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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31일 06시 33분 KST

미국 공화당의 '트럼프화'? 황당한 이민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들이 너도나도 '이민자 겨냥 막말'의 원조 도널드 트럼프를 방불케 하는 황당한 이민공약을 내놔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불법 이민자 근절 대책의 하나로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페덱스(FedEx) 화물처럼 추적하자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뉴햄프셔 주(州) 타운홀 미팅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를 거론하던 중 "온라인에 접속하기만 하면 페덱스는 당신의 화물이 트럭에 있는지, 역에 있는지, 항공기에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사람(외국인)들이 비자를 갖고 이 나라에 들어오는 순간 그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비자 기한이 만료될 때까지 추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비자 기한이 얼마든지 (만료가 되면) 우리는 그 사람들을 찾을 수 있고, 그 사람들한테 가서 어깨를 두드리며 '방문해 줘서 고맙다. 이제는 떠날 시간이다'고 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chris christie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AP

크리스티 주지사는 "이런 추적시스템이 비자 기한 만료 후에도 미국에 체류하는 불법 이민자 숫자를 적어도 4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가 대통령이 되면 페덱스 창업자인 프레드 스미스에게 연방정부 이민관세국(ICE)에 와서 딱 3개월만 일해달라고, ICE 직원들에게 어떻게 일하는지 보여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깜짝 공약'을 공개했다.

그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현실주의자' 크리스티가 사람들을 페덱스 화물처럼 추적하길 원한다", "왜 사람을 페덱스 화물처럼 추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 "크리스티가 정치적 자포자기 상태에서 빠져나오려고 (도널드) 트럼프와 친구가 되는 것을 지켜보니 재미있다"는 등의 비난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다른 경선 주자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도 멕시코뿐만 아니라 캐나다와의 국경에도 장벽 설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워커 주지사는 같은 날 방영된 NBC뉴스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쪽 국경(미국-캐나다 국경)에도 장벽을 설치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논의해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주 뉴햄프셔에서 타운홀 미팅을 하던 중 경찰관들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관해 타당한 우려를 제기했다"며 "미국이 공항과 항만 경비에 수백만 달러를 쓰는데 국경에 대해서도 비슷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는 불법이민자가 아니라 캐나다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는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국경 경비를 강화하자는 자신의 주장이 반드시 장벽 설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정보기관이 대테러 능력과 그들이 우리를 지키는 데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캐나다 국경은 세계에서 가장 긴 두 나라 사이 국경으로 길이가 8천892㎞에 이른다.

한편,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합법 이민자들에 대해서도 "당장 영어를 배우고 우리의 가치에 적응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하러 가라"고 주장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진달 주지사는 "미국에 오고 싶다면 그들은 미국인이 되기를 원해야 한다. 똑똑한 이민 정책이란 우리 나라를 더 강하게 해줄 사람들만 합법적으로 올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이라며 애국심이 약한 외국계 미국인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