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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01일 12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9월 01일 12시 53분 KST

포르노 업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 감독들을 만나다(인터뷰)

porno 에리카 러스트는 페미니스트 포르노 영화를 만드는 스타 감독이다.

스토미 다니엘스(Stormy Daniels)가 포르노 업계에 들어오게 된 것은 성인 산업에서 성공한 여성의 전형적인 이야기처럼 보인다. 스트립 댄서였던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돈을 더 벌기 위해 성인 오락 업계로 넘어왔다. 그녀는 어느 모로 보나 전형적인 포르노 스타 같은 외모이다. 탈색한 금발 머리에, 가슴이 크다. 그녀는 2002년 업계 최대의 스튜디오인 위키드 픽쳐스와 계약했다.

그러나 10년 전 다니엘스의 진로가 갑자기 변했다. 그녀는 즉흥적으로 영화 각본을 썼는데 스튜디오의 감독 한 명이 그 자리에서 각본을 산 것이다. 이후 그녀는 배우 뿐만 아니라 각본가로 계약서를 쓰게 됐다. 그리고 2004년, 그녀는 ‘베이거스에서의 하룻밤’(One Night In Vegas)이라는 영화에서 처음으로 감독을 맡았다.

“처음부터 감독이 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고려해 본 적조차 없었죠. 나는 그저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첫 날 중간쯤에… 느낌이 왔죠. 난 이 일을 사랑해요. 이게 내가 할 일이에요.”

다니엘스는 이제 매년 10편의 장편 포르노 영화를 연출하는 포르노 전문 감독이다. 그 중 절반은 스튜디오 위키드 패션스의 작품이다. “위키드 패션스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 로맨틱한 라인이고, 애널 섹스 같은 ‘센 것’은 나오지 않아요.” 다른 절반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다. “나는 코미디, 여성만 나오는 영화, 대작 액션 영화, 로맨스, 어두운 서스펜스물을 해봤어요. 이제 웨스턴 장르의 포르노를 만들죠.”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다는 것뿐이다. 제작비가 높은 메인스트림 포르노의 크리에이티브 컨트롤을 맡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다니엘스는 이례적인 경우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 다니엘스는 전혀 이례적이지 않은 사례다.

포르노는 남성을 위해, 남성에 의해 움직이는 여성 혐오적 업계로 묘사되곤 하지만 – 근거가 없는 비난은 아니다 – 추정치에 의하면 포르노 시청자 3명 중 1명은 여성이고, 업계 내부자들은 여성들이 감독을 맡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포르노 업계에 성차별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업계에는 성차별이 존재하지요. 올해 여성 감독 중 오스카 후보에 오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없어요. 0명이에요.” 라스 베이거스의 네바다 대학교 젠더와 섹슈얼리티학 부교수인 린 코멜라의 말이다.

“성인 산업이 남성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울지도 모르겠지만, 여성들이 점점 업계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porno 다니엘스는 잘 나가는 배우인 동시에 매년 장편 10편을 연출하는 감독이다.

오랫동안 여성들에게는 닫혀 있었던 일부 업종과는 달리, ‘1970년대부터 생산된 성인 콘텐츠를 비교 역사적으로 연구해보면 포르노 초창기부터 여성들이 일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회학자이자 ‘노출: 사회학자가 탐구한 섹스, 사회, 성인 오락(Exposure: A Sociologist Explores Sex, Society, and Adult Entertainment)의 저자인 찬텔 티발스의 말이다(그러나 그녀는 포르노와 관련되어선 믿을 수 있는 구체적인 수치는 없다고 한다.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티발스는 포르노 산업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개방적인 이유 중 하나로 업계가 스스로를 산업을 고립시킨다는 점을 꼽았다. 때문에 가능하면 내부에서 다른 직군에 필요한 인력을 고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는 “성인 업계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우리가 보는 높은 성 평등에 기여했다”고 말한다.

물론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포르노 업계의 특성상 여성이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티발스는 “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연기자로서 이 업계에 들어온 후, 제작에 입문하고 크리에이티브 컨트롤의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여성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칸디다 로얄(Candida Royalle)은 미국 포르노 업계 제일의 여성 감독 중 한 명이다. 1970년대에 25편의 포르노에 출연했던 그녀는 배우에서 감독으로 전업한 최초의 여성들 중 하나다. 로얄은 허핑턴 포스트에 “포르노는 재미있었고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었지만, 영화들이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죠. ‘이런 영화들은 잘못된 게 하나도 없어. 성인들이 합의 하에 본다면, 그리고 성인들이 합의 하에 연기한다면 잘못된 건 아무것도 없지. 하지만 부족한 게 참 많아.’ 나는 당시 여성 운동에도 관여하고 있었고, 에로틱한 영화에 대한 여성들의 호기심이 아주 높아지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여성들이 보면서 진정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없었죠.”

candida royalle 1998년 영화 ‘욕망의 눈들’ 현장을 지휘하는 칸디다 로얄

그녀는 여성 관객들을 염두에 두고 여성의 관점에서 만든 포르노가 나와야 할 때라고 느꼈다. 1984년 그녀는 팜므 프로덕션스를 세웠다. 로얄은 소매업자들에게 이런 새로운 형태의 포르노 시장이 있다고 설득해야 했다. 당시엔 너무나 급진적이었기 때문에 설득이 쉽지는 않았다. “나는 화성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포르노를 만들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어요.” 코멜라의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다른 성인 영화들보다 스토리라인이 더 탄탄하고 긍정적인 성적 롤 모델링을 추구했던 로얄의 영화들을 반긴 관객들이 있었다. 덕분에 그녀는 30년 이상 포르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얄은 자신의 작품들은 ‘감각적으로 노골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녀를 페미니스트 포르노 제작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녀는 그런 표현은 거부하지만, 페미니스트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표현을 지어낸 적이 없어요. 미디어에서 지어낸 말이죠. 귀에 쏙 들어오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잠깐, 그 말은 모순 아니야?’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나는 페미니스트였고, 지금도 페미니스트에요. 페미니스트라는 부분은 아주 편안해요.”

