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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9일 12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19일 12시 20분 KST

새누리당이 '테러 방지'를 구실로 '휴대폰 감청 허용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stevanovicigor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 이후, 새누리당 등이 ‘국가안보를 위해 수사기관이 휴대폰을 도청·감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국정원의 오랜 숙원사업이라고 불렸던 바로 그 내용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YTN라디오 ‘신율의 아침 새아침’에 출연해 “테러분자들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의 감청할 수 있는, 그걸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건 휴대폰 감청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법은 이전 국회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반대에 부딪혀 한 번도 통과되지 못했다. 거의 꺼져가던 불씨가 파리 테러 이후 ‘테러 방지’라는 명목으로 다시 살아난 셈이다.

최근 언급되는 건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등이 지난 6월 마련한 개정안(PDF)이다. 이 법은 큰 틀에서 일명 ‘테러방지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1. 휴대폰 감청을 전혀 못하고 있어서 범죄 수사에 어려움이 많고, 이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2. 통신사에 ‘감청 협조장비’를 무조건 설치하도록 하고, 수사기관이 영장에 따라 요청하면 통신사들이 의무적으로 감청에 협조하도록 해야 한다!


새누리당을 비롯해 국정원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들은 법적근거가 없어서 휴대폰 감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박 의원이 낸 개정안은 바로 그 근거를 마련해주자는 취지라는 것.

smartphone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법안을 심사하는 회의를 열어 이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여야의 의견은 이번에도 팽팽하게 맞섰다.

박민식 의원은 "문명 국가 중에 휴대전화의 합법 감청을 못하게 하는 나라는 없다"며 "사생활을 침해하자는 게 아니라 정보기관이 제대로 정보수집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략)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프랑스는 휴대전화 감청이 보장돼 있지만 테러를 못 막았다"며 "휴대전화 감청이 허용되면 테러를 막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못막는다는 이분법은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머니투데이 the300 11월19일)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지금 법으로도 충분히 휴대폰 감청을 할 수 있다’며 이 법을 추진하는 ‘다른 목적’을 의심해왔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비슷한 내용으로 지난해 발의했던 개정안에 대해 당시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이렇게 지적했다. (전문보기)

법안의 핵심 내용은 휴대전화 감청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모든 통신사에 국정원이 감청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데 있습니다.

(중략)

국정원의 주장은 장비가 없어서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정원은 그간 휴대전화 감청을 해 왔습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휴대전화 감청, 서상기 의원이라면 받으시겠어요?)


여야는 이 문제를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