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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0일 04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20일 04시 54분 KST

세월호 참사, '대통령의 7시간'은 조사하면 안 된다?

한겨레

19일 해양수산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 특조위 현안 대응방안’ 문건을 보면, 정부는 여당 추천 특조위원과 여당 국회의원들을 동원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청와대 조사를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나온다.

문건은 특조위 활동 중에서도 ‘비에이치(BH·청와대) 조사’ 건과 관련해,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의 “위원직 사퇴 의사 표명”과 여당 국회의원들의 “비정상적 편향적 위원회 운영 비판”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적극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청와대 등의 참사대응 관련 업무 적정성 등에 관한 조사’를 신청한 것에 대해 지난달 20일 열린 특조위의 4차 진상규명소위원회가 조사 개시를 의결한 데 이어, 오는 23일 전원위원회에 이 안건을 상정하기로 상임위원회가 결정한 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여당 추천위원들은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5차 진상규명소위 때부터 이 조사신청건에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조사가 포함된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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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특조위 대회의실에서 해양수산부가 특조위 조사 대응 문건을 만든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특별법을 보면, 청와대의 초기 대응 등은 특조위의 조사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특별법이 ‘구조·구난 작업과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데다, 피해자가 신청한 사안 가운데 ‘각하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조사를 시작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 대상에 넣을지 여부는 아직 결정도 안 된 상태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분명치도 않은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 우위에 둔다고 볼 수 없다”며 “(여당 추천위원들은) 특조위 활동에 정치색을 입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건에선 “청와대 조사건과 관련 해수부 장관 내정자 및 차관-부위원장 간 면담시 기(이미)협조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실제로 이헌 특조위 부위원장은 김영석 해수부 장관을 만난 바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청와대 조사 때문이 아니라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과 진상규명국장 인선에 관해 정부 쪽에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문건은 또 ‘(세월호) 선체 조사에 최대한 협조함으로써 활동기간 연장 기간(의) 최소화를 도모’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특조위 활동 기산일로 임명장 수여일(2015년 3월9일)을 고수’하라는 지침도 있다. 세월호 선체 조사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특조위 활동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실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지난 9일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적절한 선에서 원인 규명이 이뤄지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고, 취임 뒤인 지난 14일 진도를 찾아 “세월호 선체 인양을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조위 활동기한과 예산에 대해서도 내년 6월30일 종료가 아닌 내년 9월8일로 판단해 인양 이후 선체 조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기재부 편성 예산안에서 2개월분 남짓(7월1일~9월8일)의 예산을 추가편성하도록 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해수부의 전향적 자세가 어떤 이유에 따른 것이었는지 의문이었는데 문건을 보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특조위의 활동 상황 등과 이날 여당 특조위원 등의 기자회견을 보면 해수부가 특조위 운영에 대해 정확히 파악한 뒤 그에 따른 지침을 만들고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위원장은 “(사퇴 불사라고 하는 등)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것에서 보이듯 문건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위원직을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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