“내가 정말 분한 것은 ‘포르노 제작자’라는 딱지가 영영 내게 붙었다는 점이에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활동 중인 저명한 여성 감독들 상당수는 페미니스트 포르노라는 개념을 포용한다. 대략적으로 말해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만든 보다 다양성이 있는 포르노, 등장하는 여성과 시청하는 여성 모두에게 힘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르노다.

스웨덴 감독이자 프로듀서 겸 시나리오 작가인 에리카 러스트(Erika Lust)는 페미니스트 포르노 씬의 스타다. 그녀는 최근 10년 동안 페미니스트 포르노가 크게 발달했다고 말한다. 러스트는 자신이 10년 전 업계에 들어왔을 때는 감독, 프로듀서, 작가 등 힘있는 자리에 있는 여성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포르노에서 리더십을 갖는 자리에 여성들이 더 많이 있어야 한다는 나의 믿음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로얄과 같은 선구자를 보며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녀는 그 목소리는 전적으로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라고 한다. 러스트에게 있어 그것은 여성이 쓰고 찍고 제작한 영화에서 여성이 진정 성적으로 즐기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나, 둘, 셋, 혹은 더 많은 수의 성인들이 합의 하에 성적으로 평등한 사이로서 기쁨을 주고받는 이야기를 말하는 내러티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기만이 아니라 얼굴 표정, 손, 몸의 위치 등 디테일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요. 만약 누군가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몸 전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어하지요.”

erika lust 에리카 러스트는 자신에게 있어 페미니스트 포르노에서는 ‘애티튜드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성 작가, 감독, 프로듀서들로 구성된 팀과 일한다.

러스트의 영화들에 나오는 여성들의 신체 형태는 다양하다. 몸에 타투가 있거나, 음모를 제거하지 않은 여성들도 있다. 그녀의 영화는 예술 영화 같은 느낌이 나며 인디 음악을 깐 것이 많다. 다니엘스가 위키드에서 만드는 메인스트림 포르노와 비슷한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 다른 느낌이다. 한편 다니엘스는 그녀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그녀가 좋아할 거라 생각하는 영화들 – 포르노계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물 – 이 사실은 그녀가 쓰고 감독하기 가장 싫은 영화들이라고 한다.

오늘날 업계에서 여성 감독들이 만들고 있는 포르노들의 한 가지 형태나 추세는 없다는 말이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여성들 중에는 소프트코어 포르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주 관능적인 에로틱한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여성들도 있지요. 하지만 거친 섹스를 보고, 또 쓰는 걸 좋아하는 여성들도 있어요.” 위키드 픽쳐스의 다른 감독인 제시카 드레이크의 말이다. 그녀는 ‘제시카 드레이크의 멋진 섹스 가이드 Jessica Drake’s Guide to Wicked Sex’라는 교육용 DVD 라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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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르노 산업이 창조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려 하는 모든 여성들을 환영하는 업계는 아니다. 일부에선 포르노 업계의 제작이 지금도 너무나 남성 중심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페미니스트 및 퀴어 포르노를 많이 만들어 보려고 자신의 프로덕션 회사를 차린 포르노 배우 겸 사회복지사 딜런 라이언도 그중 한 명이다. “포르노 제작과 유통에 여성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여성들은 자기가 섹시하고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섹스가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녀가 2014년 허핑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그리고 여성들은 어떤 식으로든 성인 업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낙인 찍힐 수 있다.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해도 말이다. 올해 포르노 배우 브리 올슨이 포르노 업계에 진출할 것을 고려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쓴 공개 서한의 스크린샷을 트위터에 올렸다. “포르노를 찍으면 당신은 자동적으로 사회에서 분리된다. 포르노는 나쁘지 않다. 그뒤로 당신이 죽을 때까지 사람들이 당신을 대우하는 것은 나쁘다.” 그러나 그녀는 “남성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할 거고, 다들 당신이 성기가 크고 정력이 좋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바깥 세상은 포르노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지 몰라도 – 그들을 난잡하거나 수동적이라고 본다, 애초에 보기라도 할 경우의 일이지만 – 그러한 시각은 진짜 크리에이티브 컨트롤을 맡은 위치의 여성들을 간과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메이저 성인 업계 박람회의 세미나와 패널들을 보면, 10년 전에 비해 감독과 사업가로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 훨씬 더 늘었다.” 코멜라의 말이다. 큰 업계 무역 관련 기구 XBIZ에서는 몇 년 전에 커버 스토리에서 페미니스트 포르노 운동을 다루었고, 스토미 다니엘스와 제시카 드레이크 같은 여성들은 연기했던 것만큼이나 연출한 것을 통해 인정받는 업계의 ‘엄청난 거물들’이라고 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업계가 가부장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부기 나이트’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일반 대중이 이 업계에 대한 인상을 한 번 받고 나면 그게 굳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많은 여성 감독들이 아주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 드레이크의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Meet The Powerful Women Directors Working In Por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