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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3일 15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3일 15시 47분 KST

'투르 드 프랑스' 완주한 한국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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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맥 언덕 코스를 오르는 신씨

"며칠 동안 씻지도 못해서 얼굴이 거무튀튀해진 제가 불쌍했나 봐요. 옆을 지나던 금발의 미녀가 쿠키 하나 주고 가더라고요. 하하하."

극한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코스를 21일 만에 완주한 전북대학교 재학생 신지휴(25)씨는 23일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완주 소감을 밝혔다.

1903년 시작된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프랑스와 인접 국가를 넘나들며 매일 평균 180㎞ 구간씩 21일간 약 4천㎞의 코스를 자전거로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로 유명하다.

알코올과 약물로 고통을 잊으려는 선수들이 많을 정도로 고된 산악코스를 끼고 있다.

신씨는 정식 대회가 시작된 지 나흘 뒤인 지난달 10일 첫 코스가 시작되는 네덜란드에서 출발해 21일 만인 7월 30일 마지막 코스인 프랑스 개선문을 통과했다.

그는 도전하는 동안 길에서 노숙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신씨는 "스테이지 1∼21 중 12번째 구간인 피레네 산맥이 가장 '토 나오는 코스'였다"며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심박 수가 요동쳤지만 5㎞ 업힐(언덕) 코스는 정복의 짜릿함을 맛보게 해줬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코스이다 보니 의지와는 다르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한 때도 있었다. 도전 12일째인 스테이지 13이 시작되자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 신씨는 중간 중간 속이 갑갑하고 메슥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새로운 구간이 시작되고 50㎞쯤 달렸을까 전날 먹은 것이 소화가 잘되지 않아 체했다"며 "도저히 레이스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10㎞나 떨어져 있는 약국을 들러야만 했다"고 고생담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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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도중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는 신씨

아마추어 선수로서 다른 정식 참가 선수들보다 사흘 늦게 같은 구간을 통과한 신씨는 구간마다 응원을 나온 시민과 아마추어 동료 덕분에 힘을 냈다.

그는 "힘에 부칠 때마다 저 멀리서 손을 흔들고 환호해줬던 현지 주민들이 눈물 나게 고마웠다"며 "아마추어 선수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줬던 모습은 정식 선수들 레이스에서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회상했다.

레이스 도중 단 한 번도 쉬지 않으리라 마음먹었지만 알프스 산악지대 36㎞를 오르는 '글랜던'(Glandon) 코스에서는 신씨도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는 "글랜던의 업힐 36㎞ 중 25㎞ 지점에서 경사가 지속해 체력적인 부담감을 처음 느꼈다"며 "알프스의 강렬한 햇살에 그을린 얼굴 만큼이나 굴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르 드 프랑스에서 가장 악명 높은 업힐인 알프 듀 에즈(Alpe.d huze)에 쥐가 난 종아리를 부여잡고 올라서는 순간에는 벅찬 감동에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투르 드 프랑스 완주를 시작으로 대학생 최초로 유라시아 1만5천㎞ 종단, 미국 횡단, 4대 사막 마라톤 완주 등을 목표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씨는 "21일간 만났던 사람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후원자들은 저를 투르 드 프랑스의 우승자로 만들어줬다"며 "앞으로도 '무모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