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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7일 16시 31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7일 16시 31분 KST

'억' 소리 나는 목사 수입, 세금은 묻지 마세요

한겨레

#1. 서울 ㄱ교회 담임목사 ㄴ씨는 2013년 퇴직하며 사택으로 쓰던 교회 소유 7억원대 아파트 1채와 퇴직금 3억원, 5000만원짜리 승용차 1대, 1년치 아파트 관리비와 차량 관리비를 ‘전별금’ 명목으로 받았다. ㄴ씨는 5억~6억원 정도인 이 교회 연간 수입의 두배를 훌쩍 넘는 돈을 한번에 챙긴 셈이다. 심지어 담임목사 시절에 받던 사례비의 80%를 사망할 때까지 매달 받기로 했다.

#2. 경기도 ㄷ교회에서는 올해 말 퇴임하는 담임목사 ㄹ씨에게 사택으로 이용하던 교회 소유인 8억원대 아파트 1채와 퇴직금 7억원을 전별금 명목으로 주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출석교인 500명 규모인 이 교회의 연간수입은 5억~6억원 정도라고 한다. 세금도 내지 않고 챙겨가는 전별금이 교회 1년 수입의 세배나 되는 셈이다. ㄹ씨에게는 퇴임 이후에도 일주일에 한번 설교하는 대가로 월 600만원씩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3. 경기도 ㅁ교회 담임목사 ㅂ씨는 교인과의 불륜 사실이 드러났지만 교회를 나가지 않고 버티다 전별금 5억7000만원을 받고서야 물러났다. 이 교회 출석교인은 150여명에 불과하다.

정부가 최근 종교인 과세를 다시 추진하자 개신교계 일부가 반발하고 있는데, 높은 연봉을 받는 목사와 그 가족의 생활까지 교회가 책임져주는 ‘보이지 않는 혜택’에 대해서도 과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신교계에서는 보통 출석교인 1500명 이상을 중형 교회, 3000~5000명 이상을 대형 교회로 분류한다. 중형 교회인 서울 ㅅ교회 담임목사 ㅇ씨는 교회로부터 사택(아파트), 아파트 관리비(월 60만원), 승용차, 유류비, 통신비, 법인카드에 자녀 등록금까지 지원받는다. 목회자에게 교회가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은 교회마다 다른데, 중대형 교회들에선 ㅅ교회 이상의 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목회자에 대한 각종 지원은 과거 궁핍하던 시절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낸 헌금이나 후원금을 통해 목사와 그 가족의 생활을 돕던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별금도 애초엔 사택에 살다 퇴직금도 없이 떠나는 목사가 집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최근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납세의 의무’를 언급하며 “환영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종교인 과세를 법으로 제정해 시행하는 것에 반대한다.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교회가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덕남 한기총 총무는 “성직자들이 마치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비치게 하는 여론에 편승해 정부나 국회가 결론을 성급히 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큰 교회들은 현재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는 개신교계 인사들은 ‘종교적 사명·헌신에 대한 과세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과세반대론’의 이면에는 실제 소득과 경제적 혜택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목회자들의 뜻이 반영돼 있다고 말한다. 이진오 더함공동체교회 목사는 27일 “현재 중대형 교회에서 월급을 못 받는 목사는 없는 만큼 수당과 각종 혜택들을 월급과 함께 모두 투명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대형 교회 목사들의 연봉은 대개 1억원이 넘는다. 종교인 과세로 소득신고가 의무화되고 실소득이 드러나면 ‘목사들이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납세자단체의 분석을 보면, 정부가 입법예고한 소득세법 개정안의 기준을 따르더라도 연봉 8000만원인 종교인은 소득세 125만원만 내면 된다. 반면 같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그보다 5.8배가 많은 717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김애희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중대형 교회 목사들이 교회에서 월급 외에 많은 혜택과 전별금 등을 받는데도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는 교회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한 원인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