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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1일 11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21일 11시 19분 KST

피타입 "‘쇼미더머니' 저격질? 안에서 하고 싶었죠"[인터뷰①]

본인은 당황했고, 보는 이는 황당했다. ‘레전드’로 불리는 언더그라운드의 실력파 래퍼 피타입(강진필·37)이 ‘쇼미더머니4’ 본선 1라운드 무대에서 가사를 절었다. 이후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고, 무대는 50초 만에 가라앉았다. 출연 소식이 전해진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참가자였기에, 피타입의 첫 라운드 탈락은 허망했다.

‘충격의 탈락’이라는 기사들이 도배됐다. 함께 출연한 래퍼들은 물론 그를 심사한 프로듀서들까지 놀라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럴만했다. 피타입은 15년 간 래퍼로 활동해온 힙합신의 거장. ‘라임 마스터’로 불린 래퍼들의 교과서였고, 2NE1의 씨엘과 공민지의 랩 스승으로도 유명했던 인물이다.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한 래퍼들은 “피타입을 보며 꿈을 키웠다”, “선생님이 나온 기분”이라고 말했고, 프로듀서들은 “심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난감함을 표시하기도 했던 바다.

할 말도 많을 것 같았고, 못 다한 이야기들도 있을 것 같았다.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만남은 어려웠다. 말보다는 음악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답장만 돌아올 뿐. 그래서 그를 직접 찾았다. 의외의 장소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브랜뉴뮤직과 청예단이 청소년 폭력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현장이었다.

면전에서 욕설이 듬뿍 담긴 ‘디스’를 듣거나 주먹이 날라 올지도 모르겠다는 아찔한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겠나. 용기를 냈다. ‘쇼미더머니4’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만큼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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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대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디스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아까 보셨죠? 저 청소년 폭력 예방 행사에 참여한 사람입니다만..”

의외로 유쾌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랩 가사를 듣는 것 같은 유창한 말솜씨에 한번 더 놀랐다. 바로 녹음을 하러 가야한다는 그를 붙들고 이야기를 나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현장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한다.

- ‘쇼미더머니’에 관련해 물을 겁니다.

“음..시작하시죠.(비장) 그런데 근황은 안 궁금하신가요?(웃음)”

- 아, 요즘 어때요?

“동네 슈퍼 나가기도 무서울 정도에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더라고요. ‘어? 피타입 맞죠?’ 그럴 땐 반갑다가, ‘아 쇼미더머니에서...’ 이런 반응이 나오면 숨고 싶어요.(웃음) 이번에 TV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니 내가 래퍼로 활동한 기간이 15년인데 이제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기다니..”

- 그냥 쉬고 계신 건 아닐 것 같은데..

“당연하죠. 이제 곧 작업실에 녹음하러 가야해요. 진행 중인 작업이 있어서요. 음악 작업은 계속 있어야하는 거고, 쉬지 않으려고 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리할 시간도 가지고 있어요.

-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기분 좋은 질문 먼저 할게요. 많은 래퍼들의 리스펙트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반은 경로우대고 반은 실적우대인 거죠.(웃음) 나이가 깡패라고 일찍 음악을 시작했던 것과 첫 출발을 할 때, 영광스럽게 발을 뗄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숙성의 기간을 거치면서 초석을 닦으려는 데뷔 음반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이 됐었죠. 햇수를 생각해보면 이미 옛날이야기네요...”

- 시작합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매 시즌마다 이야기가 있었어요. 음..이번이 4번 째였네요. 시즌2부터는 나가냐 안 나가냐에 대한 이야기가 주변에 나오더라고요. 힙합음악을 하는 회사에 있다 보니 ‘쇼미더머니’와 관련된 부분들이 가까이 있기도 했어요. 내적인 유혹도 있었고, 외적으로도 권유도 있었던 거죠.”

- 프로그램을 저격하러 나온 거 아니었나요?

“이제는 말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런 이야기들이 (프로그램)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보다 안에서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출연을 결심했죠. 밖에서 ‘쇼미더머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떠들어봐야 첨언하는 것 밖에 안 되잖아요. 그 안에서 그 사람들과 눈 마주치고 나누는 대화로서 랩이 기능할 수 있다면 그게 맞다고 생각했던 거죠.”

인터뷰②에서 계속