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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4일 11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07일 12시 45분 KST

"IS 연계성이 드러났다!" : 국정원은 어떻게 IS를 '테러방지법' 여론전에 활용하는가

국가정보원이 또 한 번 '이슬람국가(IS) 지지자'를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한국인 IS 지지자들이 구체적으로 IS에 가입하려 한 정황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 회의는 원칙상 비공개로 진행된 탓에 이런 내용은 새누리당 소속 주호영 정보위원장의 입을 통해 전달됐다.

국정원, "IS와의 연계성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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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4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이병호 국정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들 대부분은 '단순 찬양' 수준이 아니라 IS와 연계성이 드러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지난 18일 같은 회의에서 '인터넷을 통해 IS를 공개지지한 한국인이 10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이 'IS와 연계성이 드러났다'고 밝히면서 제시한 증거는 뭘까?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들 대부분이 '시리아에 어떻게 입국하느냐', 'IS 대원을 접촉할 방법이 무엇이냐' 등의 구체적 질문을 검색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적어도 국정원이 밝힌 '증거'만 놓고보면, 'IS와 연계성이 드러났다'고 할 만큼 충분한 증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IS와 무관한 일반인들도 호기심 등의 이유로 얼마든지 이런 내용을 검색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특히 올해 초 시리아 접경지에서 실종된 '김군'이 IS에 가담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김군의 이동경로 등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각종 테러를 계기로 IS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면서 일반적인 관심 또한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해당 내용을 검색했다는 이들이 정말로 IS에 가담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령 가담 의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들이 테러 등을 모의한 구체적인 혐의나 증거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IP추적·맥어드레스 추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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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거듭 '국내 IS 테러 위협'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의 전언을 들어보자.

주 위원장은 "이런 경우도 현행법상 IP 어드레스나 ID를 파악할 방법이 현재는 없기 때문에 입법적인 보완을 해달라는 국정원의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11월24일)

주 의원이 언급한 건 IP주소와 맥어드레스로 보인다. 분명히 하자면, 현행법상 경찰이 IP주소나 맥어드레스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기사들을 보자.

경찰은 지난달 30일 통영지역 A언론사의 홈페이지에 “시청 실 과장 진급에 전에는 5000이라더니 이제는 물가상승 대비 1억이라네 …” 라는 댓글을 단 게시자를 찾아내 처벌해달라는 통영시의 진정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곧 바로 IP추적에 나서 댓글을 올린 컴퓨터가 통영시청 내 공무용이며 댓글은 지난 2일 오전 8시 59분에 기록된 것을 확인했다. (뉴스1 10월30일)

경찰은 피해자 하씨가 도난당한 노트북 랜카드 고유번호(맥어드레스)를 파악해 인터넷 접속장소를 추적한 끝에 박씨를 검거했다.

12자리로 표시되는 맥어드레스는 네트워크 통신을 위해 랜카드에 부여된 일종의 주소다.

스마트폰에서도 위치정보를 전송할 때 위도·경도와 함께 맥어드레스를 보내는 데 IP와 달리 부품을 교체하지 않는 한 변경되지 않는다. (국민일보 9월25일)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IP주소나 맥어드레스는 각각 '통신사실확인자료'와 '단말기기 고유번호'로 분류된다. 이런 자료는 지금도 수사당국이 영장이 없이도 법원의 단순 허가에 따라 얼마든지 쉽게 얻어낼 수 있다.


국정원을 위한 '테러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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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일련의 '테러 방지법'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그동안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한 번도 처리되지 못했던 '사이버테러 방지법'의 경우를 보자. 이 법은 지난 6월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 등에 의해 다시 발의됐다.

이 법안은 국정원을 사이버테러 방지 활동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장이 총괄하는 '사이버안전전략회의'를 만드는 한편, 별도의 '보안관제센터'를 국정원장이 구축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노근 의원은 동료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테러예방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도 지난 3월 발의했다. 여기에도 역시 국정원이 대테러활동을 총괄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야당은 국정원에게 주도권을 주는 이런 방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이 테러방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관련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가 본격화될 경우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반 테러에 대한 대응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응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중심이 되는 게 맞다"면서 "테러방지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11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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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취지의 이 법안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야당이던 새누리당은 물론,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원 불신 해소’가 선결과제로 제시됐다. 2001년 11월 정부가 최초로 국회에 제출한 테러방지법안은 2년 만에 정보위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희룡 의원은 “국정원이 다른 국가기관을 사찰하고 음성적으로 탄압했던 과거의 허물이 있다. 군 병력 출동 등 헌법 질서의 핵심을 건드리는 문제도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여당인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국정원에 행정 기능을 부여한다며 반대했다. (경향신문 11월19일)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들은 연일 기사사설, 기고 등을 통해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이 테러 위협에 얼마나 둔감한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

박근혜 대통령도 24일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계류된 테러방지법안들을 국회가 처리하지 않고 잠재우고 있는데 정작 사고가 터지면 정부를 비난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경향신문 보도에 의하면,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 법으로 테러 글자만 붙이면 영장 없이 수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정원이 대테러라는 명목으로 대시민활동을 강화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국정원이 근거도 분명하지 않은 'IS 테러위협'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유가 혹시 이런 사정들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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