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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9일 08시 4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9일 08시 52분 KST

알버 엘바즈, 14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랑방을 떠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랑방(LANVIN)의 디렉터 알버 엘바즈(Alber Elbaz)가 14년이라는 시간을 뒤로하고 떠난다.

패션매체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의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알버 엘바즈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그는 사임에 대해 "회사의 과반수 주주가 결정한 것"이라 전했다고 한다. 엘바즈는 랑방 측이 "옳은 쪽으로 사업의 비전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와 지난 14년 동안 랑방의 부흥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해온 아틀리에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랑방의 찬란함을 회복했고, 궁극의 프랑스 럭셔리 패션 하우스 사이에서 랑방을 제자리로 되돌려놓았다."라고 전했다. 패션 매체 비즈니스오프패션에 따르면 엘바즈는 장난스럽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죽어가는 브랜드 랑방을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그는 랑방에 오기 전 프랑스 브랜드 기 라로쉬(Guy Laroche),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에서 경력을 쌓았다.

alber elbaz

알버 엘바즈, 10월 1일 2016 S/S 파리컬렉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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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 엘바즈가 발표한 성명 전문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랑방은 엘바즈의 입장 표명 뒤 보도자료를 냈다. 랑방은 "알버 엘바즈가 랑방에 남긴 역사의 한 챕터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버 엘바즈와 랑방이 서로 좋게 헤어진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WWD가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한 것에 따르면, 엘바즈와 랑방의 CEO 왕쇼란(Shaw-Lan Wang)의 관계가 최근 몇 달간 좋지 않았다고 한다. 왕쇼란은 대만 미디어업계의 거물로, 2001년 8월 랑방을 프랑스 기업 로레알(L’Oréal)로부터 사들였다. 알버 엘바즈는 2001년 10월 랑방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에 의하면, "엘바즈는 랑방의 매출과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왕쇼란은 그저 브랜드를 팔고 싶지 않아 했다."고 한다. 알버즈가 보도자료에서 말한 것처럼 "옳은 쪽으로 사업의 비전을 찾길 바란다"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랑방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의 하락세를 보였고, 구찌(Gucci), 발렌티노(Valentino) 등을 가진 그룹들이 러브콜을 보냈는데도 왕쇼란은 이를 거절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또한 WWD에 따르면 엘바즈는 랑방이 분명한 전략과 타깃 투자가 없는 것, '럭셔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제품에 '랑방'이라는 이름을 새기고 아시아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타협한 것에 불평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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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방 CEO 왕쇼란과 알버 엘바즈. 2007년 프랑스 최고훈장 레종 도뇌르 시상식에서.

공교롭게도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도 디렉터 라프 시몬스의 사임 소식을 지난주 알린 바 있다. 영국 패션잡지 보그를 비롯한 패션 매체들은 라프에 뒤이어 엘바즈가 사임한 것을 두고, 엘바즈가 디올의 모기업 LVMH그룹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WWD는 라프 시몬스가 디올을 맡기 전, 그러니까 존 갈리아노가 유대인 인종차별 발언으로 해임된 이후, 엘바즈가 디올의 후임자로 거론된 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시 엘바즈가 랑방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서 계약에 장애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엘바즈가 랑방을 나오면서 지분을 팔아버렸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엘바즈를 포함해 최근 1년간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의 인사이동이 참 잦았다. 우선 지난 11월 존 갈리아노가 마틴 마르지엘라를 통해 패션계에 복귀했고, 올해 8월에는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더 왕이 사임했고, 지난 22일에는 라프 시몬스가 디올을 떠났다. 현재까지 디올과 랑방 모두 새로운 수장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Photo gallery랑방 2016 S/S 컬렉션 See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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