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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4일 12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4일 13시 03분 KST

대북확성기 방송 아이유 '마음'도 튼다

LOEN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열린 남북 고위급접촉의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는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다.

북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남측은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없이는 방송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24일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북한군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자유의 소리'라는 이름의 심리전 FM 방송이다. 한국군은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가동 중이며 시설마다 방송 시간은 하루에 8시간 정도다.

방송 내용은 크게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의 4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심은 북한사회 실상에 관한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북한 소식을 전할 뿐 아니라 인권의 중요성까지 설파한다.

한국군이 최근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3번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해외에서도 칭송받는 걸출한 지도자로 묘사하는 북한 매체의 선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물론 김정은의 직책은 생략한 채 이름만 나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을 막무가내식으로 비난하는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김정은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일부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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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4년 6월16일 서부전선 무력부대 오두산전망대에서 군인들이 대북선전용 대형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도 건드린다. 이 또한 북한을 진정한 인권국가로 내세우는 북한 선전 매체의 주장을 무력화할 만하다.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야만 하는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정보의 유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항상 사기로 충천해 있어야 할 최전방 장병이 대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부각하며 한국사회 중산층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으로 묘사한다.

물론 이는 북중 접경 지역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는 한류를 한 번쯤 접했을 북한 신세대 장병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는 충분하다.

이 밖에도 대북 확성기는 남한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틀어주며 북한군 장병의 마음을 파고든다.

최근 대북 확성기가 내보낸 노래는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대북 확성기를 'anti-North propaganda broadcast'(반북 선전 방송)으로 쓰고 있지만 군은 이 같은 표현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프로파간다'는 사실을 왜곡해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대북 확성기 방송은 "사실에 기반을 둔 것으로 프로파간다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군은 북한군의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지난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의 가동은 2004년 6월 남북 합의로 중지한 이후 1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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