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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5일 05시 14분 KST

미국·프랑스 "IS 함께 파괴하겠다"

ASSOCIATED PRESS
President Barack Obama and French President Francois Hollande walk off stage at the end of their news conferenc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Tuesday, Nov. 24, 2015. Pledging solidarity after the Paris attacks, President Barack Obama promised Tuesday to work with France and other allies to intensify the U.S.-led campaign against the Islamic State, saying America will not be cowed by the scourge of terrorism.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파리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함께 파괴하겠다고 천명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 러시아가 IS가 아닌 시리아 온건반군에 공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IS 파괴를 위한 건설적 역할에 나설 것을 한목소리로 촉구했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를 국제사회와 협조하지 않는 '국외자'(outlier)라고 성토했다.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을 놓고는 양국 정상 모두 긴장행위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는 영공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러시아 쪽으로 책임을 돌리는 태도를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IS는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미국과 프랑스 양국은 IS를 파괴하는데 단결돼 있다"고 밝혔다.

IS 격퇴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양국의 정상이 회동한 것은 파리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11일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리 테러사건을 일으킨 IS는 프랑스의 정신을 공격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IS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고 반드시 파괴돼야 한다"며 "현재 전 세계 65개국이 IS를 파괴하는데 단합돼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공포 앞에 굴복할 수 없다"며 "반드시 우리는 우기고 IS와 같은 조직들은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위치한 IS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대폭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는 공습을 확대하고 현지의 군대를 지원할 것"이라며 "지상군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IS 격퇴와 연계된 시리아 사태의 해법을 놓고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퇴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아사드 정권과 가까운 러시아를 향해 시리아 반군이 아니라 IS를 공격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공습하는 것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공습의 초점을 IS 파괴에 맞춤으로써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국외자"라며 "우리는 65개국이 연합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란을 포함한 2개국 연합에 불과하다. 아사드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이란과 러시아뿐"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에 평화를 가져오는 길은 정전을 하고 아시드 정권으로부터 정치적 전환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에 있어 건설적 역할을 하려면 IS 공격에 집중하고 시리아의 정치적 해결을 지원해야 한다"며 "아사드 정권은 가능한 한 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을 놓고는 양측의 긴장 자제를 촉구했다.

obama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격추사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터키와 러시아 정부는 서로 대화하면서 긴장을 자제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양측은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성격을 놓고는 "터키는 영공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두둔하고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의 지지를 받는 온건 반군을 추격하다가 터키 국경을 가깝게 날아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며 "만일 러시아가 IS를 공습한다면 이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측에 책임을 돌렸다.

시리아 난민 수용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우방들과 함께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검증 수단을 공유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대해 "항공사들이 승객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약정을 전면적으로 이행해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파리 테러를 당한 프랑스 정부와 국민을 향해 전례 없이 감성적인 어휘를 동원하며 IS에 대한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에서 "우리는 프랑스인들을 사랑한다"며 "미국인들은 때대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파리를 테러한 집단은 살인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야만적인 테러그룹"라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프랑스에 대한 개인적 호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미셸(영부인)과 내가 파리의 뤽상부르 공원에서 키스를 하고 있는 사진이 침실 위에 걸려 있다"며 "나는 에펠탑을 사랑하고 센 강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파리에 대한 공격은 단순히 세계의 한 주요도시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세계 그 자체를 공격한 것"이라며 "프랑스인들이 9·11 테러 당시 우리와 단합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프랑스인들과 단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감상적인 접근을 시도한 것은 파리 테러 사건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공화당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23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2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각각 만나 IS 대응방안과 시리아 위기를 논의한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회견 직후 워싱턴D.C.에 있는 주미 프랑스대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는 30일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 정상회담(COP21)'에서 IS 격퇴에 대한 국제적 대응방안이 보다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