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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05일 12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9월 05일 12시 56분 KST

삼성전자-독일 악셀슈프링어 '미디어 동맹' 맺다

Gettyimageskorea

삼성전자와 유럽 최대의 신문·잡지 그룹인 독일의 악셀 슈프링어가 뉴스플랫폼 전쟁터를 장악하기 위한 동맹을 맺었다.

삼성으로서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맞설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고, 특히 뉴스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확보가 매우 중요해서다.

슈프링어로서도 '종이신문의 죽음'에 대비해 총력을 기울여온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분야에서도 구글페이스북 등에 밀리고 있어 새로운 전기가 필요했다.

이로써 전자업계와 미디어업계의 강자들이 합종연횡하는 생존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 첫 작품 모바일 앱 '업데이' 서비스 시작 = 디벨트, 폴리티코 유럽판, 테크크런치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삼성과 슈프링어는 지난 1일 베를린에서 '디지털 미디어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악셀 슈프링어의 최고경영자(CEO) 마티아스 되프너는 "지난 몇 년간 양사가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을 위한 환상적인 '기술적 기회들'에 대해 자주 의견을 나눈 결과가 이번 제휴"라고 밝혔다.

엄용훈 삼성전자 유럽법인 CEO는 "슈프링어의 디지털 출판 자산과 우리의 모바일 전문가가 어우러져 고객들을 흥분시키고 만족시킬 획기적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axel springer

양 사가 협력의 '첫 열매'로 내놓은 것은 '업데이'(Upday)라는 이름의 뉴스 모바일 앱이다.

3일부터 우선 독일과 폴란드의 삼성전자 디바이스 고객들에게 베타(시험)판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유럽 최대의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5'가 베를린에서 개막하기 하루 전날이다.

'업데이'는 스마트폰, 태블릿, 패플릿, 스마트워치 등 관련 기기 모두에서 작동한다.

양사는 내년 초에 정규판을 내놓고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독일어와 폴란드어 콘텐츠 편집팀만 있으나 내년엔 유럽 각국별로 편집팀을 두게 된다.

'업데이'는 크게 '알아야 할 것'(Need to Know)과 '알고 싶은 것'(Want to Know)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알아야 할 것'에선 악셀 슈프링어의 업데이 전담 편집팀이 그날의 '가장 중요한 화제들'을 선별, 간단하게 요약한 내용이 제목과 함께 제공된다.

각 콘텐츠를 누르면 출처인 뉴스통신사와 신문, 잡지 등의 웹사이트에 연결(아웃링크)돼 내용 전체를 볼 수 있다.

'알고 싶은 것'에선 사용자가 지정한 관심 분야나 종류의 뉴스 등 콘텐츠가 제공된다. 역시 각 콘텐츠 제목을 누르면 출처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콘텐츠 수집은 여러 뉴스통신, 신문, 잡지 등 사이트들의 RSS피드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선별해 보여주는 이른바 '애그리게이트'(aggregate) 또는 큐레이트하는 과정은 자체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즉, '업데이' 앱이 구글 등과 마찬가지로 외부 미디어기업이나 블로거 등이 생산한 콘텐츠들을 모아 자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애그리게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

◇ 삼성과 애플의 전략 차이 = 삼성이 일단 유럽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업데이'는 애플이 앞서 선보인 앱 '뉴스'에 맞서는 대항마다.

그러나 전략과 특성에 차이가 있다.

일단 애플의 '뉴스'는 스마트폰에 처음부터 깔려나오는 선탑재 앱이다.

원래 운영체제 iOS를 중심으로 형성한 콘텐츠 생태계 자체가 폐쇄적인 애플은 페이스북 등과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자사 화면(사이트)에만 가두어 놓고 보게 한다.

apple news

반면 삼성의 경우엔 원하는 사람만 구글플레이 등에서 내려받아 까는 앱이다.

선탑재 앱의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로 이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자율개방방식'의 장점도 크다

또 애플의 경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여러 유수 언론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었다

반면 삼성은 슈프링어 한 곳과 손을 잡아 콘텐츠를 모으고, 선별하고, 가공하고, 편집하는 일을 모두 맡겼다.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이른바 '데이터 프라이버시' 정책이다.

미디어플랫폼을 비롯한 인터넷 사업자들은 사용자의 각종 신원 정보와 관심사, 선호분야 등 다양한 데이터를 얻게 된다.

