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11월 08일 15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08일 15시 44분 KST

은퇴 선언한 이천수, "나는 실력보다 운이 좋았던 선수"

"운동을 내려놓으니깐 시원섭섭한 생각은 들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합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 이천수(34)는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부산 아이파크의 경기 후 은퇴하는 심정을 이같이 전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으로, 당시 얼굴에 장난끼가 가시지 않았던 이천수는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이천수는 그라운드를 떠나는 결심을 하면서 웃음기 없는 얼굴에 담담한 표정으로 은퇴를 마음먹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은퇴여서 여러 소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그는 "개인적으로는 은퇴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왔고, 6개월 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내려놔야 그동안 운동을 했던 것이 부각되고, 잊혀지는 기간이 더딜 수 있을까도 생각했다"고 털어놓으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니깐 제가 선택을 했고, 선택한 저에게 스스로 축하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lee

이천수 선수가 8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여러 일이 많았던 축구선수로서, 운동을 내려놓는 것이 누구보다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시원섭섭한 생각은 들지만, 한편으론 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은 많고 멋있게 은퇴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할 때는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은퇴의 직접적인 계기는 없었다"고 말한 이천수는 "(딸)주은이가 아빠가 축구선수라는 것을 알 때까지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주은이가 알더라"고 웃으며 "내가 무의식적으로도 (주은이가 알면 은퇴한다는)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조금 더 운동할 수 있을 때, 박수받을 때 내려놓고 싶었다"며 "인천이 올해 초 어렵게 시작했고 강등 1순위로 꼽혔는데 정규리그 성적도 괜찮았고, FA컵은 결승까지 올라갔다"며 이런 순간 은퇴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천수는 한국 축구사에 '축구 천재'로 불린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나는 실력보다는 운이 좋았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그는 "실력이 운에 보탬이 돼 부각이 됐다"며 "시대를 잘 타고 나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스타가 필요할 때 부각이 됐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축구를 인천에서 시작해 고향인 인천에서 마지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군가가 얘기해 준 것처럼 이제 풍운아가 아니고 행운아인 것 같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lee

이천수는 전날 FC서울 차두리가 은퇴식을 한 것에 대해서는 "2002년 월드컵 선수들이 운동을 내려놓는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 두리형이랑 함께 떠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하는 지금이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될 것 같다"면서도 "선수로서는 2006년 월드컵 조별리그 토고전 골을 넣었던 순간"이라고 했다.

이천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주은이랑 많이 놀아줄 생각"이라며 "딸이 아빠가 싫다고 한다"고 딸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을 첫번째로 꼽았다.

또 지도자 연수와 함께 학업(고려대 입학)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지도자가 되면 "실전에 강한 선수를 키우고 싶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부평고와 고려대 출신인 이천수는 2002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데뷔했으며 같은 해 한일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K리그 신인상을 받은 이천수는 2003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해 '한국인 1호 프리메라리가'가 됐다.

이천수는 오는 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남 드래곤즈전에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밟고, 은퇴식을 갖는다.


[인터뷰 풀영상] 이천수 '은퇴 선언'…"시작 있으면 끝도 필요" - JT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