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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6일 11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16일 13시 56분 KST

시민에게 쏘는 총이 정당하다는 새누리 의원의 이야기가 틀린 3가지 이유

한겨레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와 관련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폭력시위 엄단'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11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초·재선 모임 '아침소리' 정례회동에 참석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선진국의 경찰대응과 진압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면 과잉진압인지 여부 판단에 참고가 될 것 같다.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미국은 그냥 패버린다. 그게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10건 중 80~90%는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 뒷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을 총 쏘는 걸로 인식해 쏴 죽인 것도 정당하다고 인정한 사례가 있다. 일부 국내 언론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부각하는데 선진국을 보며 판단할 필요가 있겠다" (11월16일, 아시아경제)

1. 미국은 백악관 앞에서 시위가 가능하다

미국은 백악관 앞에서까지 시위가 가능할 정도로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지난 2005년 9월 26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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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시핸(맨 아래 가운데)씨.(자료사진)

지난 10년간 이러한 보수적 기류가 정치를 압도했던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적어도 24일 하루만큼은 리버럴 이상주의가 만발했다.이날 오후 4시 워싱턴 시내 엘립스 잔디공원. 백악관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시위대가 속속 모여들었다.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여름휴가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반전(反戰)의 불씨를 되살린 ‘반전의 어머니’ 신디 시핸 씨의 연설도 있었다. (2005년9월26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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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시위들.

물론, 백악관 앞에서도 폴리스 라인을 넘거나 도를 넘는 시위를 하면 체포해버린다. 하지만, 백악관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집회참가자들의 통행을 막지는 않는다. 적어도 수백, 수천대의 경찰차를 동원해서 말이다.

2. 미국에서는 총기 사고 때문에 해마다 골치가 아프다

이 의원의 '바람'(?)과는 달리 미국에서 총기 소유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일반인들이 폭넓게 총기를 소유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미국과 총기가 규제된 한국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총기 문제는 미국의 해묵은 문제다. 지난 10월에는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가슴이 찢어진다”며 총기 규제에 대한 강력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건 틀에 박힌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일상적으로 총기 사건이 보도되고, 제가 이 연단에 서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도 일상적이 되었습니다. 사건의 결과를 놓고 대화를 하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우린 무감각해져 버렸습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10월2일)

경찰의 총기 발사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미국을 들끓게 만든 '퍼거슨 사태' 역시 흑인을 향해 쏜 미국 경찰관의 총기 발사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손들었으니 쏘지마'(Hands up, Don't shoot)라는 외침에도 결국 경찰관이 총을 쏘고, 이로 인해 100년간 묵혀있던 흑백갈등 문제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의원이 생각하는 선진국의 공권력 집행은 바로 이런 모습을 말하는 걸까?

박병일 SBS 기자의 6월16일 월드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한 해(2014년)에만 623명이 경찰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힐 정도로 경찰관의 총기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경찰 역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총기를 다루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교육하고 있다. 박 기자가 경험한 시뮬레이션 체험은 다음과 같다.

그러자 남성은 목청을 높였고 오른 손을 계속 허리 춤에서 떼지 않았습니다. “손 들어!”라는 명령을 세 번 하는 순간 남성이 총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제 총에서 총성이 두 번 울렸고 남성은 뒤로 쓰러졌습니다. 상황이 종료됐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화면 오른쪽에서 한 남성이 오른 손에 시커먼 물체를 든 채 기자에게 거칠게 소리치며 다가왔습니다. 기자가 곧바로 ‘꼼짝 마’라는 외침과 함께 총을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총을 쏘는 순간 기자는 뭔가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남성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휴대전화였던 겁니다. 무고한 시민을 사살한 겁니다.(SBS 월드리포트, 6월16일)

3. 경찰차로 집회 참가자의 통행을 막아서는 안 된다. 경찰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집회와 시위에 관해 시위자들의 통행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차벽'은 위헌이라고 결정을 내렸지만, 경찰은 여전히 시위에서 차벽을 치고 집회자들의 시위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 한국특파원인 제임스 피어슨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런 현상에 대해 "만약 집회 참가자들을 차로 가둔다면, 아마도 곧장 차가 부셔져버릴 것"이라며 영국에서 벌어진 시위 사진 링크를 담아 트윗했다.

제임스 피어슨이 트윗한 사진은 바로 지난 2010년 11월 24일,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학생의 날' 시위 때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3000파운의 대학 평균등록금을 3배나 오른 9000파운드로 올린다고 정부가 발표했기 때문이다. 등록금 인상이 계속되자 거리로 나온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고, 경찰차에 이 같은 테러(?)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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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가 가해진(?) 경찰차 앞에서 기념사진까지 찍는 모습이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선진국을 보며 판단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14일 월요일 오전, 토요일에 벌어진 집회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은 다음과 같았다.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기장을)

“폭력 시위에 부서지고 불탄 차량이 50대가 있는데 원형을 보존해서 광화문 광장에 전시하자. 폭도들의 만행이 어땠는지 직접 국민들이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갑)

“차량, 사다리, 각목, 쇠파이프, 밧줄까지 준비해서 과격한 난동을 부린 것을 보면 소위 말하는 유사범죄단체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 (부산 영도)

“‘언제든지 노동자, 민중이 분노하면 서울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똑똑히 보여주자’고 말함으로써 이들의 의도가 나라를 마비시키겠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국민들은 공권력이 불법무도한 세력들에게 유린되는 무능하고 나약한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다. 안을 책임지는 경찰청장은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엄격한 법집행을 하는데 그 직을 걸어야 한다”

(11월16일,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