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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3일 12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3일 12시 38분 KST

스웨덴 학교서 반(反)이민 극우주의자 추정 괴한 흉기난동으로 4명 사상

스웨덴의 한 학교에 흉기를 든 괴한이 들이닥쳐 교사 1명과 학생 1명을 살해했다.

현지 언론들은 반(反) 이민 극우주의자의 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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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학교서 흉기난동을 벌인 범인이 범행 전 학생들과 찍은 사진

스웨덴 경찰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스웨덴 남부 대도시 예테보리 인근 트롤하텐 지역의 한 학교에 복면한 20대 괴한이 들어와 흉기 공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남성 교사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남학생 1명이 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다 숨졌다. 또다른 교사 1명과 학생 1명도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범인은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나치군복을 연상시키는 검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검은 헬멧과 복면을 쓴 채 긴 칼을 들고 학교 내 식당 주변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현장에 있던 여학생은 현지 신문 아프톤블라데트에 "복면한 남자가 칼을 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할로윈 분위기가 나는 으스스한 음악을 틀어놓고 있었다"며 "친구들이 장난인 줄 알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고 전했다.

이 학생은 "선생님이 나와서 그 남자에게 '아이들 겁주지 말고 가라'고 하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선생님의 옆구리를 찔렀다"며 "나와 친구들이 간신히 뛰어 달아났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은 "검정색 할로윈 복장 차림으로 복면을 하고 있던 범인에게 친구 한 명이 다가서 맞서다가 흉기에 찔리는 것을 보고 모두들 달아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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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한의 흉기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한 스웨덴 학교

경찰은 범인이 트롤하텐 출신의 21세 남성이라고 밝혔을뿐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확한 범행 동기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범인이 평소에 극우 성향을 보였다는 점과 사건이 발생한 학교가 이민자 학생의 비율이 높다는 점, 범인이 나치 복장을 한 점 등을 들어 극우주의자의 테러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반(反)인종주의 단체 엑스포는 믿을 만한 소식통을 통해 범인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범인이 최근 극우·반이민 운동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아직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말하긴 이르지만 극우사상에 동조하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른 현지 언론들도 범인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에 히틀러와 나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게시물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총기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 스웨덴에서는 학교에서 이 같은 '묻지마 공격'이 일어나는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스웨덴 내에서는 이번 사건 소식이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스웨덴에서는 단 1건의 학교 공격만이 발생해 학생 1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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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사건 현장을 찾아가 이날을 '비극의 날'로 규정했으며,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도 "스웨덴이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가 일반인에 대한 통제가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다니는 이 학교는 학생 수가 400명으로, 학교 자체의 학생식당이나 다른 부속건물로 이동하려면 학생들이 일반인도 출입할 수 있는 식당을 거쳐 가야 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외부인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학교 건물 구조의 취약점을 짚고, 이에 관한 교사들의 우려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