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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02일 09시 28분 KST

식약처, "한국인 햄·고기 섭취 우려할 정도 아니다" (일문일답)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Jan. 18, 2010 file photo, steaks and other beef products are displayed for sale at a grocery store in McLean, Va. The meat industry is seeing red over the dietary guidelines.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s cancer agency says Monday Oct.26, 2015 that processed meats such as ham and sausage can lead to colon and other cancers, and red meat is probably cancer-causing as well. (AP Photo/J. Scott Applewhite, File)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가공육과 적색육(붉은 고기)의 한국 국민들 섭취량이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판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충북 청주시 오송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민의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 실태, 외국의 관련 권장 기준, WHO 발표 내용, 육류의 영양학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민의 가공육 섭취량은 1일평균 6.0g 수준"이라며 "매일 가공육 50g 섭취시 암 발생률이 18% 증가한다는 WHO 발표 내용을 참고하면 한국 국민의 가공육 섭취 수준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가공육의 색을 내거나 보존하는 데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의 섭취량도 우려 수준에는 한참 못 미쳤다. 2009~2010년 기준 한국인의 아질산나트륨 1일 섭취량은 WHO 1일 섭취허용량(0~0.06㎎/체중 1㎏)의 11.5% 수준이었다.

아울러 식약처는 적색육과 관련해서도 "한국인의 1일 섭취량은 61.5g 수준"이라며 "WHO는 매일 100g 섭취시 암 발생률이 17% 증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한국인의 적색육 섭취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외의 섭취 권장량과 비교해도 한국인의 가공육·적색육 섭취 정도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국인의 가공육과 적색육 1일 섭취량 67.5g은 영국의 섭취권장량(70g)보다 낮았으며 호주의 섭취권장량(65~100g)에는 낮은 수준으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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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1군 발암물질은 암을 유발한다는 근거가 확실한 경우에 해당한다. 담배나 석면 역시 1군 발암물질이다.

WHO는 이와 함께 쇠고기, 돼지고기, 염소고기, 양고기 등 붉은색을 띠는 적색육에 대해서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2A군의 발암 위험물질에 포함시켰다.

식약처는 다만 "적색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인 남성과 가공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채소 등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과 균형있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식약처는 국민들의 가공육·적색육 소비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가공육과 적색육의 섭취 가이드라인을 내년 하반기께 제정할 계획이다.

학계, 관계기관의 식품·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외국의 섭취권고 기준을 살펴보고 한국인 대상 식생활 실태조사도 진행해 적절하고 균형잡힌 섭취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가공육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는지 식품에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아울러 육류 뿐 아니라 적정 섭취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식품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핑 일문일답. (괄호 속은 답변자)

-- 2010∼2013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성인 남성의 적색육 섭취가 높은 편이다. 어떻게 보는가.

▲ 20∼30대 성인 남성 등 건강한 사람은 단백질이 많이 요구되기에 당연히 (적색육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이 먹는 것은 (현재)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어떻게 먹어야 되는지 영양학적인 필요량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 교수)

-- 그러나 WHO 기준과 비교해 높은 편 아닌가.

▲ WHO의 분석은 일반적인 섭취량 기준이 100g이라는 것이다. 아이부터 어른에 대한 평균치이며, 연령에 따라서 필요량은 달라질 것이다. 덧붙이자면 WHO 권고에는 국가마다 식습관과 여러 가지 노출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해야 된다는 부분이 있다. (권오란)

-- 국가별로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 육류 자체가 발암이라는 약간의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는 조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발암물질이 더 문제가 된다. 동일한 100g을 한국인이 섭취하는 것과 서구인이 섭취하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 서구에서 나와있는 결과만을 갖고 우리 국민이 100g 이상을 먹어야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약간 이른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상아 강원대 예방의학과 교수)

--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일단은 서구는 기본적으로 육류가 주식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곡류가 주식으로 육류는 반찬류에 들어간다. 동일한 100g을 섭취할 때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노출 요인이 식습관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의미다. (이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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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 소시지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어떻게 보는가.

▲ 가공육의 섭취가 상대적으로 높은 청소년이나 어린 아이의 경우, 식품 기호가 성인이 됐을 때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IARC의 결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방향은 아이들에게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것과 함께 발암물질이 가급적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마련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이상아)

-- 햄, 소시지 등에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아질산나트륨 하나만 갖고 문제로 삼기보다는 이것이 반응해서 최종적으로 인체에 위해할 수 있는지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식약처는 이를 지속적으로 평가, 모니터링하고 있다. (손문기 식약처 차장)

-- 가공육 섭취와 한국인의 암 발생 현황을 분석한 관련 연구가 있었나.

▲ 아직은 가공육과 암발생으로 직접적으로 연계된 연구결과는 없다. 적색육에 대해서는 환자-대조군 연구, 추적 기간이 짧은 대조군 코호트 연구를 한 결과가 있긴 하지만 이를 메타 분석한 결과 유의한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정선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영양역학 교수)

-- WHO의 발표를 어떻게 보는가.

▲ IARC는 과거 가공육·적색육 등과 관련해 대장암이 발생한 800여건의 역학조사 결과를 데이터 분석했다. 그 결과가 2장 분량으로 요약됐지만 세부 보고서는 내년 6월 이후에 나올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암의 선제적 예방을 통해서 국민 건강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육류 섭취가 바로 암 발생을 촉발하는 것도 아니고 육식을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대장암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수준은 WHO의 발표 중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해 있다. 아직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다. (손문기)

-- 앞으로의 계획은.

▲ 국민 건강을 위한 적정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관련 연구, 실태조사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하겠다. (손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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