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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02일 08시 4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1월 02일 08시 46분 KST

미국, KF-X 언급 없이 '우주·사이버' 협력 강조한 이유는?

연합뉴스

미국이 2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보다는 우주·사이버분야 협력에 더 관심을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제47차 SCM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주 및 사이버 공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와 관련한 핵심 인프라 역량을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주 쓰레기와 태양 흑점 폭발 여파 등 우주공간의 상황 인식과 상호 운용연습(TTX), 우주분야 운영자 훈련, 공동 사이버훈련과 연습, 사이버군사교육 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SCM의 공동성명 중 예년과 크게 달라진 표현은 우주·사이버분야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이 표현은 미측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SCM 회의에서는 KF-X 기술협력 분야는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SCM 사전 준비 회의 때에도 미국 정부가 이전 불가 방침을 밝힌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는 거론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이 이달 중으로 수출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 21개 기술 이전에 대해서도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SCM에서 합의한 '방산기술전략·협의체(DTSCG)'에서 KF-X 기술협력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미측은 생각은 우리의 기대와는 차이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협의체에는 양국 국방부와 외교부(미국은 국무부), 관련 부처 요원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미국 국무부는 자국의 전략 기술이 제3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는 정책과 법령제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미측이 이 협의체를 통해 한국이 미국의 전략 기술을 '카피'하는 것을 감시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21개 기술 이전과 관련해서는 미국 업체와 협의할 때부터 11월 말까지는 E/L(수출승인) 문제를 끝내기로 했다"면서 "KF-X 기술 문제는 SCM 의제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측이 우주·사이버협력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은 앞으로 한국 정부에 관련 무기와 기술 등을 수출할 여지가 많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korusa

특히 고도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같은 성층권 이상의 요격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아직은 사드 배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우주분야 협력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자연스럽게 거론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우리 군 당국은 우주·사이버분야에서 무기체계를 대거 개발하거나 도입할 계획이다.

유사시 전산망을 공격하는 사이버 도발 원점을 공격할 수 있는 '한국형 스턱스넷'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스턱스넷은 지난 2010년 6월 발견된 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 코드 안에 스턱스넷으로 시작하는 이름의 파일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해 퍼뜨린 사이버 무기로 추정돼 왔다.

오는 2040년을 목표로 우주전력 3단계 구축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공군은 1단계로 2020년까지 우주공통작전상황도를 지속 발전시키고, 전자광학 우주감시체계를 전력화해 스타워즈(우주작전) 수행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단계로 2030년까지 우주기상예보와 경보체계, 레이더 우주감시체계, 조기경보위성체계 등 우주감시 능력을 확보해 독자적으로 우주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을 구비한다.

마지막 3단계인 2040년을 전후로 적 위성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지상·우주기반 방어체계와 다양한 발사체를 개발하고, 유·무인 우주비행체를 운영하는 등 우주작전 및 우주전력 투사 능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우주무기 체계를 구축하려면 선진국의 첨단 기술력을 얻어 와야 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