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3일 04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2월 03일 06시 33분 KST

당신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는 동안 죽어가는 것들

PATAGONIA

언제부턴가 당신의 겨울은 부쩍 따뜻해졌다. 아침에 눈을 떠 날씨가 스산해짐을 느끼지만, 옷장만 열면 몸을 감싸줄 겉옷이 몇 벌이나 있으니. 혹한의 시간을 함께 보낼 반려 같은 옷들. 그러나 이 옷들이 어떤 사연을 담고 당신을 찾아왔는지 관심을 가질 여유는 없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네 발로 걷거나 날개 달린 생명체에서 온 것들로 겉을 감쌌거나 안을 채웠을 텐데. 스스로를 꽁꽁 감싸기도 힘들고 바쁜 하루하루, 어쩌면 당신의 무관심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내 이 질문이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당신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는 동안 죽어가는 것들을 한 번쯤 기억하고 가슴 아파해 본 적이 있는가.

"가운 겨울 거리의 익숙한 풍경 하나를 떠올려 보자"

시린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 맘 때면 신문이나 TV에서 한 번쯤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주로 젊은 여성들이 최대한 간소하게, 최소한의 피복으로만 몸을 가린 채 차가운 거리에서 무리 지어 퍼포먼스를 벌인다. “모피 옷을 입느니 차라리 벗겠다.” 들짐승의 가죽은 날짐승의 깃털로 대체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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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한 시청자인 우리는 그걸 눈 요깃거리로만 즐기진 않지만,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큰 관심을 두지도 않는다. 다시 꺼내 입었거나 새로 사 입은 옷의 소재가 무엇인지 찰나, 궁금해할 뿐. 옷 소재에 대한 찜찜한 느낌은 따스함과 스타일리시함에 대한 만족감으로 금방 덮이곤 하니까.

하지만 진실을 알고 나서도 눈 감아 버리는 건,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당신에겐 참 힘든 일이다. 우리가 입고 걸치는 것들이 얼마나 끔찍한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왔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살아 있는 악어의 목을 쳐서 만든 가방이 ‘크록 백’, 뱀의 가죽을 벗긴 것이 ‘파이톤 백’이다.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명품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시린 겨울에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는 옷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동물 가죽 백이 오로지 패션에 소구하는 데 비해 동물 소재 겨울옷은 패션과 기능 모두에 소구하기에 훨씬 광범위하게 소비된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당신이 입은 패딩 점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나마 모피 옷처럼 겉감이 동물 가죽인 경우 소재라도 눈에 보이니 그 옷이 어디에서 왔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안감 충전재로 거위 같은 날짐승의 털을 쓰는 옷들은 소재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치재라는 인식도 없어 소비 윤리 차원의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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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재가 조달되는 과정의 잔혹함은 모피 옷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우리가 입는 패딩의 구스다운은 자연사한 거위에서 뽑기는커녕 죽인 거위에서 뽑은 것도 아니다. 산 거위에서 뽑는다.

국제적인 동물보호단체 PETA는 유튜브를 통해 다운 생산 과정의 끔찍함을 폭로한 바 있다. 거위 한 마리에서 뽑는 깃털은 최대 140g이라고 한다. 패딩 한 벌을 채우려면 최소 20마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결국 거위들은 산 채로 온몸에서 피가 날 때까지 털을 뽑히고, 털이 뽑혀 찢어진 살갗을 꿰맨 뒤 털이 자라면 다시 뽑히는 과정을 죽을 때까지 겪어야 한다.

바늘로 코끼리를 죽이는 방법,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바늘로 찌르는 것이라는 우스개가 거위에게는 비극으로 실현되는 셈이다. 게다가 그 거위들은 대부분 푸아그라를 얻기 위해 강제로 사료를 먹여 간을 키운 거위들이다.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살아서는 털을 뽑히고, 죽어서는 부은 간을 바치고 있다.

악마의 맷돌은 저절로 멈추지 않는다

화장품이나 의약품 실험에 쓰이는 동물이 한 해 200만 마리나 되고, 털과 가죽을 바치는 동물의 수는 셀 수조차 없는 현실. 기업들이 이렇게 가혹한 방식으로 제품 생산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 소비자를 상대로 한 기업들은 동시에 전 세계 기업들과 무한 경쟁을 벌인다. 이기면 모든 것을 독점하고, 지면 모든 것을 잃는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수록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착한 자본가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진다. 나쁜 자본가를 욕한다고 제작 과정이 윤리적으로 변하기는 어렵고, 자본 스스로 돌리는 악마의 맷돌이 스스로 멈출 가능성 역시 극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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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맷돌을 멈추게 만드는 주체는 소비자여야 한다. <위험사회>의 저자인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도 위험사회에 대처하는 한 대안으로 소비자들의 정치화, 즉 연대를 강조한다. 그의 주장에 비춰 보면, 우리 스스로 잔인한 생산 방식에 대응해 일시적인 감성 표출로 그칠 게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받아안아야 한다. 소비행위도 단순한 비용 지출을 넘어 적극적 선택의 범위로 끌어들여야 한다. 우리가 어떤 소비를 하는가가 지구 상의 수많은 동물들과 인간의 관계를 달라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소비자가 나선다면 생산자나 유통자의 선의를 주도하고 사회화할 수 있다.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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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멀리 있지 않다. 기업이 동물 실험을 대체하도록,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도록 만드는 것만큼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지도 없다. 그렇게 생산된 제품을 소비자가 찾아서 구매하는 것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동물 복지’를 추구하는 기업은 분명 있다. 그런 기업들이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때, 나아가 시장경쟁력을 갖추려는 기업들이 동물 복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때, 소비자들도 자신의 비용을 들여 비자발적인 동물 학대에 가담하는 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근 다수의 화장품 회사가 동물 실험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비윤리적 실험을 중단하고 있다. 동물을 원료로 하는 제품을 스스로 점검해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2014년부터 ‘착한 다운(Traceable Down)’ 생산 시스템을 확립한 파타고니아도 그 일을 해낸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

당신의 적극적인 소비가 동물복지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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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것만, 꼭 필요한 만큼.’ 한 마리의 거위에게도 적용되는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우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자기 제품이 전 지구적으로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원자재부터 관리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들은 해냈다. 2007년부터 다운의 모든 생산 과정을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거위 털을 공급하는 모든 농장을 조사하고, 산 거위에게서 털을 뽑지 않는 농장만 선택했으며, 심지어는 알을 낳는 거위 농장까지도 조사했다.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살아있거나, 강제로 사료를 먹여 키운 거위의 털을 사용하지 않는 ‘100% 착한 다운’을 탄생시켰다. 이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에게 동물 복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안겨줬으며,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Four Paws도 자연스럽게 파타고니아의 동물복지 보장을 지지하게 됐다.

앞으로도 동물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업들의 끈질긴 노력은 그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도 자연스레 동물복지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이끌 테니까. 뭇 생명체와 공생을 바라는, 선택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 이유다. 당신이 따뜻한 날들을 보내는 동안 고통 속에 죽어가는 것들이 없는 세상, 그것을 만드는 방법은 늘 가까이에 있다.

* 이 콘텐츠는 PATAGONIA KOREA의 지원으로 제작된 네이티브 애드 (Native A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