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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03일 11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03일 12시 02분 KST

박근혜 대통령은 다섯달 전, '위안부 마지막 협상 단계'라고 했었다

"두 정상은 올해가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 전환점에 해당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위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배상과 구체적인 시기 등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지만, '협의를 하자'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 "위안부 피해 협상 마지막 단계" 라더니?

그러나 박 대통령이 6월11일에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이번 협상과는 다소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 : 위안부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 협상의 마지막 단계다. 매우 의미있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자 : 그 과정을 설명해 줄 수 있나?

박근혜 대통령 : 이건 물밑 협상이라서 (내가) 내용을 밝히면 부주의한 사람이 될 것이다. (6월11일, 워싱턴포스트)

이처럼 인터뷰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처럼 언급이 됐지만, 결국 이번 회담에서 나온 내용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는 선언적 문구 뿐이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알맹이 없는 내용에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무엇을 가속화할 것인지, 지금 말씀하셨듯이 이 시기라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이 내용 자체는 무엇을 말하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협의, 지금 한국과 일본의 외교 국장들이 9차례까지 만나왔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는 빈번하게 만나왔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동안도 가속화했다고 보는데, 계속 했지만 결국 아베 정권의 입장이 변함이 없어서 하나도 내용이 진전되지 않았거든요. 그래놓고 지금 결정이 사실 이 두 정책권자에게 달려있었던 건데, 또 다시 자기들이 어떤 입장도 밝혀주지 않고, 그 협의에다가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그런 인상을 저희들이 지울 수 없습니다. 결국 이번에 한일정상회담을 하긴 했지만 왜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그런 협의가 되어 버렸죠. (11월3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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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정상 간의 합의 이후 실제로 실무급 협상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와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한겨레 11월3일 보도에 따르면 실제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은 회담 뒤 일본 기자를 상대로 한 회견에서 '후속조처'라는 말로 그동안 진행된 위안부 문제와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을 언급했다.

“(종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서 언급한 대로 (위안부로서) 인권이 유린된 여성의 존재는 총리나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보상이 끝났다는 문제와 인도적 견지에서 여러 후속 조처를 하는 것은 분리해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생각한다.” (11월3일, 한겨레)

한겨레는 "아베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추가 조처’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위안부 배상에 대한 문제는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들이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한국적 정서에서 이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스1' 11월3일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귀국 후 일본 BS후지TV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양국 국민이 (해결책에 대해) 완전히 납득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와중에 협상을 진행해 일치점을 찾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11월3일, 뉴스1)

결국,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아베 총리는 법적으로 일본이 책임을 질 일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도의적으로써 한국의 위안부에 대한 '후속 조처'를 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