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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03일 12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9월 03일 12시 44분 KST

제목만 바꿔 창조론 가르치는 연세대 교수(사진)

Playmobil toy figures modified by German priest Markus Bomhard to depict biblical characters Adam and Eve are seen in Steinbach, Germany on March 31, 2009. The German clergyman has played Bible for more than two years, setting up Playmobil toys in biblical scenes and photographing them to illustrate his online version of the Good Book. But he's recently received signs of displeasure from the makers Zirndorf-based Geobra Brandstaetter GmbH & Co.  (AP Photo/Michael Probst)
ASSOCIATED PRESS
Playmobil toy figures modified by German priest Markus Bomhard to depict biblical characters Adam and Eve are seen in Steinbach, Germany on March 31, 2009. The German clergyman has played Bible for more than two years, setting up Playmobil toys in biblical scenes and photographing them to illustrate his online version of the Good Book. But he's recently received signs of displeasure from the makers Zirndorf-based Geobra Brandstaetter GmbH & Co. (AP Photo/Michael Probst)

연세대가 '창조과학' 수업을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를 이름만 바꿔 '생명의 기원: 창조론 vs 진화론'이란 이름으로 우회 개설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세대는 올해 2학기 공과대 '신입생 세미나' 과목으로 개설할 예정이던 '창조과학' 수업을 지난달 30일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고 오늘(3일) 밝혔다.

그러나 수업계획서를 열람해보면 이 과목은 '창조과학'에서 '생명의기원: 창조론 vs 진화론'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과학적 논의의 테이블에 '창조론'을 올린 데는 변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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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지난 8월 12일 해당 강의가 개설된다는 소식에 학생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종합대학에서 저런 과목을 가르치는 건 국제적 망신’ ‘이 과목 개설이 용인되면 아프리카 부두교의 주술도 의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등의 비판 글이 올라온 바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수업의 목표는 '기독교인 과학자는 성경 내용과 과학 지식 사이의 갈등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 성경 중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창조론-진화론에 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성경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고 되어 있었다.

이번에 제목이 바뀐 수업 계획서에는 '기독교인으로서의 과학자는 성경의 내용과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의 지식 사이에서 갈등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 이 과목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에 관한 심층적 토의를 통해 신앙인으로서의 과학자가 이해할 만한 생명과 우주의 기원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자 한다.'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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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기독교인 또는 신앙인으로서 과학자의 입장이 학생들의 과학 교육에 어째서 필요하냐는 것, 창조론에 대해 심층적 토의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인데, 비판하는 이들의 문제의식이 제대로 반영되지는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창조과학은 우주 대폭발(빅뱅), 진화론 등 현대 과학이 밝혀낸 성과를 부정하고 구약성서에 나온 천지창조가 과학적으로 입증 가능하다고 보는 학문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철학자인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11일 “수업계획서를 보면 창조과학을 과학으로 가르치려 한다. 정설을 부정하는 사이비 학문을 하나의 생각이 아닌 일정한 이론처럼 가르치려는 것은 교육자의 의무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겨레에 의하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1987년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결정한 바 있다고 한다.

한편 연세대학교 대회 홍보처는 "이전의 '창조과학'과 해당 과목은 전혀 다른 과목이다"라고 말하며 "성적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패스/논 패스 형태의 1학점 수업으로 해당 과목을 듣지 않아도 학사과정을 이수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