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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5일 10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26일 11시 14분 KST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인터뷰] 심상정 정의당 대표 ① "'진보=분열, 보수=부패'는 근거 없는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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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앞서 진행한 사진촬영에서 사진작가 less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주먹을 불끈 쥔 느낌의 포즈를 요청했다. 하지만 심 대표는 자신의 기존 이미지가 너무 세다며 다른 포즈를 취했다. 사실 ‘심상정’을 떠올리면 정부의 ‘노동개혁’을 강하게 비판하는 영상 속 그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는 금속노조 시절 얻은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는 운동가가 아니라 정치인이 되고자 했다.

심 대표에게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의 힘은 사실상 ‘국회의원이 몇 명이냐’에서 나온다. 현재 정의당 의석은 5개(지역1·비례4개). 그나마 2012년 19대 총선은 야권연대로 상당지역에서 단일후보가 출마했지만, 지금 정의당은 통합진보당에 비해 규모가 꽤 작다. 야권연대가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리고 국회는 현재 선거구 획정 기준을 논의 중이다. 거대 양당의 틈 속에서 최대한 정의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의석 수를 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상 선거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정의당이 원하는 비례대표 의원 확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밖의 여건은 어렵지만 그래도 당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22일 3개 원외 진보단체와 통합전당대회를 마쳤고 김종대 국방개혁기획단장, 추혜선 언론개혁기획단장을 영입해 섀도캐비닛(그림자내각) 구성을 시작했다.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인기를 끌면서 당원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총선을 준비하는 심 대표를 지난 12일 국회에서 만났다. 그리고 물었다. 진보정치생활 15년 동안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했고, 자신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대담 = 김병철 에디터

영상 = 이윤섭 비디오 에디터

사진 = 레스(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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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합 전당대회

- 원외 진보단체와 통합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메인 스트림으로 보면 그렇게 요란스러운 통합은 아니지만 진보정치 입장에서 보자면 알찬 통합이죠. 진보정치세력이 많은 실패 과정 속에서 흩어졌는데 이제 하나로 모아 명실상부한 대표정당으로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세 조직과 통합하는데요. 국민모임은 주로 학계, 문화계, 예술계, 시민사회계가 많고, 진보결집+(더하기)는 젊은 진보정치 활동가들이 많아요. 노동정치연대는 노조 일선에서 활동하는 분들인데, 정의당의 약한 뿌리를 보완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 이번에 통합하면서 당원이 몇 명이나 늘어났나요?

=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더라도, 통합을 계기로 당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분은 획기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표 된지 110일이 됐는데, 그 동안 1만5천명 당원이 이제 1만9천명을 바라보고 있어요. 자발적 당원이 계속 늘고 있는 정당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죠.

통합하면 연내 2만5천명, 내년 총선(4월)까지 5만명 당원을 만들어서 선거에 임할 예정입니다. 당원의 80%가 40대 이하고요. 그 중에 절반이 20, 30대에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고 다이나믹한 정당이 될 겁니다.

- 내년 4개월 만에 2만5천명을 모으려면 대대적인 당원 확대가 필요하겠는데요.

= 이번 통합이 그 동안 시행착오 속에서 상처받고 지지를 유보한 전통적 (진보정치) 지지자들을 하나로 모으는 심리적 기제가 될 겁니다.

- 진보정당이 수 년 간 분열과 통합을 반복하면서 외연을 줄여갔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음… 뭐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는데, 변명은 하고 싶지 않지만, 대한민국 정치환경이 진보정치에게는 매우 야속하고 또 척박한 토양이죠. 우선 적대적 분단상황이라 진보이념의 사회적 수용성이 높지 않습니다. 지배층이 색깔론으로 공격하니까요.

