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11월 30일 17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30일 17시 35분 KST

'C형 간염 집단감염' 다나의원 미스터리

연합뉴스

다나의원(서울 양천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보건당국은 지난 19일부터 2008년 5월 이후 이 의원 이용자로 확인된 2268명에 대해 C형 간염 확인 검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 29일까지 815명을 검사한 결과 77명이 양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가운데 20여명의 간염 바이러스에 대해 유전자형을 검사한 결과 국내 환자보다는 서구에 많은 종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형의 C형 간염은 치료제를 썼을 때 10명 가운데 6명이 치료돼 다른 유전자형의 치료율인 90%보다 낮다. 또 치료 기간도 길고 치료비도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해야 확실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2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형을 분석했을 때 대부분이 한 유전자형인 것으로 나타나 같은 감염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efault

default

30일 질병관리본부 등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다나의원은 주사 남용이 심한데다 주사기 관리의 허술함이 더해져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주사제 처방 적정성 평가 결과’를 보면 이 의원의 주사제 처방 비율은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98~99%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주사제 처방 비율인 20%에 견줘 볼 때 터무니없이 높다.

심평원 관계자는 “건강보험 통계에 잡히는 감기 환자 등에게 대부분 주사제를 처방했다면, 영양제나 비만치료 주사 등 건강보험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급여 치료는 사실상 모든 환자가 주사제를 맞았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C형 간염 양성자로 판명된 환자들은 대부분 비만 치료를 위해 주사제 처방을 받거나 영양제 등을 수액주사로 맞은 경우였다. 이 과정에서 주사기 등을 재사용하면서 C형 간염에 걸린 환자의 혈액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왜 주사기를 재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회용 주사기는 가격이 보통 1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또 영양제나 포도당 수액의 경우 주사기가 수액에 세트로 달려 나온다. 단순히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재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SBS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많아야 수백원에 이르는 주사기나 주사 세트를 비용 때문에 고의로 재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의원에서 일하던 의료진이 감염 관리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사실 의료진이라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면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기에, 이번 사태는 정말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유행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병원들은 감염 관리에 대해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사태는 주사제를 신봉하는 사회 분위기면서도 주사를 놓을 때 감염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는 현상이 수면 위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