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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6일 19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9월 16일 19시 14분 KST

몇몇 암은 걸린 지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다(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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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암이 급증하고 있다. 1992년에는 미국인 10만 명 중 5.9명이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는데, 2002년에는 9.2명으로 늘었다. 가장 최신 자료인 2012년 수치를 보면 무려 14.9명으로 늘어났다. 불과 20년 전에 비해 2.5배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갑상선 암으로 죽는 미국인의 비율은 1992년 이래 달라지지 않았다. 사실 1935년 이후로 변함이 없다.

이번 주에 갑상선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갑상선 암 진단이 느는 것은 검사 방법이 좋아져서이지 암이 늘기 때문은 아니라고 한다. MRI, CT, 초음파 조직 검사 등의 현대적 진단 기술을 사용하면 예전보다 갑상선 종양 – 특히 작은 종양 – 을 훨씬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현재 의사들이 발견할 수 있는 작고 천천히 자라는 종양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아무 증상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나은 것 아닐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종양을 발견하면 환자와 의사들은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흔하다. 수술이 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심지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경우에도 말이다.

그래서 상기 갑상선 연구를 담당한 마요 클리닉의 내분비학자 후안 브리토 캄파나 박사는 이메일에서 ‘갑상선 암 검사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한다.

불필요한 갑상선 적출 시술은 늘 돈이 든다. 그 돈은 다른 데에 쓰는 게 낫다. 연구자들은 미국인들이 갑상선 암 치료에 쓰는 돈이 연간 16억 달러이고, 갑상선 암 진단을 받으면 파산할 위험성이 2.5배 커진다고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치료가 환자의 건강을 해친다는 점이다. 갑상선을 적출한 사람은 평생 동안 갑상선이 만드는 호르몬을 대체하는 호르몬을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수술이 그렇듯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며, 특히 목처럼 민감한 곳은 더욱 그렇다.

일부 전문가들은 갑상선 암을 비롯한 몇 가지 암의 경우에는 과잉진단, 과잉치료가 이루어지며, 그로 인해 환자들과 의료 체계 전반에 피해가 간다고 말한다. 폐, 간, 췌장 등의 암에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아주 중요하지만, 덜 공격적인 암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증상이 없을 경우 여성들이 난소암 검사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동의한다. 정기적인 유방조영술과 전립선 암 검사의 이점에도 오래 전부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올 여름, 이른바 ‘제로 단계’ 유방암(유방 관상피 내 암)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뉴스에 크게 보도되었다. 이 단계의 치료가 유방암 사망률을 전혀 줄이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암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달라지지만, 검사를 반대하는 주장의 기본적인 원칙은 장점보다 단점이 클 때가 많다는 것이다.

“미처 진단을 받지 못한 사람의 경우는 비극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우도 비극이다. 어떤 암의 경우는 미처 진단을 받지 못한 비극보다 불필요한 수술을 받은 비극이 더 크다.” 마이애미 대학교의 생명 윤리학자 로빈 피오레 박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휴스턴 M.D. 앤더슨 병원의 임상 암 예방 교수 테레스 비버스 교수는 검사의 장점과 단점이 엇비슷한 경우, 검사를 아예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검사의 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것까지 치료하지 않는다면 검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녀의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한 접근 모델로 전립선 암에 대한 최근의 실험을 드는 전문가들이 많다. 90년대 초, 의사들이 40세 이상 남성들을 대상으로 전립선 암의 생물지표인 혈액 중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를 특정하기 시작하며 전립선 암 진단 건수가 치솟았다. 의사들은 이를 치료하며 방사선 치료와 전립선 제거 건수를 높였다. 두 가지 치료 모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전립선 암은 보통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전립선 암 환자 남성 상당수는 전립선 암이 문제가 되기 전에 다른 이유로 죽는다.

그래서 미국 예방 대책 위원회는 2012년에 남성 환자들 대부분에게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하지 말기를 권했다. 그 이후 검사 비율은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의사들은 정부가 검사에 대한 권장 사항을 발표하기 전부터도 전립선 암에 대해 ‘적극적 감시’라 불리는 다른 접근 방식을 선택해왔다. 뉴욕 시나이 산 의료원 비뇨기과학장 아슈토시 테와리 박사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사용하면 전립선 암의 진행을 아주 정확하게 모니터 할 수 있어서, 환자의 건강을 위협할 때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적극적 감시를 받는 환자의 경우, 우리는 전립선 조직의 이미징과 유전자 분석을 자주 한다. 그러면 암의 위험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환자 중 50%에서 70%는 암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전립선 암 진단을 받은 남성 중 상당수가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건 좋은 일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For Some Cancers, Experts Increasingly Favor A 'Wait And See' Approach To Treatment'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