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6일 04시 5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03일 06시 35분 KST

68년 만에 '3D'로 고향을 찾아 간 할아버지의 심정

오랜 시간 운천강을 그리워했다.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고향의 추억은 과거가 되지를 않았다. 영상 속 김구현 할아버지에게 고향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염장동 98번지-2는 어제 본 듯 또렷한 현재였다. 새파란 청년의 머리칼엔 새하얗게 눈이 내렸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68년 동안 깊어만 갈 뿐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연어떼는 회귀하는데 왜 나는 내 집을 못 가나.” 1947년 5월 스무살의 봄, 고향을 떠나온 후로 항상 북녘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했다. 아들 승욱씨는 아버지의 마음을 짚어본다. “부모님과 형제들을 두고 혼자 내려오셨다는 한을 일평생 품고 사셨을 거예요.”

현대자동차그룹은 고잉홈(Going Home) 캠페인을 기획해 김구현 할아버지에게 ‘디지털 방북’의 경험을 선물했다. ‘고향에 가고 싶다’는 실향민의 단순하지만 불가능한 소원을 가상현실로 구현한 것. 스텝들은 할아버지를 두달 여간 인터뷰해 할아버지의 기억을 데이터로 만들고, 3D복원 기술과 HMI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실제처럼 복원했다.

이벤트 당일까지도 ‘가상 고향 방문 이벤트’는 철저히 비밀에 붙여져 있었다. 할아버지는 아직 구성군 서산면의 고향집을 가상 방문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계셨다. 스텝들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맑은 운천강 물 흐르는 고향마을로 모셔다 드렸다. 기억 속 이미지를 복원한 모습에 할아버지는 눈을 뗄 줄 몰랐다. 어린아이처럼 연신 웃으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함께 한 스텝들의 마음도 벅찼다. “우리 마당이네.” 집에 다다르자 할아버지는 “어머니 구현이가 왔어요. 왜 대답이 없어요, 어머니.” 라며 눈물을 흘렸다.

* * *


‘고잉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고잉홈 프로젝트를 담당한 홍보실 박동준 과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가 전하는 메이킹 스토리는 진솔하고 따뜻했다.

going home

Q. 스무살에 고향을 떠나온 사람이 무려 68년 동안 홀로 간직해 온 기억입니다. 그 기억을 되살려 고향을 복원한다는 발상이 대단하게 느껴지는데요.

A. 발상은 굉장히 일반적인 공감에서 비롯됐어요. 세대가 다르고 지역이 달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고향’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쉽고 빠르게 고향에 갈 수 있지요. 그런데 실향민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요즘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3시간이면 가는데, 실향민들은 그보다 더 가까운 북녘땅을 바라만 봐야 하니 그 마음이 어떻겠어요. 그분들의 소원은 더 늙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가족을 오직 한번이라도 품에 안아보는 거예요.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소원이지요.

하지만 디지털 기술과 자동차를 활용해서 가상체험은 제공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아가 ‘디지털 방북 이벤트’를 통해서 우리 주변에 그런 안타까움을 품은 실향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젊은 세대들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더욱 기쁜 일이고요.

going home

Q. 수많은 실향민 중 ‘김구현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선정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할아버지와의 소통 과정은 어떠했나요.

A. 우선 고령의 실향민들을 대상으로 선정했어요. 가까운 시일 안에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고향 땅 한번 밟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 분들이니까요. 여러 분을 실제로 만나 뵈었는데, 그 중 김구현 할아버지는 마치 어제 떠나온 듯 고향에 대해 유달리 또렷한 기억을 지니고 계신 분이었어요. 올해 여든여덟의 고령임에도 고향집 주소를 또박또박 적어내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찡했습니다. 얼마나 여러 번 홀로 적어 보았던 주소겠어요.

최종 선정 후 두 달 동안은 스텝들이 할아버지 댁으로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스텝들과 할아버지가 마음을 터놓고 점점 친밀해지면서 할아버지의 진솔한 말과 감정,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캠페인 영상에 담길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의 고향 마을인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염잠동의 생생한 풍경, 살던 집의 모양, 부모님 산소 등에 관한 기억이 세밀하게 기록됐고요.

