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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8일 05시 5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08일 05시 58분 KST

'국정교과서', 밑바탕에는 '박 대통령의 집착'

한겨레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의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완강한 신념과 집착’이 자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줄곧 “올바른 국가관” “균형 잡힌 역사의식” 등을 강조하며, 국가가 관여하는 단일 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여기엔 ‘좌편향’된 교사들이 집필한 역사교과서 탓에 아이들이 편향된 역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한국사 교육의 전반적이고 일반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신 적이 있다”며 “지난해 2월13일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가 있었고 이때의 모두발언을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당시 업무보고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역사교육을 통해서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에 많은 사실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있는 내용은 논란이 있는데, 이런 것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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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교육부를 향해 “교육부는 이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사실에 근거한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 개발 등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2월 발언이) 청와대 쪽의 최종 입장이고, 청와대의 입장은 그 이후로 변하지 않았다”고 밝혀, 정부여당의 국정화 결정에 박 대통령의 이런 확고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2013년 6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육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처음 제기했다. 당시 발표된 고교생 대상 역사의식 조사에서 “6·25 전쟁이 북침에 의한 것”이라는 답이 69%에 이르렀다는 여론조사에 대한 반응이었다. 당시 조사는 응답자들이 ‘북침’의 뜻을 ‘북한이 침공한 것’으로 이해한 해프닝이라는 것이 이후 밝혀졌지만, 박 대통령은 이후에도 역사교과서 비판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같은 해 7월에는 “기성세대가 끝내야 할 분열과 갈등이 다음 세대까지 대물림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국민대통합위원회 제1차 회의)고 밝혔고, 두달 뒤엔 “지금까지 한국사 교과서를 검정할 때마다 논란이 반복돼 왔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검토해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2013년 9월 국무회의)고 당부하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정화 드라이브’에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회복’ 열망이 투영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부당하게 폄하되어 왔다는 시각을 드러내 왔다. 최근 국내외에서 새마을운동 적극 홍보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정화가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잘 아는 한 역사학계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에서도 애초 국정과 검정 2~3종 병행 발행 정도를 고려했으나, 박 대통령이 끝내 국정 단일 교과서 발행을 고집했다”며 “박 대통령은 아버지 ‘탄신’ 100주년인 2017년에 맞춰 국정 교과서를 통해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국정교과서를 두고 부정적 여론이 높지만 청와대 쪽은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부정적 여론 역시 ‘역사교사들의 밥그릇 지키기’ 정도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역사교사나 연구진들은 교과서 집필진과 감수, 출판, 참고서 등 교과서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국정교과서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국정이 좋다고 하고 학자들은 반대하는데, 이는 결국 학자·교사들이 본인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역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니라 이해관계에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