제도적으로도 승자독식 선거제도는 신생정당, 작은 정당에 매우 불리하죠.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외 세력의 진입을 영원히 원천봉쇄 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물론 진보정치가 아무 잘못이 없다는 말은 아니에요. 많은 부족함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현실정치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했어요. 그리고 민주적인 리더십에 대한 왜곡과 편견이 컸죠. 논쟁을 위한 논쟁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국민들에게 민생 정당보다 정파싸움과 이념에 치우친 정당으로 인식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고 만들어진 정의당은 매우 달라졌어요. 지난 대표 선거나 통합 과정에서 격렬하게 토론했지만 리더들 간에 존경과 신뢰를 놓지 않았습니다. 또 당원, 활동가들도 이제는 리더의 권한과 책임을 존중하고 기다리고 협력하는 그런 성숙된 민주정당으로 발돋움하고 있고요.

2. 분열해서 망한다.

- '진보는 분열해서 망하고, 통합해서 망하고, 결국은 망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그건 사실과도 달라요.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하는데 분열은 진보의 숙명이 아니에요. 다만 당내 이견,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민주적인 리더십이 취약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진보정당 역사를 보면 주류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논쟁과 이합집산 과정을 거쳐서 정착되는 거죠. 보수는 분열 안 하나? 2000년 이후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이 13개나 됩니다. '진보=분열, 보수=부패'는 근거 없는 공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역(조직)기반이 있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건데요. 통합진보당 땐 그나마 지역기반이 있었잖아요. 그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고 진보의 외연 확대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요?

=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정의당으로 시작한지 3년 됐는데, 난파된 배의 조각을 맞춰서 외향을 갖추는 생존을 다투는 시기였습니다. 지금 정의당의 기반이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통합 과정을 통해서 앞으로 빠른 속도로 기반을 회복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진보정치가 기반이 없는 건 아니에요. 흩어져 있는 것뿐이지. 이것을 모아내는 작업을 할 겁니다.

- 최근 "통합진보당 주력세력과 함께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런가요?

= 좋은 민주주의는 극단의 견해도 다 포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정치인이나 정당은 다르다고 봐요. 낡은 이념이나 국민의 상식에 동떨어진 그런 관행을 가지고 국민의 신뢰나 지지를 받기 어렵죠. 현실정치 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 분들이 그런 비판을 어떻게 성찰하고 혁신해나가는 건 지켜 봐야죠.

- 낡은 이념, 국민의 상식에 부합 못한다는 건 종북세력이기 때문인 건가요. 아니면 종북세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 (질문을 끊으며)저는 종북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고요. 다른 분들이 한 건데 언론이 그렇게 마구 쓰더라고요.

분단국가에서 북한에 대한 과도한 온정주의, 이런 것들이 좀 국민들의 상식에 크게 벗어나죠. 정의당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앞장서서 주도하는 세력이 되고자 하지만, 국민들에게 그런 역할을 부여 받기 위해서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는 게 우선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통합진보당 주도세력은 실패했다고 평가합니다.

이념도 이념이지만 종파적 관행, 패권주의 이것은 '진보라고 민주주의인가?'라는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왔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는 이견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이견과 다양성을 당의 원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 때 민주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내 정파가 아니면 안 된다’는 패권주의는 진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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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합정부를 바라봐야 한다"

- 요즘 야권연대를 계속 언급하시는데,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 이번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제를 가지고 문재인, 천정배 의원과 오랜만에 공조를 했어요. 낮은 수준의 연대죠.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제일 높은 수준의 연대는 통합이겠죠. 뭐랄까요. 논리적으로 따로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면 통합이 되는 거죠.

- 새정치민주연합과도 통합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 아니 우선, 하나의 정당은 차별적인 세계관과 정부 상을 가지고 있는 건데 그 차이가 해소될 때 통합은 이루어지는데요. 가까운 미래에 정의당이 이 점에 있어서 다른 정당과 좁혀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통합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말씀드리고요.

