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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1일 00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01일 00시 31분 KST

교장은 200일 해외여행 ·교사는 학생과 음주한 학교

한겨레

‘허위 서류 꾸며 재단 쪽 사람 채용, 교무부장 부인과 원어민 보조교사 숙소 계약 체결, 휴가 결재 없이 226일을 무단으로 국외여행을 한 교장, 자신의 집에서 학생들과 술을 마신 여교사, 학교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개인 기업체 간부로 일한 행정실장….’

경기도에서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한 학교법인에서 최근 5~6년 사이 벌인 비위 행태다. 일부 교사·교직원들이 ‘재단 실세’임을 내세워 교육 현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8월22일부터 3개월여 동안 조사해 밝혀진 내용들은 자못 충격적이다.

30일 <한겨레>가 입수한 이 학교법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 법인은 2009년 고교 교원을 신규 채용하면서 필기와 면접도 없이 서류를 거짓으로 꾸며 재단 쪽 사람을 뽑았다. 이후 이 교사는 ‘재단 실세’임을 과시하며 고교 교무부장까지 올랐다. 공립학교 교사들이 20년 가까이 일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를 허위 서류로 학교에 들어간 인사가 불과 몇 년 만에 꿰찬 것이다. 해당 교사는 개인회사에 다녔다는 경력증명서를 냈으나, 조사 결과 이 회사는 휴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또, 원어민 보조교사 숙소 전·월세 계약을 하면서 ‘문제의 교무부장’과 그의 부인에게 적게는 420만원에서 많게는 22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다. 이 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은 수시로 무단결근을 했는데도 법인은 아무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년 전 이 학교를 퇴임한 교장은 무단결근만 37회 하고, 휴가 결재 없이 226.5일을 쉰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교직원 6명이 무단결근을 ‘밥 먹듯’ 했으나, 대부분 징계 시효가 지난 상태다.

이 학교 한 여교사는 지난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로 여학생들을 불러 술을 함께 마시기도 했다. 성분을 알 수 없는 약도 함께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교사는 자신이 지어놓은 감기약을 맥주와 함께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마약 성분이 의심된다는 주장까지 나와 도교육청은 약물검사까지 했다. 다행히 별다른 성분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떤 약인지 의문은 여전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전·현직 학교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각종 경비와 임금을 회수하도록 했다. 해당 지역 시민단체는 “수사권이 없는 감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검찰이 광범위한 수사로 사학 비리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