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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1일 07시 28분 KST

'집값 오르면 소비 늘어난다'는 거짓말 : 1% 오를 때 0.06% 늘었다

Shutterstock / Andy Dean Photography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 증가가 끼치는 영향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 김영식 교수팀이 2008~2014년 주택과 주택담보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13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득이 1% 늘어날 때 소비는 0.141% 증가한 반면 주택가격이 1% 상승할 때 소비는 0.0649% 느는 데 그쳤다.

또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나타났고, 저소득층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미미했다.

이는 소비를 통한 경기활성화를 위해서는 주택과 같은 자산가격 상승보다는 소득 증대가 더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대출자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DTI가 25% 미만인 대출자는 주택가격이 1% 상승할 때 소비는 0.083% 늘어난 반면 25~50%인 대출자는 0.0416% 증가하는 데 그쳐 상승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50~75%인 대출자는 0.0011% 증가하는 데 그쳤고, 75% 이상인 대출자는 주택가격이 상승해도 오히려 소비를 줄였다.

대출자들의 부채상환 부담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집값 상승에 따라 자산이 늘어나더라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뜻이다.

house loan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상한선(당시 60%)에 근접할 정도로 과도하게 높거나 소득 수준이 낮은 자영업자들은 오른 집값에 기대 씀씀이를 늘렸다.

이들은 '주택가격 상승→추가대출 여력 확대→소비증가'의 경로를 밟았다.

이는 보유주택을 담보로 생활안정자금이나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들이 가계 자금의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김 교수는 해석했다.

연령별로는 연령이 올라갈수록 주택가격이 오르면 소비를 늘렸다.

다만 결혼적령기(31~35세) 주택보유자들은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소비를 오히려 줄였다.

자녀 출산 등을 이유로 돈을 쓰는 것보다는 저축을 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지역별 집값 동향을 보면 5대 광역시의 주택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에 수도권 지역의 주택은 하락했다.

부산은 2008년 8월 대비 작년 8월 40.8%, 대구는 36% 올랐다. 인천을 제외한 경기지역은 같은 기간 16.5% 하락했다.

김 교수는 "LTV와 DTI의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은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의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한계소비성향(새로 늘어난 소득 가운데 소비에 지출하는 비율)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주택가격보다는 소득 증대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과도한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을 통한 소비증진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LTV·DTI 규제 완화는 가계부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정책의 득과 실을 명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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