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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9일 06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9일 06시 07분 KST

한국 자산 상위 10%가 전체 부의 66% 보유 : 하위 50%는 2%

Gettyimagesbank

한국에선 20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자산 상위 10% 계층에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부(富)의 66%가 쏠려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위 50%가 가진 것은 전체 자산의 2%에 불과했다.

소득 불평등보다 심각한 부의 불평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2000∼2013년 상속세 자료를 분석해 한국사회 부의 분포도를 추정한 논문을 29일 낙성대경제연구소 홈페이지(naksung.re.kr)에 공개했다.

김 교수는 사망자의 자산과 그들의 사망률 정보를 이용해 살아있는 사람의 자산을 추정하는 방식을 썼다.

사망 신고가 들어오면 국세청은 자체 전산망으로 알아낼 수 있는 사망자 명의의 부동산·금융자산을 파악한다.

이 때문에 상속세 과세 대상이 아니더라도 사망자의 자산이 대체로 포착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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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2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한 자산 상위 10%는 2013년 전체 자산의 66.4%를 보유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0∼2007년 연평균인 63.2%보다 부의 불평등 정도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자산은 6억2천400만원이고, 자산이 최소 2억2천400만원을 넘어야 상위 10% 안에 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2013년 상위 1%의 자산은 전체 자산의 26.0%를 차지해 역시 2000∼2007년(24.2%)보다 불평등이 심화됐다.

상위 1%의 평균 자산은 24억3천700만원으로, 자산이 9억9천100만원 이상이어야 상위 1% 안에 들어갔다.

상위 1%의 평균 자산은 2000년 13억7천500만원, 2007년 22억7천600만원에서 계속 늘었다.

여기서 자산에 들어가는 부동산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계산됐다.

이를 시가로 바꿀 경우 자산이 13억원을 넘겨야 상위 1%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0.5% 안에 드는 최고 자산층의 평균 자산은 36억5천9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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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50%가 가진 자산 비중은 2000년 2.6%, 2006년 2.2%, 2013년 1.9%로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런 결과는 그간에 나왔던 국내외 연구진의 자산 불평등 추정 결과보다 심각한 것이다.

이에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4개 회원국의 2013년 자료를 조사해 한국은 전체 가구의 상위 10%가 부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 연구들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반으로 가구 단위의 자산 쏠림 정도를 분석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기반인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선 최고소득층의 자산·소득이 누락되고 금융자산의 절반이 빠져 있어 고소득층 자산이 과소 파악되는 문제가 있었다.

가구가 아닌 개인을 기준으로 한 부의 집중도 분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위 10%에 부가 집중된 정도는 한국이 영미권 국가보다 낮지만,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이다.

상위 10%가 차지한 부의 비중이 한국은 2013년 기준으로 66%이지만 프랑스는 2010∼2012년 평균 62.4%였다.

같은 기간 미국과 영국은 각각 76.3%, 70.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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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에서 부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김 교수는 소득 기준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2.1%, 상위 10%는 44.1%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었다.

반면에 자산 기준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대로 소득 기준으로 따질 때보다 훨씬 커진다.

이는 노동을 통해 얻는 소득보다 이미 축적된 부를 통해 얻는 수익의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돈이 돈을 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인 셈이다.

김 교수는 이 논문을 31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전국역사학대회에서 발표한다.


한국의 부의 불평등, 2000-2013: 상속세 자료에 의한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