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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8일 17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08일 17시 56분 KST

마감은 오늘 오후 4시, 조계사를 둘러싼 묘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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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를 둘러싼 경찰과 그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심상치 않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23일째 도피 중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체포 대상이 된 한 위원장이 스스로 약속한 자진퇴거 시한인 6일을 이틀이나 넘긴 채 '은신 장기화'에 들어가자 8일 조계종과 경찰이 자진퇴거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경찰은 한 위원장에게 9일 오후 4시까지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강제로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 위원장과 대화를 이어온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8일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된 화쟁위 연석회의를 마치고서 기자회견을 하고 "야당이 연내 노동관련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밝혔다"며 "야당의 약속, 국민을 믿고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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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위 회견하는 도법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8일 오후 서울 견지동 종로구 조계사에서 이날 화쟁위 회의 후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거취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법 연내 개정 반대가 야당 공식 당론으로 정해지면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두고, 한 위원장에게 이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한 것이다.

조계종 측은 이와 함께 한 위원장과 정부 간의 중재자 역할을 9일 오후 5시부터 중단키로 한 위원장 측과 합의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경찰도 이날 한 위원장이 스스로 조계사 밖으로 나올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공권력 행사를 통한 검거 작전까지 예고했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오전 11시30분 조계사를 직접 방문, 도법스님과 조계사 주지인 지현스님에게 한 위원장의 신병 확보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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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밝히는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찾은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절한 뒤 일주문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 청장은 이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서한을 통해 "경찰은 한상균의 도피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자진퇴거를 요청하고서 "그렇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신명 경찰청장도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9일 오후 4시까지 시한을 설정하면서 이때까지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로 영장 집행이 불가피하다고 '최후통첩'했다.

강 청장은 조계종 측에서 반대하더라도 고려하지 않고 법 집행에 나서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민노총 측에서 조직적 방해에 나서면 그들에 대해서도 공무집행방해 및 범인도피 혐의로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조계종과 경찰의 고강도 압박에도 한 위원장은 '버티기'를 유지하고 있다.

조계사 신도들이 8일 오후 서울 견지동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이곳에 피신해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끌어내기 위해 1층에 모여 있는 모습이 관음전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바른불교재가모임' 등 불교단체가 9일 오후 7시30분에 개최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체대비(同體大悲) 법회' 홍보 게시물을 올려 법회 참석을 독려했다.

그는 전날에는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유폐시키고 있다", "죄송해서 참고 또 참았는데 참는 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 "이천만 노동자 권리를 지키는 것이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큰 보시일진대 요즘을 권력의 눈칫밥을 드신다" 등으로 조계종과 조계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조계사 신도들을 자극했다. 조계사 신도로 구성된 '회화나무 합창단' 소속 단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한 위원장을 반드시 끌어낼 테니 이후 경찰이 잡아가면 된다"며 한 위원장이 은신 중인 조계사 관음전 건물로 몰려갔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은신한 4층이 철문으로 잠겨 있어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40여분간 철문을 두드리며 한 위원장에게 자진퇴거를 요구했다.

조계사 신도들은 지난달 30일에도 한 위원장을 찾아가 그를 사찰 밖으로 끌어내려 했지만 격렬한 저항으로 실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