회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시상식이 열린) 글래스고에서 춤추러 가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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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포 어 플라이오버

영국 현대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이 1984년 만든 터너상은 50세 미만의 영국 작가에게 수여되며, 논쟁을 일으키는 파격적인 수상작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현대미술계를 이끈 영국 젊은작가들을 가리키는 'yBa'(young British artists)의 대표주자로 두개골, 동물 사체 등을 작품에 활용하는 데이미언 허스트, 세계적인 인도계 조각가 애니시 커푸어 등이 이 상을 받았다.

1999년 터너상 후보였던 현대미술가 트레이시 에민의 '내 침대'는 잡동사니를 늘어놓은 침대여서 '예술은 무엇인가'를 둘러싼 논쟁을 일으켰고, 지난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254만 파운드(43억 9천만원)에 낙찰돼 또 한번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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