- 야권연대를 하기엔 새정치민주연합에 내밀만한 카드가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 마치 야권연대를 소수당의 민원이나 생존전략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제1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되지 못하기 때문에 야권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거에요. 그러면서 야권의 난립을 지적하는 건 명분 없는 이야기입니다.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 유권자들은 차선책을 강요 받아왔습니다.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표가 제1야당으로 가고, 부당하게 의석을 빼앗겼죠.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43%였는데, 의석은 51%를 가져갔어요. 24석을 더 가져간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8석을 더 가져가고, 당시 통합진보당은 18석을 빼앗겼어요. 득표율에 비례하지 않는 부당한 기득권을 내놓으라는 거죠. 그래서 강하게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겁니다.

만약 선거제도 개선을 못하면 정치적으로라도 그런 손해, 불공정성을 보완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저희는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 당연히 우리 몫에 대해서 공천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진보정당에는 인재가 부족한데요. 유시민, 진중권 같은 분들의 출마 가능성이 있을까요?

= 뭐 아직 출마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당의 전략적 판단이 서면 요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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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운동이 아니라 정치

- 민주노동당과 지금의 정의당을 비교한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 음… 그 동안 시행착오는 정의당의 발전에 귀중한 밑거름이 될 거에요. 운동정치로부터 시작해서 명실상부한 대중정치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고요. (진보정치세력은) 현실정치를 잘 몰랐죠.

시행착오를 통해서 운동과 정치는 다르다.(는 걸 배웠습니다) 똑같이 사회를 바꾸자는 실천이지만, 정치는 권력을 확보해서 그 권력을 선용해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것이죠.

운동은 요구와 주장이라고 하면 정치는 대안과 책임입니다. 운동이 특정한 이해와 요구를 가지고 모여서 요구하는 단체라면, 정치는 국민 다수와 소통하고 동의를 구하는 집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의 방법이 아닌 정치의 방법으로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제는 성숙된 대중정당의 자질을 갖춰가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이제는 옳고 그름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논쟁을 위한 논쟁에 과도하게 허비하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민주적 리더십도 잘 형성되고 있고요.

- 민주노동당 당시 당원이 10만명 정도 됐잖아요. 그때와 비교해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나아졌는지를 물어보려는 의도였습니다.

= 나아진 건 지금 말했고, 부족한 건, 그때는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같은 대중조직이 동참하면서 상당한 파워도 있었죠. 그런데 그 때 당시 집단입당 같은 게 당원 한 분 한 분의 정치적 의사와 자율적 참여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당의 위기 상황에서 흩어지고 그 실망과 상처가 더 컸어요. 지금 정의당은 자기 결정으로 참여하는 거죠.

- 예전 같은 배타적 지지 같은 것도 가능할까요?

= 배타적 지지는 가능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고요. 정당으로서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과 연대하고, (당원은) 정당의 정치활동으로 확대해 나가야죠. 대표가 되면서 내년 총선에 물구나무를 서더라도 원내교섭단체(국회의원 20명 이상)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유명한 정치학자(샤츠 슈나이더)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군소정당과 유력정당은 정당의 크기 차이가 아니라, 종류가 다른 정당이다. 군소정당은 사실상 정당이 아니라 압력단체 수준이고, 유력한 정당이 돼야 정당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력한 정당은 현실적으로 교섭단체에요. 그 정도 되면 소외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어요.

2015년 7월 ~ 정의당 당대표

2012년 9월 ~ 제19대 국회의원 (경기 고양시덕양구갑/진보정의당)

2012년 5월 ~ 2012년 9월 제19대 국회의원 (경기 고양시덕양구갑/통합진보당)

2008년 3월 ~ 2009년 3월 진보신당 공동대표

2008년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2004년 4월 ~ 2008년 3월 제17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2000년 ~ 2002년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1990년 ~ 1995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쟁의부장, 쟁의국장, 조직국장

1983년 ~ 1985년 구로1공단 대우어페럴 미싱사

1983년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졸업

1977년 명지여자고등학교 졸업

1959년 경기 파주 광탄 출생

[인터뷰②] 심상정 “효도는 개인적으로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