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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2일 11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02일 12시 41분 KST

장정일 등 지식인 190여 명, '제국의 위안부' 기소에 강하게 반발하다

한겨레

검찰이 지난달 19일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를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기소한 것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장정일 소설가, 김철 연세대 교수, 유시민 전 장관 등 지식인 190여 명이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의 기소를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박 교수에 대한 기소로) 인해 연구와 발언의 자유가 제한받을 것이며 국가 이데올로기에 편승한 주장들이 진리의 자리를 배타적으로 차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책 '제국의 위안부'의 주장에 논란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군위안부 문제는 당초부터 갈등을 유발할 요소를 가지고 있는 까다로운 사안"이라면서 "이 사안을 다루는 합리적인 방법은 (기소가 아니라)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되고 경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뉴스1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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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명서에는 권보드래 고대 국문과 교수, 김철 연세대 국문과 교수 등의 학계 인사, 고종석, 유시민, 장정일, 유제하 등의 작가 및 소설가, 임옥상 화가, 금태섭 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설가 장정일은 이번 문제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학문의 장에서 논박이 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법의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문의 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를 시민‧사회나 학계 등에서 하나하나 확인해야지 법이 끼어들어 작가를 욕보이는 것으로 끝낸다면 이는 시범케이스 밖에 되지 않는다. 기준이나 사회 상식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김철 연세대 교수는 "검찰 기소로 이제는 이 책 관련 논의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 책을 비판하면 마치 검찰 기소에 동의하는 식으로 돼 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발이 오히려 학계의 건전한 토론장을 막아버리는 결과가 됐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 책을 법정이 아니라 학계로, 학문의 장으로 다시 돌려 법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건전한 학문적 토론과 비판을 통해 이 책의 위치와 가치가 평가되는 그런 구조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프레시안 12월 2일)

노컷V

성명에 동참한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역시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김규항씨는 “박 교수의 경우는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게 책의 하자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에 그 문제를 다루지 않았지만 주변에 이 사태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꼭 박 교수 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학문연구 영역에서 새로운 영역이나 새로운 시각에 대한 기준을 학문의 장에서 만들어야지 법의 영역에서 다루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오늘 12월 2일)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일본의 지식인들이 박유하 교수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성명 발표를 주도한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전 아사히(朝日)신문 주필,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도쿄대 명예교수 등은 26일 오후 도쿄(東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청이라는 공권력이 특정 역사관을 기반으로 학문과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동을 취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중략)


항의성명에는 1993년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 1995년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 등이 ‘성명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일본의 현대 한국학 개척자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 등 ‘지한파’로 알려진 문화계 학계 인사도 이름을 올려 총 성명인은 54명이었다.(동아일보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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