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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09일 09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09일 09시 37분 KST

KF-X 핵심기술 노오오력하면 자체개발 할 수 있으니 예산을 달라?

지난 6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본소가 있는 대전으로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ADD는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 중 하나인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실물을 공개하며 시연까지 했다.


“핵심기술 이미 75~80% 확보했다”

이어 ADD 측은 “시험개발 단계를 기준으로 할 때 AESA 레이더 기술을 미국의 75∼80% 정도는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은 KF-X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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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ADD가 개발 중인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시제품.

AESA 레이더는 안테나가 레이더 각도를 전자적으로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주사해 공대공, 공대지, 공대해 표적 여러 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핵심 장비다. 쉽게 말해 KF-X의 눈에 해당한다.

KF-X에 장착되는 핵심 항공전자장비는 AESA 레이더를 비롯해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다.

이 가운데 AESA 레이더 개발은 가장 어렵고 위험도 크기 때문에 ADD가 수행 중이며 나머지 3개 장비 개발은 국내 민간업체들이 맡고 있다. (연합뉴스 11월7일)

보도를 종합하면, ADD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 AESA 기술을 비롯한 ‘4대 핵심기술’ 장비들을 모두 선보였다.


‘미국 기술이전 없어도 괜찮다!’

ADD는 왜 갑자기 이런 자리를 마련했을까? 그 이유를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최근 불거진 기술이전 논란 때문이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KF-X 관련 4대 핵심기술을 전투기 체계에 통합하는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으려 했지만 지난 4월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방사청은 이를 6월에야 청와대에 보고했고, 청와대는 기술이전 거부 가능성을 알고도 별다른 대책 없이 사업을 밀어붙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방위사업청이나 국방부는 ‘충분히 이전받을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공문을 보내 기술 이전을 요청했고, 지난 10월에는 미국 국방부 장관을 직접 만나 다시 한 번 기술 이전을 요청했지만, 역시 불가능하다’는 싸늘한 대답만 받았다. ‘굴욕외교’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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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0월15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미국 펜타곤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AP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책임론이 불거지자 정부와 군당국은 ‘우리가 직접 개발하면 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지난달 말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4대 핵심기술은 “우리 자체 개발이 가능한 기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ADD가 기자들에게 내놓은 메시지도 아래와 같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의 기술이전 없어도 괜찮다!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다!


어떻게??????

그러나 ADD가 기자들을 완전히 설득시킨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기술확보 80%를 단정짓기는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ADD의 기술확보평가방식은 사업에 이해관계가 있는 연구자와 업체 관계자에 의해 유사 무기체계 개발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라며 "자기가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문제를 풀고, 평가를 하는 방식이 아닌 해외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겨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기술력과 KF-X개발 가능성을 정확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11월9일)

하지만 기자들은 "AESA 레이더 말고 AESA 레이더를 전투기에 통합하는 기술 개발 현황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에 기술이전을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은 건 AESA 레이더 등 4개 장비 그 자체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그 장비를 전투기에 결합해서 제대로 된 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통합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와 같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11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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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는 뭐라고 설명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버전이 있다.

먼저 국방일보에 따르면, 정홍용 ADD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항공기와 국내에서 개발한 장비의 체계통합은

양쪽의 소스코드를 우리가 완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친구끼리 손을 맞잡는 것처럼 쉬울 것.”

‘유럽 업체’를 거론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 ‘한국형 전투기’는 미국 기술을 모태로 제작된다.)

ADD는 AESA 레이더 개발을 위해 유럽 업체와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 업체도 기술 협력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AESA 레이더를 KF-X 운영체계에 통합하는 기술 개발에 관해서는 ADD 관계자는 "수리온 헬기, FA-50 경공격기, 무인항공기 등의 체계통합기술 개발 경험을 토대로 필요할 경우 외국 업체의 협력을 얻어 2025년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11월8일)

조선일보 전현식 기자가 전한 바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장비와 전투기를 통합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노력”

“충분히 노력하면 개발 가능하다“


노오오오력 해볼테니 8조원을 달라?

<날 선 유승민 "KF-X 사업, 대통령이 속고 있다">국방부 장관과 방위사업청장이 곤욕을 치렀습니다.#KFX #한국형_전투기_사업 #반대론자는_만나보셨습니까?☞동영상 뉴스는 VIDEO MUG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242885

Posted by VIDEO MUG on Friday, 30 October 2015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대통령이 속고 있다”며 KF-X 사업의 실패 위험성이 청와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이런 식으로 과욕을 부리면 2025년에 전투기는커녕 시제기도 구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체개발 계획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문제를 감안한다면 스텔스 기능에다가 전자식 레이더를 장착한 한국형 전투기를 8조원으로 개발한다는 발상 자체가 허황됩니다. 유럽의 라팔이나 유로파이터는 개발비로 1천억달러, 즉 100조원을 썼습니다. 비록 그보다는 성능이 낮다고 할지라도 8조원으로 전투기 개발을 8년 만에 끝낸다? (허핑턴포스트 블로그 10월5일)


그럼에도 ADD는 그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노력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이다. 8조원으로 추정되는 개발비 얘기다.

정홍용 ADD 소장은 “기존까지는 1단계를 2019년까지, 2단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방사청에서 가속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해 2단계를 2017~2021년으로 앞당겨 1단계와 동시에 개발하게 된 것”이라며 “이를 성공시키려면 2017년부터 인력과 예산의 추가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방일보 11월8일)


정말 이게 ‘믿음’을 가지고 ‘돈’을 쏟아붓는다고 되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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