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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06일 06시 4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9월 06일 06시 48분 KST

흑인 정자 받은 미국 백인 여성, 손해배상소송서 패소

흑인의 정자를 받아 출산한 미국의 백인 여성이 정자 제공의 실수를 범한 정자은행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 주 듀페이지 카운티 법원의 로널드 수터 판사는 지난 3일 미드웨스트 정자은행을 상대로 건 백인 여성 제니퍼 크램블렛(37)의 소송을 법적 가치의 결여를 이유로 기각했다.

jennifer cramblett

오하이오 주 유니언 타운에서 동성(同性) 애인과 함께 사는 크램블렛은 2011년 일리노이 주 시카고 인근의 미드웨스트 정자은행에 백인 기증자의 정자를 주문했으나 정자은행 측의 실수로 흑인의 정자를 받은 뒤 흑백의 피가 섞인 딸 페이튼을 출산했다.

크램블렛 커플이 380번 백인 기증자의 정자를 선택했으나 병원 관계자가 이를 330번으로 잘못 쓴 바람에 흑인의 정자로 바뀌었다.

병원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비용 중 일부를 환급하는 선에서 일을 매듭지으려 했지만, 크램블렛은 그간 받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고통, 의료비 등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정자은행에 최소 5만 달러 이상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지난해 10월 제기했다.

페이튼을 사랑한다고 밝힌 크램블렛은 그러나 백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배타적인 문화에서 성장해 혼혈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데다가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금 거주지에서 혼혈 아이를 키우는 것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울러 페이튼이 백인 문화권에서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크램블렛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터 판사는 크램블렛이 소장에서 주장한 '잘못된 출산'이라는 개념은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면 법적 효력이 없다고 규정했다.

진료 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아이가 선천적 또는 유전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날 때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잘못된 출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페이튼이 건강하게 태어난 이상 출산이 잘못됐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터 판사는 또 일리노이 주의 혈액 및 장기 거래 책임법에 근거해 크램블렛이 병원 측의 '보증 위반'을 이유로 들었지만, 조사 결과 정자는 이 법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다만 크렘블랫이 병원 측의 태만과 부주의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시 제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