어떻게 기억을 현실로 만들었나

going home

going home

Q. 기억을 말로 옮기고, 그 말을 다시 구체적인 이미지로 구현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머릿 속 고향을 어떻게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들 것이냐가 관건이었어요. 기억 속의 이미지를 최대한 똑같이 되살리는 게 저희 과제였지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일러스트레이터가 스케치를 그려냈는데요. 산길로 접어드는 곳에 아카시아 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다거나 부모님 산소 앞을 흐르는 개울물 등을 고스란히 삽화로 표현했죠. 작업물을 수정하고 보완하느라 밤도 숱하게 샜습니다. 온 스텝이 심혈을 기울인 결과 북한 거리, 행인들과 교통경찰관, 선전물, 강물의 물안개, 흔들리는 들꽃들까지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어요. 영상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더해 현장감을 더욱 살렸고요.

Q. ‘고잉홈’ 캠페인에는 여러 가지 기술이 동원됐습니다.

A. 북한의 모습을 구현한 핵심 기술은 공간정보 오픈플랫폼 지도서비스인 ‘Vworld(링크 걸 예정)’예요. 가장 정확한 북한의 지리정보를 제공하고 실사처럼 선명한 해상도와 세밀도를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인데요. Vworld 덕분에 할아버지 고향 마을의 지형을 확인하고 임진각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여정을 3D로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할아버지가 실제 고향 주소를 입력해 현실감을 증폭할 수 있도록 현대엠엔소프트의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했어요. 또한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기술이 중요하게 동원됐어요. HMI는 인간공학에 기반을 둔 차세대 기술로,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이 기술 덕분에 김구현 할아버지께서 3D 영상으로 구현된 고향을 체험하는 동안 현실감과 편안함 느끼실 수 있었습니다.

going home

going home

Q. 여러 가지 기술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최대한 실제와 같은 주행 경험을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이었어요. 우선 할아버지께서 느낄 감동이 최대한 커질 수 있도록 가로 28.2m x 세로6m의 반구형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습니다. 할아버지가 고령이라 혹시 어지러우실지 몰라서 여러 번의 리허설을 거쳐 영상 속도를 미세하게 조정했고요. 임진각에서 할아버지 고향까지는 실제 자동차로 3시간 42분이 걸리는 여정이었는데, 이 거리를 압축해 전달하는 부분을 많이 고민해야 했습니다. 차선을 바꾸는 자동차, 차 창문을 스치는 나뭇잎 등 실제로 자동차 안에서 바라보는 장면을 곳곳에 배치해 짧지만 실제와 같은 주행 경험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영상과 음악은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나

Q. 3D기술로 복원된 고향의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영상에서 어떤 장면을 눈여겨 보면 좋을까요?

A. 역시 디지털 방북의 목적지인 할아버지 고향 마을의 디테일을 눈여겨 봐 주세요. 운천강을 지날 때 화면을 채우는 물안개, 집, 마을 꽃들까지 임의로 삽입한 게 아니라 모두 철저히 할아버지의 고증에 바탕을 둔 것들입니다. 또한, 개성을 지나 들어서면 보이는 말끔하게 정리된 평양시내의 건물, 행인들의 옷, 선전문구 등도 리서치를 통해 구현되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을 방문하시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going home

going home

Q. 할아버지가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어 고향으로 떠나는 시점이 캄캄한 밤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귀향’이 주는 특별한 정서를 할아버지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어요. 해가 질 어스름한 무렵에 임진각에 도착하셔서 주변을 둘러보고 점점 어두워져서 밤이 되는 시나리오를 준비했지요. 사실, 최대한 실제처럼 몰입하게 하기 위해서는 스크린에 집중이 돼야 하거든요. 해가 진 저녁에 행사를 진행하는 게 자연스러웠습니다.

Q. 배경음악인 ‘고향의 봄’도 인상 깊었어요. 익숙한 멜로디지만 할아버지의 영상과 어울리니 마음이 찡했습니다.

A. 우선 음악을 누가 연주할 것인지가 중요했어요. ‘고향의 봄’은 탈북자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 교수께서 연주해 주셨는데요. 영상을 위해 음악을 준비할 때 ‘월남’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김철웅 교수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두 분이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르는 것도 뜻깊을 것 같았어요. ‘고향의 봄’은 저희 캠페인의 취지와 100% 맞아떨어지는 곡이라서 고민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김철웅 교수님이 김 할아버지의 심정을 음악에 너무도 잘 녹여주었습니다.

68년 만에 고향을 찾은 할아버지의 감회

going home

going home

Q. 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규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실제 고향인 듯 생생합니다.

