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08월 27일 03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7일 03시 17분 KST

해킹으로 드러난 애슐리 매디슨 '가짜 프로필' 사기 관련 증언들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June 10, 2015 photo, Ashley Madison's Korean website is shown on a computer screen in Seoul, South Korea. Hackers claim to have leaked a massive database of users from Ashley Madison, a matchmaking website for cheating spouses. In a statement released Tuesday, Aug. 18, a group calling itself Impact Team said the site's owners had not bowed to their demands. (AP Photo/Lee Jin-man, File)

2년 전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던 마이클(남·가명)은 불륜을 알선하는 웹사이트에 처음으로 가입했다. 잔뜩 기대하고 접속한 '업계 최고의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마이클은 "3개월 이용권을 끊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형편없는 사이트"라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실제로 여성을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려웠다. 마이클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 불륜 근처에도 못 갔을 것"이라며 "가입 직후에 탈퇴했지만, 애슐리 매디슨은 내 개인정보를 지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애슐리 매디슨이 해킹을 당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가 모두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 전에 아내와 헤어져 이혼 절차를 밟는 터라 결혼생활이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직장, 아이들 생각에 속이 탄다. 마이클은 "내 삶 전체가 파멸될 것 같아 두렵다"며 "종교와 관계된 직장에 다니는데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 사실이 알려지면 해고당할 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뉘우치기도 하지만 직장을 잃고 자식들과 함께 가난에 몰리는 것은 너무 심한 징벌"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마이클은 의기양양해진 해커들과 지탄으로 신바람이 난 누리꾼들로부터 추가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애슐리 매디슨과 같은 불륜 사이트의 결말이 마이클과 같은 사기 피해와 사회적 매장 우려로 수렴되는 모습이다. 최근 해킹 사태로 사회적 손가락질을 받아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가 최소 2명 발생했다. 울분을 참지 못한 캐나다·미국 가입자들이 정보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애슐리 매디슨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사태도 이어졌다.

해킹 피해보다 더 분통이 터지는 점은 가입자의 거의 모두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이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애슐리 매디슨이 남성들을 끌어들이려고 여성들의 프로필을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슐리 매디슨의 가입자의 대다수가 남성이다.

ashley madison

애슐리 매디슨은 남녀의 비율이 전체적으로 7대3이고 30대 이하로 가면 1대1이라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해킹된 자료에서 드러나는 가입자 3천500여만명의 정보 가운데 여성으로 등록된 것은 15%인 500만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실제 500만명이 맞는지는 불투명하다. 마이클 같은 사람이 가입 직후에 환멸을 느끼고 탈퇴한 까닭을 설명할 단서로 읽히는 부분이다. 교제 알선업계의 전문가들은 애슐리 매디슨이 여성들의 프로필을 날조했다고 아예 단정하고 있다.

한때 애슐리 매디슨과 함께 일한 데이비드 에번스는 "애슐리 매디슨이 돈을 주고 사람들을 시켜 여성 프로필을 꾸며냈다"고 말했다. 데이트 사이트 업계에서 10여년을 일한 에번스는 "셀 수 없이 많은 웹사이트가 이런 짓을 하고 있다"며 "교제알선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가입자의 비율이 2% 미만이고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내는 게 본래 주업인 사이트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대형 데이트 사이트 업체에서 2년을 일한 라이언 피처는 자신과 28명 규모의 팀이 섹시한 여성 회원들의 가짜 프로필과 남성 회원들에 보내는 메시지를 하루 종일 양산내했다고 WP에 밝혔다. 그는 데이트 사이트 업계가 남성 회원을 끌어들이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필사적이고 굶주린' 남성들로 가득찬 사이트로 여성 회원을 끌어들이는 데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례는 당국의 조사뿐만 아니라 내부 고발자의 폭로, 근로자와 법적 분쟁 등을 통해 우연히 확인되기도 한다.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가짜 프로필을 토대로 방문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요금이 부과되는 대화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 업체들을 제재하고 있다. 영국, 호주 당국도 비슷한 사기를 단속하고 있다.

애슐리 매디슨의 전 대변인인 루이스 판 데르 펠드는 2013년 회사와 법정공방을 하던 중에 애슐리 매디슨을 협박한 적이 있었다. 여성 가입자들이 전혀 없으며,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것이었다.

애슐리 매디슨에서 일하던 도리아나 실바는 너무 많은 양의 가짜 프로필을 타이핑하다가 손목이 망가졌다며 애슐리 매디슨에 2013년 손배소를 냈다. 당시 애슐리 매디슨은 법정에서 손목 부상을 두고 강력히 이견을 제기했으나, 프로필의 대량 위조 사실을 명백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도 해킹 수사 과정에서 애슐리 매디슨의 많은 프로필이 실제로 소수에 의해 작성된 정황을 잡았다. 불륜 조장 사이트들은 프로필 조작뿐만 아니라 온라인 채팅을 대행해주는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의혹에도 휘말린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