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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6일 07시 2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6일 07시 27분 KST

치매 노모는 이별을 앞두고 65년 전 헤어진 아들을 기억해 냈다

연합뉴스

"반지 가져가라. 갖다 버리더라도 가져가라."

치매로 앞에 앉은 아들조차 인식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던 김월순(93) 할머니가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에서 다시 아들을 알아보고는 눈물을 흘렸다.

그러고는 오랜 시간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서 북측에 두고 온 장남 주재은(72) 씨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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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은 씨는 한사코 사양했으나 김 할머니는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일 수도 있는 반지를 아들의 손에 꼭 쥐여줬다.

상봉 첫날 재은씨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던 김 할머니는 25일 오전 개별상봉 때 잠시 알아보기도 했으나 이후 열린 공동중식과 단체상봉에서는 "이이는 누구야?"라며 다시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다 상봉 마지막 날인 이날 아들과 기나긴 이별을 준비하려는 듯 다시 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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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 갑산군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6·25전쟁이 일어나자 1·4 후퇴 때 재은 씨를 친정에 맡긴 채 둘째 아들 재희 씨만 업고 먼저 피난 간 남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왔다.

재은 씨에게 "열흘만 있다 올게. 갔다 올게"라고 하고 나간 것이 60여 년이 될 줄 몰랐던 것이다.

김 할머니와 재은 씨는 이날 어렵게 다시 만난 서로의 얼굴을 기억하며 함께하게 될 날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