고객의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이 데이터들을 축적, 분석해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애플의 경우 '뉴스' 앱으로 얻은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반면에 삼성과 슈프링어는 이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 구글 비난해온 슈프링어의 변신 배경 = 악셀 슈프링어는 그동안 애그리게이터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특히 구글에 대해 "남의 재산을 허락도 받지 않고 공짜로 가져다가 장사를 하는 것으로 절도에 가깝다"며 '법적 전쟁'을 불사하는 강경한 태도를 취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과 손을 잡고 자신이 애그리게이터 역할을 겸하는 미디어플랫폼 업자가 됐다.

이에 대해 슈프링어 측은 구글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콘텐츠의 원출처인 신문 잡지사 등의 '보조적 저작권'(ancillary copyright)을 인정,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이미 관련 예산도 책정했으며, 독일 저작권료 징수단체 중 하나인 'VG미디어'의 회원 신문 잡지 출판사 등과 실무 절차도 진행 중이다.

VG미디어 회원사가 아니더라도 '업데이'에 자사 콘텐츠가 사용될 경우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협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프링어의 크리스토프 케제 부사장은 "우리는 이 분야에서 선례를 세우고 싶다. 우리가 남(구글)에게 요구한 행동방식에 맞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아직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슈프링어의 변신은 전통 미디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이다.

올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인수전에서 막판에 일본 니케이에 밀리기도 한 슈프링어는 그동안 신규 매체 인수 및 지분투자와 병행해 빌트, 디벨트 등 산하 신문 잡지의 디지털 미디어화에 집중해왔다.

지난해엔 독일 내 몇몇 지방지를 매각하고 구인구직 사이트나 부동산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그럼에도, 본류인 뉴스 시장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기술기업에 밀리는 형세가 계속되자 삼성과 손을 잡고 '윈윈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axel springer

슈프링어 입장에선 이번 거래를 통해 미디어시장의 장악력을 키우고, 결국 돈을 벌려는 것이 목적이다.

슈프링어와 삼성은 '업데이'와 관련해 삼성이 대가를 얼마나 지불하는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양 사가 모두 업데이 개발과 운영에 투자하고 있다"고만 밝혔다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슈프링어 측은 앞으로 삼성과의 제휴를 통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들을 개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쩌면 뉴스플랫폼 등에서 얻는 방대한 정보와 경험을 활용, 향후 언젠가는 인간의 생활과 관련 있는 각종 사업에 따로 또 같이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 길엔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있고, 어제의 경쟁자가 내일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합종연횡의 세상이며, 누구도 최후의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보조적 저작권' 도입 성공할까? = 슈프링어 측이 구글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실행에 들어간 '보조적 저작권'의 정착 여부는 미디어 업계의 중대 관심사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새로운 저작권 개념의 실제 적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조적 저작권'은 2013년 독일에서 '언론출판사의 저작물보호법'에서 처음 법제화됐다.

인터넷 포털이나 애그리게이터(또는 큐레이터), 검색엔진 같은 기업이 남의 뉴스 등을 끌어와 자신의 사이트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에 사용할 경우 로열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원문 링크를 포함한 뒤 '간단한 문구나 매우 적은 분량의 발췌문'만 노출시킬 경우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간단한'이나 '매우 적은' 등의 기준이 모호해 결국 구글로선 사실상 제재받을 일이 없고 승리한 셈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에 발끈한 슈프링어는 독자적으로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구글 검색결과에 그룹 산하 신문 뉴스가 포함되지 않도록 기술적 봉쇄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검색 클릭을 통해 자사 신문 사이트로 들어오는 트래픽이 40%, 구글 뉴스를 거쳐 들어오는 트래픽은 무려 80%나 줄어들었다.

결국 슈프링어는 봉쇄 조치를 풀며 사실상 백기를 들고 구글의 독점적 영향력이 확인됐으니 법과 행정력으로 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유럽 검색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미국에서보다 높다.

독일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보조적 저작권' 개념을 법에 도입했다.

그러나 문제는 콘텐츠의 원천 사이트가 로열티 면제를 아예 해줄 수 없고, 봉쇄 조치를 다시 풀어줄 수도 없도록 금지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구글은 스페인에선 아예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이밖에 오스트리아가 저작권법 개정안에 '보조적 저작권'을 포함, 지난 7월 법안을 의회에 보냈으나 찬반양론이 격화된 가운데 계류돼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관련 법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유럽의회 내 보수정당그룹인 유럽국민당(EPP)이 최근 저작권 개정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내에 저작권법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인데, 군터 외팅거 디지털 담당 EU 집행위원이 EPP 소속이며 '보조적 저작권'에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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