A. 저희가 구현한 고향 마을과 고향집이 모습을 드러내자 할아버지는 경탄을 금치 못하셨어요. 동승한 아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고향집을 안내해 주셨지요. 부모님의 산소에 이르자 무릎을 꿇으시고 한참 동안 세상을 뜨신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68년 동안 수백번은 상상해 온 순간이었겠지요.

Q. 김구현 할아버지가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을지,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남긴 소회가 궁금합니다.

A. 6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어제 떠나온 듯 고향에서의 시간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가슴 속 깊은 한을 느꼈습니다. 원래 할아버지께서는 의정부 자택에서 임진각까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로 모셔지고, 이후 3D로 구현한 북한과 고향 사진으로 제작된 앨범을 선물받는다는 것만 알고 계셨거든요. 가상 고향 방문을 선물하는 본격적인 행사는 할아버지께는 비밀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무척 놀라셨어요. 할아버지께서 타신 차가 임진각에 마련된 거대한 규모의 스크린 앞에 도착하고, 스크린에는 남북출입사무소를 시작으로 개성, 평양 시내를 거쳐 할아버지의 고향인 평안북도까지의 여정이 펼쳐졌죠. 행사 후 할아버지께서는 모든 스텝을 한 명씩 꼭 안아주시며 고맙다고 말씀해 주신 것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going home

going home

Q. 초기 아이디어를 진행해 기획안으로 완성하고,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을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엇이었나요?

A. 저희가 늘 염두에 둔 것은 ‘사람’이었어요. ‘김구현 할아버지가 진심으로 감동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프로젝트를 구현해 나갔어요. 물론 진행과정이 녹록치는 않았지만 그때마다 할아버지의 고향 이야기나 그 안타까움, 프로젝트 성공 후 보게 될 할아버지의 밝은 미소를 상상하며 기운을 냈습니다. 할아버지와 점점 친해지면서 저희도 가상 고향 방문에 대한 설렘이 커져갔던 것 같아요.

‘고잉홈’ 제작진의 보람과 바람

Q. 현대기아차, 현대엠엔소프트라는 여러 개의 그룹사들이 소통을 했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그룹의 담당자들 모두가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해서 작업 과정이 즐거웠어요. 이벤트 당일 할아버지가 차에 타실 때는 저희가 타는 것처럼 두근거리더군요. 고향 모습을 보고 스무살 청년처럼 해맑은 할아버지의 미소를 보며 스텝들도 충만감을 느꼈습니다. 그동안의 고생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지요. 가장 감정이 고조된 때는 할아버지가 고향집에 도착해 두 무릎을 꿇고 “불효자식이 왔어요. 어머니”라며 우시던 때였어요. 저희 모두가 울컥하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어요. 그 순간, 모두 할아버지와 한 마음이었던 것이죠.

going home

going home

Q. 고잉홈 캠페인에서 ‘자동차’가 주는 의미도 특별합니다.

A.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던 길, 추억이 깃든 장소를 찾아가던 길을 상상해 보세요. 늘 자동차가 함께했을 거예요. 우리에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소원을 실현해 주는 존재이기도 해요. ‘고잉홈(Going Home) 캠페인’에서 자동차는 실향민과 고향이라는, 불가능한 시공간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입니다. 아울러, 아산 정주영 명예 회장의 대표 사업 ‘소떼 방북’부터 계속되어 온 통일에 대한 염원을 잇고, 나아가 통일 후 실제 실향민들이 고향땅을 밟는 그 길을 현대자동차그룹이 함께 하겠다는 미래의 약속까지 담은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캠페인 담당자로서 한 말씀 하신다면요?

A.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해결이 요원한 ‘통일’이라는 사회적 이슈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산가족, 통일, 분단 등의 이슈를 체감하는 사람이 점점 드물어진다고 느껴왔습니다. 하지만 통일은 막연한 상상이거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가 지극한 관심을 지녀야 할 문제라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고잉홈 캠페인이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통일의 그날이 빨리 다가왔으면 합니다.

going home

고잉홈 캠페인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술이 세상에 어떻게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는가에 관한 심도 깊은 고민이다. 그리고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실향민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은 진심과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이 만나자, 차가운 기술은 따뜻함이 되었다. 기술을 감싸는 따뜻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다.

* 이 콘텐츠는 HYUNDAI MOTOR GROUP의 지원으로 제작된 네이티브 애드 (Native A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