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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30일 10시 1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30일 10시 45분 KST

오사마 빈 라덴은 처음부터 '생포' 아닌 '사살' 대상이었다

ASSOCIATED PRESS
People pass newspapers front pages with the report of Osama bin Laden's death, at a newsstand in Berlin Tuesday, May 3, 2011. Osama bin Laden, the mastermind behind the Sept. 11, 2001, terror attacks that killed thousands of Americans, was killed in an operation led by the United States, President Barack Obama said Sunday. The letters at the Hamburger Morgenpost newspaper left reads : 'Headshot at Luxus-Villa' . (AP Photo/Markus Schreiber)

"생포하는 대신 사살하고, 파키스탄군과 대치하면 투항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라."

지난 2011년 5월 파키스탄에서 은신 중이던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창설자 오사마 빈라덴 제거작전(작전명 '넵튠 스피어' (Neptune Spear)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무에 투입된 해군 특전단 6팀(네이비 실 6팀) 요원들에게 전달한 특명이다.

또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강경한 요구로 빈라덴은 처음부터 사살 대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치전문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디펜스 원 등 미 언론이 29일(현지시간) 신간 '무자비한 타격'(Relentless Strike)의 내용을 인용해 이런 사실을 보도했다.

캐나다 출신 국방 전문기자 션 네일러가 당시 작전 상황에 정통한 실 6팀 소식통 등을 인용해 펴낸 540쪽 분량의 이 책에서는 특히 작전에 투입된 실 6팀 요원들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파키스탄군에 의해 포위될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인식을 잘 보여줘 눈길을 끈다.

osama bin laden obama

사진은 지난 2011년 5월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 관련 미팅에 참석해 참모들의 보고를 받는 모습. ⓒGettyimageskorea

아보타바드의 빈라덴 은신처는 주대형 군 시설물 내에 위치해 임무 수행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측되어온 곳이다. 실 6팀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작전 요원들에게 파키스탄군과 대치 상황에 부닥치면 협상이나 투항하지 말고 끝까지 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파키스탄군과의 교전 대신 협상이나 투항을 선택하라는 주위의 권유를 일축하면서 "절대로 항복은 없다. 대신 끝까지 싸워서 현장을 벗어나라. 필요하다면 미군이 투입돼 퇴출을 도울 것이다"라는 특명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대통령의 이런 지시에 작전 요원들은 안도하고 어느 경우라도 투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소식통은 또 "이 작전은 처음부터 생포 임무가 아니라 사살 임무의 성격을 가졌으며, 빈라덴이 맨손으로 투항하지 않으면 사살하라는 지시였다"면서 "CIA의 파네타 국장이 직접 내린 지시는 '사살하라'(kill him)라는 강경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파네타 국장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은 이 작전이 CIA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실 6팀 요원들은 '해결사'로 동원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빈라덴을 처음부터 사살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 투입 방식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도 나왔다. 기획 단계에서는 줄곧 낙하산 강하를 통한 은밀 침투 방식이 논의됐다. 그러나 막판에 최첨단 장비를 장착한 블랙호크 헬기 두 대를 동원하기로 변경됐다.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등 스텔스 기능을 갖춘 이 헬기들은 실전에 투입되지 않은 채 지상 대기 상태에 있다가 작전이 임박한 시점에 일부 고위 관계자들의 요구로 투입됐다. 그러나 헬기들은 훈련 과정에서 불안정한 상태를 보였지만, 고위 관계자들은 투입 결정을 고수했다.

이 헬기 중 한 대는 작전 수행 과정에서 불시착해 나중에 폭파됐다. 이 책에서는 또 빈라덴의 은신처를 닮은 모델 하우스를 만들어놓고 헬기 착륙 훈련을 했다면서, 헬기 불시착의 원인은 양력을 제대로 발생시키지 못한 채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소위 '와류고리'(vortex ring state, VRS) 현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osama bin laden dead

빈라덴의 은신처가 단단한 벽돌담으로 된 것과 달리 훈련용 모델 하우스는 철제 울타리에 둘러싸여 있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블록담에서 나온 나쁜 공기가 곧장 헬기 날개 위로 스며들어 양력 상실을 초래했다. 그러나 불시착 과정에서도 조종사의 조종술이 워낙 뛰어나 탑승한 요원들은 전혀 충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해군 특수전개발단(DevGru. 데브그루)으로 알려진 실 6팀은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구출작전 실패 직후인 1980년에 발족된 최정예 특수부대로 육군의 델타포스와 함께 대통령의 '닌자 포스'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중핵을 이룬다.

실팀에서 잔뼈가 굵은 300여 명의 베테랑 작원요원들을 중심으로 지원병력까지 합쳐 1천800여 명 규모인 6팀은 'VIP' 테러범 제거, 인질 구출, 특수정찰 등을 수행하는 4개의 작전제대(골드, 그레이, 실버, 레드)와 교육과 정찰 및 감시 임무를 담당하는 2개의 지원제대(블랙, 그레이) 등 6개 제대로 구성된다.

6팀은 그레나다 침공작전, 파나마 침공작전, 걸프전(1. 2차), 유고 세르비아 전범 체포작전, 아프간 침공작전, 이라크 침공작전, 화물선 '머스크 알래바마호'인질 구출작전,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 등 웬만한 작전에는 선봉장이나 '1급 해결사'로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