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09월 06일 07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9월 06일 07시 25분 KST

하루 40명 스스로 목숨 끊는 '자살 공화국'

한겨레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악명높다.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이 따라붙을 정도다.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최근 우리나라의 자살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 하루 약 40명꼴 스스로 목숨 끊어

2013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1만4천427명이었다. 1년 전보다 267명(1.9%) 늘었다. 하루 39.5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인구 10만명당 고의적 자해 사망자(자살)는 28.5명이었다. 전년대비 0.4명(1.5%)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2.0명이다. 한국의 절반도 안 된다.

헝가리(19.4명)와 일본(18.7명), 슬로베니아(18.6명), 벨기에(17.4명) 등이 자살 사망률 상위권에 포진해 있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적다.

2013년 자살률을 성별로 보면 남자는 39.8명이고 여자 17.3명이었다. 남자가 여자보다 2.3배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1년 전보다 30대(3.8%), 40대(6.1%), 50대(7.9%)의 자살률이 증가했다. 이외 연령층에서는 감소했다.

자살은 10대, 20대, 30대의 사망원인 1위로 꼽혔다.

한국의 자살률이 과거에도 이처럼 높았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만 해도 자살률은 8.8명으로 당시의 일본(17.5명)과 독일(17.1명)의 절반을 밑돌았다.

한국의 자살률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급증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00년 13.6명으로 는 데 이어 2003년 22.6명으로 껑충 뛰었다. 2009년 31.0명, 2010년 31.2명, 2011년 31.7명으로 가파르게 올라갔다가 2012년 28.1명으로 줄어든 이후 2013년 28.5명으로 다시 상승했다.

◇ 자살 원인은…고령화와 경제적 어려움

왜 유독 우리나라만 자살이 급격하게 는 것일까?

노용환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상영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급격한 인구사회학적 구조변화와 경제적 어려움에서 찾았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우리나라의 자살급증원인과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과제'란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급속하게 늙어갔다. 그렇지만 노인들은 노후 가난과 고독, 질병, 무직업에 적절하게 대응할 충분한 물질적, 정신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 적응에 실패한 것이다. 노년층의 선택 폭은 좁았다.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자살률은 급상승했다. 급증한 노인 자살률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한 우리나라 자살률 증가추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경쟁구조 심화,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소득불평등 확대 등도 한국의 자살급증에 한몫했다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경제위기 진행 과정에서 경제적 능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소외계층이 대거 양산됐다. 하지만 빈곤에 시달리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할 사회안전망은 부실했다.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두 차례의 경제위기는 전통적으로 가정경제를 책임져온 중장년층 남자들의 자살률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자살증가에 끼친 영향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통계청 사회조사보고서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이 자살 충동의 주요 이유로 꼽은 것은 '경제적 어려움'(42.6%)과 '질환·장애'(14.4%) 등이었다.

경찰청이 같은 해 자살 사망자의 유서와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5건 중 1건에 이르렀다.

2012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자살 1만3천940건 중 2천618건(18.8%)이 경제생활 문제로 발생했다. 정신적·정신과적 문제 3천861건(27.7%), 육체적 질병문제 2천887건(20.7%)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