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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0일 14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10일 14시 14분 KST

단결! 신고합니다!...? 전남대 음대생, '군대식 문화'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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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후배에게 폭행, 폭언 등을 하며 엠티란 명목으로 후배들을 모아두고 군기를 주고, 신체적 고통을 반강제적으로 강요하며, 이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학과의 행사 등에서 제외, 제명시킨다고 협박을 합니다.”

페이스북 내 커뮤니티인 ‘전남대 대신 전해드려요’에 음대 학생 ㄱ씨가 올린 글의 일부다. ㄱ씨는 “전남대학교란 5·18민주항쟁의 시발점이며 그 기상을 자랑스럽게 여겨 인권, 자유 그리고 평등을 중시하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예술대학 음악학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마치 군사정권을 방불케 한다”며 단체 ‘얼차려’와 신고식 등 군대문화를 폭로했다.

음대 특정 전공 학생들의 단체 얼차려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5시께 전남대 예술대 음악학과 합주실에서 발생했다. 오케스트라 합동 연습을 하던 중 4학년 학생과 오케스트라 단무장(총무)이 연주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후배들에게 단체기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2,3학년 학생 80여명은 5분여 동안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집단 얼차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4학년 학생들은 또 후배들을 남학생과 여학생으로 나눠 30여분 동안 훈계하면서 고개를 들어 천장 모서리를 쳐다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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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음대 신고식 내용을 적은 메모.

ㄱ씨는 음대 신고식의 문제점도 폭로했다. 그는 “일명 ‘코카’(졸업 선배 대면식)를 하는 날은 일찍부터 신입생과 바로 위 학번들을 모아 군기를 주며 ‘단결! 신고합니다. ○○전공 ○○○는 20OO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OO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전공에 입학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에 신고합니다!’를 강제적으로 외우고 외치게 한다”고 썼다.

ㄱ씨는 “외우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학우가 있으면 전체가 머리를 박고 ‘죄송합니다!’를 외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것들이 21세기 대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니 무척이나 두렵고 적응 또한 되질 않습니다. 이는 인권모독이며 폭행입니다. 현 세대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 글이 뜬 뒤 페이스북엔 비슷한 경험을 폭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ㄴ씨는 “음악대학에서는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선배들은 2월 초 오리엔테이션부터…강압적이고 억압하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했다. “엠티에 육관문이라는 전통대로 신입생 한 명 당 5개 이상의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한다. … ○○전공 엠티에서는 신입생들에게 준비해온 장기자랑이 웃기지 않으면 입시곡을 부르라고 강요하고. 입학신고식 전문을 외우지 못하거나 소리를 적게 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며 폭언을 퍼붓는다. 그 와중에 남학생들에게 엎드리게 하여 기합을 준다. 선배들 이름을 모두 외울 것을 강요하는데, 만일 못하면 욕설과 폭언을 계속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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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음대 신고식 내용이 적혀 있는 메모.

이에 대해 전남대 예술대학 학생회는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음악학과 군기합 관련 글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걱정하시고 우려해주신 점 깊이 사과드린다.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예민하고 조심스럽게 이번 일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도한 비난과 억측은 삼가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지병문 총장 지시로 관련 전공 학생 전원을 일대일로 면담하는 등 진상 조사에 나섰다. 전남대 쪽은 “피해 사례 확인되면 학칙과 규정에 의거해 처벌할 것이고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내용으로 재발방지 대책 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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