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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4일 22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4일 22시 19분 KST

파주·연천 주민들 극적 합의 환영하다

연합뉴스

"이제야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겠네요."

남북이 지난 22일부터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고위급 접촉을 벌여 25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에 가까운 1차 밤샘 협상과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이날 새벽 0시 55분까지 장장 33시간25분에 걸친 2차 협상의 결과다.

앞서 1차 협상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하면서 북한과 접경한 경기도 파주·연천 주민들의 애타는 마음도 깊어졌다. 이 때문에 2차 접촉이 재개됐을 때만 해도 대피소로 몸을 피한 주민들은 결과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협상이 시작된 지 30시간이 지난 24일 오후 9시 30분까지도 남북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피소 주민들의 속은 다시 타들어갔다.

이런 불안감과 초조함 속에 25일 새벽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파주·연천 지역의 주민들은 '해결이 잘 돼 정말 다행'이라며 깊은 안도의 숨을 내 쉬었다.

연천군 중면 삼곶리 박용호 이장은 "닷새 동안 주민들이 대피소에 머물며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지만, 협상이 잘돼 오랫동안 대피 생활을 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남북 관계가 잘 됐으면 좋겠다"며 "고령의 어르신들이 이제 맘 편히 집에서 지낼 수 있게 돼 너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이모(51)씨도 협상 타결 소식에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남북 간 문제가 쉽지 않아 시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타결이 돼 천만다행"이라며 "농사꾼으로서 생업에 복귀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김용섭 연천군 중면장은 "양쪽 다 물러설 수 없는 협상이라 오늘까지도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건강이 좋지 않은 고령의 주민과 민통선 안쪽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내일부터 생업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경기도 최북단 접경 마을인 연천 중면지역 주민들은 지난 20일부터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긴장 상황 속에서 생업과 대피소 생활을 병행해 왔다. 매일 밤 대피소에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낮에는 생업을 위해 긴장 속에 구슬땀을 흘렸다. 수확 철을 맞은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가축의 먹이를 주는 등 미룰 수 없는 일과 때문이었다. 오전 6시께 일어나 낮에는 밀린 일을 하고 저녁 무렵 다시 대피소로 와서 오후 10시께 잠을 청하는 생활 방식이었다.

파주시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협상이 잘돼 정말 다행스럽다"며 "내일부터 일상생활로 돌아가 그동안 미뤄놨던 일들을 봐야겠다"고 말했다. 답변은 짧았지만 목소리에는 기쁨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