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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4일 07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04일 07시 32분 KST

부산 권총 탈취범, '자살' 아니라 우체국 털려고 범행(사진)

연합뉴스

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을 훔쳐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붙잡힌 홍모(29)씨는 사업자금을 마련하려고 우체국 현금을 털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3일 오후 검거한 홍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해 홍씨에게서 우체국을 털려고 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을 훔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홍씨가 사격장에서 도주하면서 버린 가방에서 들었던 비니(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뒤집어 쓰는 모자)가 결정적인 단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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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홍씨가 범행을 위해 비니에 눈구멍을 뚫은 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2년간 미용실을 운영하며 진 3천만원의 빚과 식당 개업을 준비하며 추가로 3천만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돈이 없자 홍씨는 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을 탈취해 우체국에서 강도짓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홍씨의 범행 준비과정은 치밀했다.

범행 20여일 전 홍씨는 해운대구 좌동에 있는 우체국을 면밀히 관찰했다. 이곳은 평소 홍씨가 택배를 부치기 위해 찾는 곳이었다. 청원경찰이 없고 경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것으로 보인 이 우체국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상태였다.

이후 홍씨는 지난달 26일께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사격장', '은행강도' 등의 단어로 검색하며 구체적인 범행정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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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달 말 해운대에 있는 시장에서 주방용 칼을 훔치고 인터넷 검색으로 3일 범행했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실내사격장 위치를 확인했다.

이달 1일 낮 흉기를 들고 권총을 탈취하려고 해당 사격장에 갔었지만 남자 직원 등 2명이 있어 범행을 포기했다.

이틀 뒤인 3일 오전 9시 20분께 우체국을 털 때 얼굴을 가릴 도구들과 흉기를 들고 사격장에 들어가 10발씩 2번을 쏜 뒤 여주인 전모(46)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미리 봐둔 사격장 후문으로 빠져나간 뒤 옷을 갈아입고 비니 등 범행도구가 든 가방을 버렸다.

그러나 홍씨는 범행 후 애초 계획했던 우체국 강도를 실행하지 못했다.

흉기로 겁만 주려고 했던 사격장 업주를 찌른 데 대한 불안감과 범행 후 경찰의 신속한 공개수사 전환으로 인상착의가 언론에 노출된 뒤 선배인 사업 동업자로부터터 온 "이거 너 아니제(아니지) 행님(형님)이 불안불안하다"는 문자메시지가 홍씨의 강도실행을 주저하게 만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홍씨는 서면 사격장을 빠져나와 골목과 약국, 대로변을 활보하며 3시간여를 걸어서 수영구 부산지방병무청까지 가서 택시를 타고 해운대 송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내린 뒤 다시 택시를 타고 기장군 일광으로 이동하다가 오후 1시 35분께 기장군 청강사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홍씨는 앞서 범행동기에 대해 "사업실패로 자살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