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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2일 13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22일 13시 41분 KST

'응답하라 1988'을 떠받치는 3명

tvN

우리가 쌍팔년 쌍문동 골목에서 발견한 것은 성덕선만이 아니다.

졸부집 둘째 아들 정환(류준열 분), 춤으로 동네를 평정한 동룡(이동휘), 덕선의 천적 보라(류혜영)의 매력도 넘쳐난다.

화제의 케이블드라마 tvN '응답하라 1988'를 떠받치는 이들 삼인방은 영화계 신예라는 공통점이 있다.

류준열(29)은 올해 3월 개봉한 한국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BJ(인터넷 방송 진행자) '양게' 역으로 주목받았고, 2012년 데뷔한 이동휘(30)는 개봉을 앞둔 '도리화가'를 비롯해 최근 화제작들에 빠짐없이 얼굴을 비췄다.

다수 독립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류혜영(24)도 알 만한 사람은 아는 배우다.

◇ 'BJ 양게' 어디로 가고…과묵한 고교생으로 돌아온 류준열

"웰커엄~ 양게 티비!" 영화 '소셜포비아'의 초반부 무료함을 깨뜨리는 것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BJ '양게'의 사설이다.

'현피'(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나 싸우는 행위)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스타 변요한의 출연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정작 관람 후에는 아프리카TV BJ를 섭외한 듯한 '양게'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양게' 캐릭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류준열은 수원대 연극영화과 졸업 후 단편 '미드나잇 썬'(2014)으로 데뷔했다.

'소셜포비아'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홍석재 감독은 류준열을 가리켜 "양게 역할을 하려고 태어난 배우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박함 그 자체였던 BJ 청년은 이번에는 과묵한 고등학생으로 돌아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응답하라 1988' 정환은 화끈한 여장부 어머니와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아버지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살갑게 구는 일 없고 세상만사가 불만인, 그 나이에 흔히 볼 수 있는 고교생이다. 투박한 류준열 외모는 무뚝뚝한 정환 캐릭터에 들어맞는다.

SBS TV '상속자들' 김탄 같은 귀공자 캐릭터와는 전혀 딴판임에도, 온라인에서는 벌써 류준열 열풍이 불고 있다.

류준열은 한 골목에서 18년간 함께 자란 덕선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사춘기 소년의 변화를 거부감 없이 표현하고 있다.

정환이 만원버스에서 덕선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방송된 이후 온라인에서는 '류준열 힘줄'이 화제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 '카페회원1'로 시작해 쌍문동 평정한 이동휘

'응답하라 1988' 4회에서는 쌍문여고 999등으로 '특공대'(특별히 공부 못하는 대가리)로 불리는 덕선과 쌍문고 1천등 꼴찌인 동룡의 조합이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고3 진학을 앞둔 둘은 "아이 마이 미 마인(I My Me Mine), 히 히스 힘 히스(He His Him His)" 같은 인칭대명사를 읊조리며 '몹쓸' 영어 실력을 자랑해 과외 선생인 보라를 기함하게 했다.

쌍문고 학생 주임 아들인 동룡은 공부에는 뜻이 없다. 대신 소방차와 박남정 댄스부터 바비브라운 토끼춤까지 못 하는 춤이 없는 '쌍문동 박남정'이다.

이동휘는 좁은 어깨에 비해 큰 두상, 게슴츠레한 눈을 가려주는 커다란 잠자리 안경, 화려한 목폴라 차림으로 등장하자마자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는 함께 어울려 다니는 모범생 선우 역의 고경표, 과묵한 정환 역의 류준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까불까불 하던 동룡이 불량배에게 붙들려 가서는 "정환아 너도 오래", 극장에서 학생주임(아버지)에게 발각되고서는 "선우야 너도 오래"라고 말할 때는 TV 앞에서 폭소가 절로 터진다.

이동휘는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2012년,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연기를 시작했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단역 '카페회원1'이 그의 역할이었다.

그는 이듬해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출연작들을 늘려갔다. 같은 인물로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는 덕에 다작이 문제되지 않는다.

이동휘는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뷰티인사이드'에서 남자주인공의 비밀을 아는 친구 상백 역으로 대중에게 처음 존재감을 알리더니, '응답하라 1988'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 쌈닭 연기도 내공이 필요해…류혜영

'응답하라 1988'은 전작들과는 달리 처음으로 여주인공에게 자매가 있다고 설정했다. 그렇게 태어난 덕선 언니, 보라는 1회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밥을 먹다가도 부모 앞에서 여동생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일은 예사인 '성깔' 때문이다. 방송 첫주 온라인에서는 '자매가 어떻게 저러느냐. 드라마 설정이 과하다'는 쪽과 '나도 언니나 여동생과 저렇게 싸웠다'는 쪽이 팽팽히 대립할 정도였다.

논란과는 별개로 "이 골목 최강 미친 X으로 분한" 류혜영의 연기는 실감난다.

말대답하는 동생에게 독사처럼 눈을 치켜뜨고 입술을 씰룩대는가 하면, 자신의 옷을 몰래 입은 동생을 보자마자 손부터 날아가는 모습이 작위적이지 않다.

보라 캐릭터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또 있다. 신원호 PD가 "우리 드라마는 격동 50년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1980년대 한국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보라의 몫이다.

서울대생 보라는 88올림픽 피켓걸 연습을 하는 덕선과 시비가 붙자 "넌 정부의 우민화 정책에 놀아나고 있다. 올림픽 때문에 얼마나 많은 철거민이 생겼는지 아느냐"라고 성토한다.

이번주 방송에서는 학생운동 때문에 아버지 동일(성동일)과 마찰을 빚는 모습으로 새로운 이야기의 중심에 섰다.

덕선 못지않게 보라 캐릭터가 힘을 받는 것은 류혜영의 내공 덕분이다.

류혜영은 고등학생이던 2007년 단편영화 '나는 고교생이다'로 데뷔, 다양한 저예산 독립영화에서 선명한 캐릭터들을 맡아왔다.

지난해 박해일과 호흡을 맞춘 영화 '나의 독재자'를 계기로 상업영화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고, 같은해 제1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